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론의 장망원 줌렌즈 150-500mm F5-6.7 렌즈 사용 후기. 언박싱에 이어 디자인 편입니다.
출시 예정인 제품이고 가장 사용자가 많은 소니 FE 마운트 대응 모델이라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20cm, 2kg에 육박한 망원 줌렌즈의 정보와 언박싱은 지난 포스팅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최대 500mm 망원 촬영과 60cm 근접 촬영, 손떨림 보정 등 현세대 렌즈로서 가진 장점들이 흥미롭습니다.
같은 시기에 구매한 소니 A7C에 비해 황송하리만치 단단하고 고급스러운 패키지를 열면 크고 아름다운(?) 렌즈가 있습니다.
렌즈 첫인상은 기존에 탐론이란 회사에 갖고 있던 선입견을 깰 정도로 고급스럽고 깔끔해 보입니다. 전에 쓴 탐론 렌즈들이 카메라와 동떨어진 투박한 외형, 다소 저렴한 느낌의 소재 마감 등이 아쉬웠는데 현세대 렌즈들은 어느 카메라와도 잘 어울리는 단순한 외형에 소재나 마감 역시 훨씬 좋아 보입니다. 이 렌즈를 쥐는 순간 탐론에 대한 그간의 제 생각이 바뀌었어요.
제품 외형
렌즈 경통의 길이가 약 21cm, 지름 93mm로 대구경 망원 렌즈의 위용을 제대로 뽐내고 있습니다. 150-500mm 망원이 일반적인 촬영보다는 조류나 야생 동물, 스포츠 촬영 등 분명한 장르에 활용되는 만큼 이런 장망원 렌즈는 크기나 무게보단 외형의 완성도나 편의장치가 평가에 좀 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는데요 이 렌즈는 재미있게도 핸드 헬드 촬영과 데일리 활용이 가능한 크기와 무게를 내세웠습니다. 2kg의 무게가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지만, 70-200mm F2.8이나 100-400mm F4-5.6의 사양을 갖는 망원 렌즈와 비슷할 정도로 크기와 무게를 조율해서 아찔한 장망원 촬영의 문턱을 제법 많이 낮췄습니다.
폭 넓은 초점거리를 지원하는 모델인만큼 줌 링이 경통의 1/3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넓고 사용 빈도가 낮은 초점링은 상대적으로 좁게 제작됐습니다. 좌측에는 4개의 스위치, 우측에는 1개의 스위치가 있습니다. 필터는 82mm를 사용하고 당연히(?) 금속 마운트입니다.
기본 구성품인 삼각대 마운트 링을 결합한 모습입니다. 크기와 무게 때문에 삼각대에 체결할 때는 카메라보다 렌즈의 삼각대 마운트 링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무게는 약 200g이 증가하지만 안정감이 크게 증가합니다.
렌즈의 경통은 초점거리에 따라 길게 늘어나는 형태로 150mm에서 가장 짧고 500mm에서 가장 깁니다. 위 사진은 150/200/300/400/500mm의 경통 길이를 연속 촬영한 것입니다. 500mm 촬영의 경통 길이는 후드를 포함하면 처음보다 약 두 배 가깝게 길어집니다.
기본 후드를 포함한 길이 변화입니다. 150mm / 500mm 두 개를 비교해 보았습니다.
후드가 렌즈 크기에 비해 작은 편인데, 전체적인 휴대성을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외형의 근사함에선 별 도움이 되지 않지만 휴대성을 강조한 이 렌즈 컨셉에는 충실한 크기와 모양입니다.
외부 소재는 주로 플라스틱이 사용됐습니다. 고급스러운 느낌은 없지만 예전 탐론 렌즈의 해머톤 느낌 도장과 달리 매트한 무광 마감으로 깔끔하게 제작된 것은 마음에 듭니다. 예전보다 유격 등의 완성도 문제에서도 확연히 나아진 모습이고요. 다만 기존 탐론 렌즈들이 갖고 있는 문제, 플라스틱 소재에 브라이트 마크나 도색 벗겨짐 등 사용감이 빨리 그리고 쉽게 보이는 문제가 이 렌즈에서도 발생할지 궁금합니다.
