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론의 미러리스 카메라용 장망원 렌즈 150-500mm F/5-6.7 Di III VC VXD에 관한 세 번째 포스팅. 언박싱/디자인에 이어 본격적으로 이 렌즈로 촬영한 이미지들을 통해 렌즈의 성능과 특성, 장단점, 가능성 등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150mm부터 최대 500mm에 이르는 망원 촬영이 가능한 탐론의 새로운 망원 줌렌즈 150-500mm F/5-6.7 Di III VC VXD에 대한 소개와 사양, 디자인은 아래 포스팅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from 150mm to 500mm. 전에 없던 시선
이 렌즈의 초점거리는 일반적인 대구경 망원 렌즈가 사용하는 70-200mm 초점거리의 중간쯤에 있는 150mm부터 시작합니다. 그리고 500mm라는 짜릿한 숫자까지 이어집니다. 이전에는 쉽게 본 적 없는 프레임와 150-500mm를 넘나들며 즐기는 여행. 그간 조류, 야생, 스포츠 전문 사진가의 영역으로만 여겨졌던 초망원 속 세상을 보다 많은 사람들이 누릴 수 있도록 한 것이 이 렌즈의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광학 3.3배 줌
이 렌즈는 150-500mm의 초점 거리를 지원하는 광학 약 3.3배 줌 렌즈입니다. 초점 거리 설정에 따라 경통의 길이가 변화하며 숫자가 높을 수록 경통이 길어지는 형태입니다. 길이는 위 사진을 통해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최대 망원 500mm에서는 전체 길이가 두 배 가까이 길어집니다.
광학 3.3배 줌의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동일한 환경에서 촬영한 150mm와 500mm 이미지를 비교해 보았습니다.
150mm 역시 상당한 망원 초점거리라 강 건너 풍경이 제법 가까이 보이지만 500mm는 육안으로는 볼 수 없던 먼 거리의 건물의 형태와 간판의 글자, 다리 위 자동차의 모습을 사진으로 선명하게 담을 수 있습니다. 프레임을 비교해 보니 광학 3.3배 줌의 효과가 생각보다 크네요.
강 건너 풍경이 훤히 보이는 150mm도 굉장하지만 날아가는 비행기의 항공사까지 확인할 수 있는 500mm 망원은 놀라운 수준입니다. 아래는 다양한 환경에서 비교한 150-500mm 이미지 비교입니다.
[ 150mm(좌) | 500mm(우) 촬영 이미지 비교 ]
동일한 장소지만 150mm와 500mm 촬영 이미지는 주제 선정과 구성의 간결함 등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150mm가 상대적으로 풍경과 피사체의 조화를 고려하게 된다면 500mm 최대 망원 이미지는 그야말로 부각시키고자 하는 피사체 그리고 주제를 단렌즈보다 줌렌즈가 우위에 있는 점이 이런 것이겠죠. 노을을 찍은 두 장의 이미지에서 500mm는 능선의 그러데이션과 태양을 효과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래는 동영상으로 둘의 차이를 담아 본 것입니다.
심도 표현 역시 초점거리에 따라 제법 큰 차이가 있습니다. 150mm F5는 대구경 망원 렌즈에서 기대하는 얕은 심도 표현에는 약점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최대 개방 조리개값이 F5로 대구경 망원 줌렌즈의 F2.8-4보다 어둡기 때문인데, 반면 500mm에서는 F6.7 조리개 값에서도 심도가 매우 얕게 표현됩니다. 거기에 180cm로 최단 촬영거리도 짧아서 500mm 최대 망원, F6.7 최대 개방 조리개 값, 180cm 최단 촬영 이 세 요소가 맞춰지면 F2.8 망원 렌즈 부럽지 않은 심도 표현이 가능해지죠.
150-300mm - 드라마틱한 표현, 생생한 매크로
앞서 설명한대로 150mm 근방의 초점거리에서 이 렌즈는 일반적인 망원 렌즈처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심도 표현의 자유로움이 다소 아쉽지만 최대 개방 조리개 값에서도 해상력이 충분해서 인물의 상반신이나 반려동물을 촬영할 때는 얕은 배경 흐림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렌즈의 크기와 무게, 500mm라는 숫자 때문에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150-300mm 구간은 DSLR/미러리스 카메라 사용자들에게 익숙한 망원 줌렌즈처럼 활용할 수 있어요. 물론 그러기엔 렌즈의 크기와 무게가 부담인 것이 사실입니다만.
300-500mm - 다이내믹한 순간 포착, 놀라운 클로즈업
이 크고 무거운 렌즈의 백미를 맛볼 수 있는 것은 300mm 초점거리를 넘어서는 순간입니다. 기대 이상으로 피사체가 가까워지고 배경의 존재가 흐릿해지면서 눈으로 볼 수 없던 것들에 관심을 갖게 됩니다. 꽃잎의 결이나 새의 눈, 동물의 털, 능선 너머로 사라지는 해의 조각 등. 눈으로 보이지 않던 것이 뷰파인더와 화면에 표시되고 이윽고 선명하게 사진으로 담기는 것은 망원 렌즈만이 줄 수 있는 경험이죠. 게다가 이 렌즈는 500mm 최대 망원에서도 180cm까지 다가가 촬영이 가능해서 간이 매크로 렌즈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초고화소 카메라 A7R 시리즈에 사용하면 그 효과가 배가되겠죠.
28mm부터 50mm 사이의 초점거리를 주로 사용하는 제 촬영 패턴에 150-500mm라는 숫자는 이 렌즈의 실제 무게 못지 않게 무겁게 다가왔습니다. 그간 보아 온 것보다 확연히 좁은 프레임, 먼 곳에 있는 시선을 어떻게 제어할지 걱정과 기대가 교차했죠. 사용해보니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관점으로 풍경과 사물을 바라보게 됐습니다. 아무래도 보다 멀리 있는 것들에 관심을 갖게 됐고, 주제가 되는 피사체에 좀 더 섬세하게 포커스를 두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렌즈의 크기와 무게는 여전히 적응이 되지 않지만 일주일쯤 사용해보니 프레임을 다루는 법은 조금씩 익혀가고 있습니다. 꽃과 동물을 찍은 사진들은 눈으로 볼 수 없는 새로운 세상같아서 다시 볼 때가 더 즐겁기도 해요. 한강 너머 벌어지는 일까지 훤히 보이는 500mm는 여전히 놀랍습니다.
- 렌즈는 개발용 베타 제품으로 실제 판매될 제품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 본 글은 탐론 A057 선행 리뷰 활동의 일환으로 작성되었으며, 리뷰 작성에 대해 소정의 원고료를 받았습니다.
- 탐론 A057은 썬포토로부터 일정기간 대여받았습니다. 체험 완료 후 사용한 장비는 반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