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포스팅을 하게 될 날을 기다렸습니다.
영상 작업 등을 이유로 파나소닉-시그마 L 시스템으로 이주한 지 2년만에 다시 M으로 돌아오면서 계획했던 렌즈 라인업을 완성했습니다.
겉으로 보면 한 브랜드에 편중된 구성이지만 나름의 이유와 매력이 있기에 현재 사용 중인 렌즈 구성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가성비 M 렌즈를 찾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21mm 초광각 - Voigtlander Color-Skopar 21mm f/3.5 Aspherical
35mm 렌즈 하나만으로도 못할 건 없다지만 종종 그 프레임 안에 갇혀 답답한 느낌이 들곤 합니다.
특히 풍경, 여행지에서의 건축물 사진을 찍을 때 광각 렌즈 생각이 간절하죠.
보통은 28mm를 선호하지만 사용해보니 35mm와 차별화가 되지 않아서 24mm 렌즈를 보다 너 과감히 넓혀 21mm를 선택했습니다.
메인 렌즈로 사용하고 있는 ultron 35mm f2 렌즈와 동시에 발매한 빈티지 시리즈라는 것도 마음에 들고요.
이 렌즈에 대한 소개와 간단 후기는 지난 포스팅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M10-D의 뷰파인더보다 더 넓은 21mm의 시원시원한 광각.
기존 보이그랜더 컬러스코파 렌즈들의 단점이었던 디지털 카메라에서의 컬러 캐스트를 해결한 것이 큰 장점입니다.
조리개 값을 F3.5로 타협하면 180g의 가벼운 무게, 경통 길이 30mm의 작은 크기로 제작됐고요.
35mm와 함께면 어디든 여행할 수 있을만큼 든든한 서포터가 될 렌즈입니다.
[ Color-Skopar 21mm f/3.5 Aspherical로 촬영한 이미지 ]
나만의 표준 35mm - Voigtlander Ultron 35mm f/2 Aspherical
늘 함께하기에 가장 신중하게 고르는 35mm지만 가장 빨리 결정/구매한 렌즈입니다.
빈티지한 외형-특히 후드를 결합했을 때-, 35mm f2의 이상적인 사양, 작은 크기와 가벼운 무게, 저렴한 가격. 모든 것이 제 기준에 부합해 구매했습니다. 현재도 가장 많은 사진, 대부분의 시간을 이 렌즈와 보내고 있는 소위 바디캡 렌즈입니다.
그간 사용했던 다양한 35mm 렌즈들 중 현재까지는 종합적인 평가를 가장 높게 하고 있습니다.
라이카가 아니라는 것만 빼면 정말 괜찮은 렌즈입니다.
렌즈 소개와 간단한 후기는 아래 링크의 게시물에 있습니다.
가장 익숙하고 편안한 프레임, 현행 렌즈다운 광학 성능 등 이 렌즈는 매우 만족하고 사용하고 있습니다.
가끔 6군 8매 레플리카 렌즈 영입 욕심이 불쑥 올라오긴 하지만 이 렌즈가 메인 렌즈인 것은 변함없을 것 같아요.
단점이 있다면 최대 개방 촬영의 주변부 비네팅이 신경쓰일 정도로 제법 있다는 것, 그리고 F5.6 이상의 높은 조리개 값으로 촬영하면 이미지가 너무 샤프해서 후보정에 애를 먹는다는 것 정도. 후자는 개인 취향에 따른 것이니 이 렌즈의 단점으로 보기는 어렵겠습니다.
더불어 아쉬운 것이 있다면 이 렌즈의 장점인 58cm의 최단 촬영 거리를 M10-D에서는 활용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거리계 연동이 되지 않아서 라이브뷰에서만 사용할 수 있거든요. 이것 때문에 비조플렉스를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21mm 컬러스코파와 35mm 울트론은 보이그랜더 빈티지 라인 세트입니다. 이렇게 세트 둘을 갖추니 맘이 든든합니다.
이 둘은 되도록 오래 안고 가려고 합니다.
[ Ultron 35mm f/2 Aspherical로 촬영한 이미지 ]
없으면 서운한 50mm - Voigtlander Nokton 50mm f/1.5 Aspherical II SC (Nickel)
말 그대로 있어도 쓸 일이 많지 않지만 없으면 허전하고 불안한 렌즈입니다.
50mm는 굳이 보이그랜더 렌즈를 사용할 계획이 없었으나, 이 렌즈의 니켈 버전을 보고 맘을 빼앗겼습니다.
블랙/실버 버전이었다면 이보단 라이카 summicron 50mm, summilux 50mm 현행 또는 자이즈의 c sonnar 50mm를 구매했을 것 같아요.
이 녹턴 50mm 빈티지 렌즈의 니켈 버전은 실버/블랙과 달리 황동 소재에 블랙 페인트 마감을 했고 니켈 코팅이 더해졌습니다.
덕분에 빈티지 스타일의 완성도가 높아 보입니다. 대신 그만큼 무게가 묵직하지만요.
처음 M10과 함께 사용할 땐 실버/니켈의 미묘한 색상 차이가 신경 쓰였지만, 블랙 컬러의 M10-D로 기변 후에는 제자리를 찾은 듯 잘 어울려서 만족하고 사용하고 있습니다.
녹턴 렌즈들의 특징인 뉴트럴한 표현을 이 렌즈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거기에 싱글 코팅 버전이라 35mm 울트론에 비해 이미지에서 올드한 느낌이 나는 것도 같습니다.
이 렌즈 역시 현행 렌즈답게 전반적인 이미지 품질이 뛰어나며 특히 주변부 묘사가 기대 이상입니다.
반면에 특색 없는 보케 표현, 주변부 광량 저하 때문에 '재미없는 요즘 50mm 렌즈'라는 평을 받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이 렌즈는 좀 더 많이 사용해 보고 평을 해야겠습니다.
[ Nokton 50mm f/1.5 Aspherical II SC로 촬영한 이미지 ]
라이카 M 마운트에 대응하는 보이그랜더 빈티지 라인 21-35-50mm 렌즈 구성을 소개했습니다.
공교롭게 동일한 브랜드, 같은 세대 렌즈들로 채워졌지만 하나 하나 구매하기 전 많은 비교와 고민이 있었습니다.
결론은 이전 세대보다 일보 진전한 보이그랜더 렌즈의 디자인, 무난한 광학 성능 그리고 가성비.
실은 35mm 울트론 렌즈의 외형과 가격에 반해 이 빈티지 라인업이 궁금해져 모아본 것이지만요.
앞으로 라이카 M10-D와 보이그랜더 렌즈 3종으로 많이 여행하며 담아보려 합니다.
조만간 28mm 울트론 빈티지 라인도 나온다고 하니 그때 라인업이 보충될 수도 있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