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봄 강릉 여행, 때마침 날이 참 맑았습니다.
오후부터 몽글몽글 파란 하늘에 하얀 구름들이 가득한 게 벌써부터 노을을 기대하게 했죠.
오늘 포스팅은 이날을 멋진 하루로 만들어줬던 노을 풍경을 담은 것입니다.
이날 오후는 제가 좋아하는 강문 해변에서 보냈습니다. 유독 백사장이 곱고 물이 투명해서 여기서 신발 벗고 발 담그는 걸 좋아해요.
뒷편으로 보이는 호텔과 카페, 식당들 너머로 예쁜 하늘까지 보여서 기분 좋은 날이었습니다.
그렇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다보니 하늘이 조금씩 붉게 물드는 게 느껴집니다. 하루의 마무리 또는 새로운 하루의 시작.
강문해변의 랜드마크인 솟대다리 너머로 예쁘게 물든 하늘. 이날은 경포해변에서 노을과 밤바다를 보기로 하고 걸음을 옮겼습니다.
지나가다 눈이 마주친 길냥이의 뾰루퉁한 표정도 사진에 담아가면서 천천히.
조금 시간이 지나 하늘이 더 어두워지면 솟대다리가 알록달록한 색으로 밤하늘을 물들입니다.
제가 강릉에서 가장 좋아하는 밤풍경이기도 한데 이날은 경포대로 가기로 했어요.
2018년에 촬영한 강릉 강문해변 밤바다 풍경을 아래 사진에 덧붙입니다.
강문 해변 방파제에서 본 경포 해변쪽 노을. 이 풍경에 반해서 무작정 다가갔습니다.
이런 노을을 볼 수 있는 날이 일 년에 며칠이나 될까 생각하면서요. 그것도 여행지에서.
강문해변에서 경포해변으로 걸어가는 길, 풍경을 조금씩 어두워지고 진한 붉은 빛으로 물들었습니다.
저와 같은 마음인지 같은 방향으로 걸어가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그러다 못 참겠던지 모래사장으로 걸어들어가 바다와 노을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많았고요. 강릉 바다의 아름다움이라면 솔숲이 해안가를 따라 길게 뻗은 것인데, 붉은 노을 아래 소나무의 실루엣도 정말 멋지죠.
문득 뒤를 돌아보니 강문해변쪽에는 커다랗고 밝은 보름달이 떠 있었습니다.
그 때 생각에도, 지금 다시 사진을 보며 하는 생각에도 운이 좋은 날이었어요.
경포해변에 도착했을 때는 해가 거의 넘어가고 붉은 노을이 절정이었습니다.
주변 사람들도 실루엣으로만 보여서 마치 바닷가에 혼자 있는 것처럼 고요하고 평화롭게 밤바다를 볼 수 있었습니다.
강문과 강릉에서, 정말 멋진 노을 그리고 밤바다를 보고 느꼈습니다. 다시 봄이 오니 강릉 생각이 많이 나네요.
하루라도 훌쩍 다녀올까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