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푸딩을 무척 좋아하고, 자주 먹습니다. 한국보다는 외국에 여행을 갔을 때, 매일 숙소에 초콜릿 푸딩과 기네스 맥주를 사가는 것이 낙이었죠. 어느 도시의 편의점, 마트에서 저렴하고 또 쉽게 구매할 수 있어서 좋은 것이 푸딩이었는데 생각해보니 수제 푸딩은 아직 먹어본 적이 없더라고요. 수제 푸딩과 공장제 푸딩은 그만큼 차이가 날까 싶어 찾아가 보았습니다. 의외로 수제 푸딩 파는 곳 찾기가 어려웠고, 연남동 목화씨라운지에 다녀왔어요.
https://place.map.kakao.com/767138655
요즘같은 때에도 주말 오후면 빈 자리가 없을만큼 북적대는 곳이었습니다. 낡은 건물 1층에 특별히 큰 간판을 달지 않은 소위 '요즘 스타일'의 꾸밈이나 앤티크한 가구들과 소품들로 채운 실내가 사람들의 인기를 끄는 것 아닐까 싶어요. 연남동의 분위기와도 잘 어울리고요. 그래서 그런지 여성 고객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도 특징이었습니다.
크지 않지만 편안하게 꾸며진 실내에서 한가롭게 오후를 보내면 좋을 곳입니다. 창이 커서 빛이 밝히는 모습이 예쁘거든요. 시그니처 메뉴는 수제 커스터드 푸딩이고 그 외에 프렌치 토스트가 디저트 메뉴로 있습니다. 기본은 역시 커피들이고요. 요즘은 어딜가나 있는 비엔나 커피-아인슈패너로 더 유명한-도 있습니다.
기대했던 수제 커스터드 푸딩. 흔히 생각하는 노란색의 탱글탱글한 커스터드 푸딩에 시럽과 크림이 더해진 형태입니다. 모양만 다르지 구성은 편의점에서 살 수 있는 커스터드 푸딩과 같고 하얀 크림을 위에 올린 것이 차이점이 되겠네요. 접시와 찻잔이 예뻐서 사진 찍기는 좋은 집입니다.
그래서 수제 푸딩이 공장 푸딩보다 훨씬 맛있냐,로 하면 저는 사실 그리 큰 차이를 모르겠더군요. 정말정말 푸딩이 먹고싶은 날을 이삼일 정도 참다가 차가운 편의점 푸딩을 막 뚜껑 따서 한 숟갈 떠 먹었을 때의 만족감 정도랄까요? 분명 맛있지만 다른 디저트나 음식에서 느꼈던 공장제와 수제의 근본적인 차이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푸딩보다는 위에 올린 크림이 좀 더 맛있었고 푸딩과도 잘 어울려서 그것이 좀 더 인상에 남았습니다.
이곳은 수제 푸딩을 맛보기 위해 멀리서 찾아가기보단 멋스러운 내부 분위기를 즐기는, 거기에 잘 만든 디저트를 곁들이며 좋은 시간으로 만들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푸딩의 가격이 5500원으로 편의점 푸딩에 비해 과하게 비싸지도 않으니 충분히 즐겨볼만은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