왼쪽 스위치 4개는 VC 모드 선택, VC 온/오프, AF/MF 전환, 초점 구동 영역 설정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장망원 렌즈의 촬영 성능을 최적화하는 데 사용됩니다. 특히 패닝 전용 모드가 적용된 것이 인상적입니다. 앞으로 촬영을 통해 차이점을 테스트 해봐야겠습니다.
모든 줌 구간에서 경통을 고정할 수 있는 줌 락 방식이 적용됐습니다. 줌 링을 위로 당기면 경통이 더 이상 움직이지 않고 고정되는 방식으로 조작법이 매우 편리해서 장망원 촬영에 유용하게 활용될 것 같습니다. 안쪽의 흰색 선을 통해 적용 여부를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는 것도 좋습니다. 이동할 때 줌 링이 흘러내려 초점거리가 바뀌는 것도 방지할 수 있고요.
렌즈 마운트
저는 소니의 엔트리급 미러리스 카메라 A7C와 함께 이 렌즈를 테스트하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작고 가볍게 만든 이 렌즈의 컨셉을 표현하는 데 가장 작고 가벼운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A7C가 가장 잘 어울릴 것으로 생각해 구성했는데 막상 렌즈를 마운트 해 보니 크기와 무게의 언밸런스가 인상적이고 재미있습니다.
언뜻 보면 카메라가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렌즈의 존재감에 가려집니다. 렌즈에 카메라가 대롱대롱 매달려있는 모양새가 재미있죠. 경통을 최대로 늘리니 마치 망원경을 보는 것 같습니다. 렌즈에 비해 카메라가 너무 작다 싶긴 하지만 이보다 상위 제품인 A1, A9 시리즈 역시 크기 차이가 드라마틱하게 크지 않기 때문에 이 불균형이 완전히 해소될 것 같진 않습니다.
렌즈의 무게가 삼각대 마운트 링 포함 약 1.9kg, 카메라가 약 0.5kg입니다. 도합 2.4kg 정도의 무게인데 확실히 크기나 무게가 데일리로 활용할만한 조합은 아니지만 이 렌즈 자체가 일상적인 촬영과는 거리가 머니까요. 마음 먹고 촬영에 나설 때 그리고 500mm 망원 촬영이 필요한 상황에서 이 조합은 그나마 가장 작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조합이 아닐까 싶습니다.
플라스틱 소재의 아쉬움이 있지만 이전 세대의 탐론 렌즈보다 외형과 마감 등에서 확실히 나은 모습을 보입니다. 스위치의 구성과 조작감, 줌 락 방식 등 편의 장치도 구석구석 신경 쓴 것이 느껴집니다. 무엇보다 150-500mm의 초망원 촬영을 이렇게 한 손으로 들 수 있는 조합으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이런 렌즈를 디자인에 반해 구입하지는 않겠지만 망원 렌즈가 필요한 예비 사용자들에게는 이전보다 좋아진 카메라와의 어울림, 촬영을 쾌적하게 하는 장치들이 분명 매력적으로 느껴지겠죠.
날씨가 좋았던 지난 휴일, 이 렌즈와 함께 촬영을 다녀왔습니다. 150-500mm 망원의 좁은 프레임이 낯설고 종종 당황스러웠지만 익숙해지면서 그간 생각하지 못했고 그래서 도전해보지 못했던 장면들을 담을 수 있는 것이 즐거웠습니다. 오후 내내 카메라를 들고 다녔지만 생각보다 힘들지도 않았고요. 이런 가벼움(?)이 이 렌즈의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 탐론 150-500mm F5-6.7 Di III VC VXD 촬영 이미지 (A7C) ]
- 렌즈는 개발용 베타 제품으로 실제 판매될 제품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 본 글은 탐론 A057 선행 리뷰 활동의 일환으로 작성되었으며, 리뷰 작성에 대해 소정의 원고료를 받았습니다.
- 탐론 A057은 썬포토로부터 일정기간 대여받았습니다. 체험 완료 후 사용한 장비는 반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