보이그랜더 VM 렌즈 최고의 50mm 렌즈, 아포란타 50mm F2 렌즈를 한 달 가까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오늘 포스팅은 이 렌즈의 가장 중요한 특징인 이미지 품질에 대한 내용입니다. 빛의 3원색을 구성하는 R(레드),G(그린),B(블루)의 축상 색수차를 0에 가깝게 구현하는 아포크로매트 설계를 통해 수많은 보이그랜더 VM 렌즈들 중에서도 최고의 이미지 품질을 실현한 렌즈라는 설명이 맞는지 직접 확인해봐야겠죠. 그래야 이 렌즈의 크기와 가격이 납득될 테니까.
보이그랜더 아포란타 50mm F2 렌즈의 사양과 디자인, 특징 등의 상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된 지난 포스팅을 참고하세요.
https://mistyfriday.kr/3711?category=602922
https://mistyfriday.tistory.com/3720
압도적인 F2 개방 촬영 해상력
이 렌즈를 받기 전까지는 더 작고 예쁜 보이그랜더 또는 다른 써드파티 제조사의 50mm 렌즈를 대체할 매력이 있을지 의문이었는데 월등한 이미지 품질 하나만으로도 가치가 있다는 것이 한 달간 사용하며 내린 결론입니다. 현행 보이그랜더 VM 렌즈들은 광학 성능에서 라이카 네이티브 렌즈 못지 않은 수준을 보인다는 평을 들을만큼 상향 평준화되었는데, 아포란타 시리즈는 그 중에서도 특출납니다. 특히 F2 최대 개방 촬영의 해상력과 주변부 해상력이 인상적입니다.
아포란타 50mm F2 렌즈의 경우 비구면 렌즈 2매, 이상부분산 렌즈 2매 등 총 4장의 특수 렌즈를 채용했습니다. 아포크로매트 설계와 고급 렌즈 구성으로 해상력과 대비, 색수차 억제 능력 등 전반적인 이미지 품질을 끌어 올린 것으로 보입니다. 아래는 다양한 환경, 조리개 값으로 촬영한 이미지입니다. 특히 F2 최대 개방 촬영에서의 중심부 묘사 능력을 주목해 볼 만 합니다.
나란히 비교하기 전엔 확대 이미지라는 것을 쉽게 눈치챌 수 없을 정도로 윤곽과 질감 묘사 등이 훌륭합니다. M10-D의 화소가 2400만밖에 되지 않는 것이 아쉽게 느껴질 정도로요. 4700만 화소의 M10-R에서는 어떤 결과물을 보여줄 지 궁금해집니다.
아포란타 50mm F2 렌즈는 대부분의 렌즈에서 해상력 저하 현상이 발생하는 F2 최대 개방 촬영의 해상력이 높은 조리개 값 설정 결과물과 비교해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습니다. 이점이 현재 사용 중인 보이그랜더 VM 렌즈들과의 큰 차이점이자 아포란타 시리즈의 정체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화질이 가장 뛰어난 F5.6-8 내외의 설정에서는 F2 최대 개방 촬영보다 뛰어난, 그야말로 날카로운 느낌의 묘사가 더해집니다. 그간 제가 사용 중인 울트론, 녹턴 등의 보이그랜더 VM 렌즈들의 해상력도 나무랄 데 없다고 생각했는데 아포란타 렌즈들은 수준을 달리하는 느낌입니다. 라이카의 Summicron과 APO-Summicron 렌즈의 관계가 이럴까요?
아래는 주변부를 포함한 해상력 비교입니다.
아래의 확대 이미지만 보면 중심부와 주변부를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제가 주력으로 사용하고 있는 울트론 빈티지 라인 35mm F2가 중심부 해상력만큼은 라이카 현행 Summicron 렌즈 못지 않지만 경박단소에 초점을 맞춘 설계 때문인지 주변부 해상력에서는 아쉬움이 컸는데 아포란타 시리즈는 측면과 모서리쪽 모두 중심부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 않는 결과를 보입니다. 아포란타라는 네이밍에 담긴 보이그랜더의 자신감을 느낄 수 있는 비교였습니다.
좀 더 상세한 비교를 위해 조리개 값에 따른 결과물 차이를 중심,주변,구석 세 부분으로 나눠 비교해 보았습니다.
[ 중심부 ]
F2 최대 개방의 이미지가 놀라울 정도로 샤프하다 생각했지만, 조리개 값에 따른 결과물을 나란히 놓고 비교하니 미세하게 흐린 느낌이 있습니다. 물론 그 폭이 일반적인 렌즈에 비해 적어서 이미지 품질에 대한 걱정으로 F2 최대 개방 촬영을 피할 필요는 없습니다. F2.8 조리개 값부터 해상력이 향상돼 F11까지 균일하게 유지됩니다. 가장 높은 F16 값에서는 회절 현상으로 인해 약간의 해상력 저하가 있지만 이것 역시 F2 촬영과 비슷한, 매우 좋은 수준입니다.
[ 주변부 ]
[ 구석부 ]
주변부와 모서리쪽에서는 최상의 해상력을 보이는 조리개 값이 F5.6으로 조금 높아집니다. F2에서 F4 구간까지는 미세하지만 소프트한 느낌이 있습니다. 물론 그마저도 보이그랜더의 다른 VM 렌즈와 비교하면 사실상 무시해도 되는 수준이지만요. 해상력보다 신경 쓰이는 것은 주변부 광량 저하입니다. 아포란타 렌즈는 해상력과 수차 억제 등에서는 완벽에 가까운 수준을 달성했지만 개방 촬영의 주변부 광량 저하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렌즈 크기에 따른 한계겠죠.
조리개 값에 따른 주변부 광량 저하 비교
개방 촬영에서의 광량 저하는 주변-모서리쪽으로 발생하며 네 귀퉁이쪽이 좀 더 큰, 일반적인 '동굴 형태'입니다. 당연히 F2 최대 개방에서 가장 어둡고 조리개 값이 높아지며 점차 개선됩니다. F2-5.6 구간의 모서리쪽 노출을 비교한 네 장의 이미지를 보면 F4 구간부터 눈에 띄게 개선돼 F5.6에서는 느낄 수 없는 수준까지 좋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6비트 코딩 또는 카메라 내 렌즈 인식 옵션을 설정해 주변부 노출을 보정하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M10-D는 렌즈 인식 메뉴가 지원되지 않아서 :( -
아래는 F2 최대 개방 촬영 이미지들입니다. 선명한 묘사와 주변부 광량 저하 등 이 렌즈의 특징을 공통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종합해보면 주변부까지 고려했을 때 아포란타 50mm F2에서 최고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 것은 F5.6-11 구간으로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해상력을 기준으로 하면 F2 최대 개방에서도 매우 높은 수준의 결과물을 보여주기 때문에 저는 얕은 심도 연출이 가능한 F2 최대 개방 촬영도 적극 즐기고 있습니다. 주변부 비네팅이 정물 촬영에서는 오히려 느낌을 더해주기도 합니다.
[ APO-LANTHAR 50mm F2 렌즈로 촬영한 이미지 (M10-D)]
- 본 글은 보이그랜더 APO-LANTHAR 50mm F2 리뷰 활동의 일환으로 작성되었으며, 리뷰 작성에 대해 소정의 원고료를 받습니다.
- 렌즈는 썬포토로부터 일정기간 대여받았습니다. 체험 완료 후 사용한 장비는 반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