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실상부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양대산맥 중 하나이자 안드로이드 진영의 선두주자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 S 시리즈의 최신작이 얼마 전 발표됐습니다. 작년 모델 넘버를 그 해 숫자와 맞춘 후로는 외우기가 간편해졌습니다. 2021년은 갤럭시 S21. 다른해보다 어째 조용하게 발표한 느낌이지만 아마도 코로나 사태로 오프라인 마케팅과 런칭 행사 등을 진행하지 못해서겠죠. 무튼 이번 S21 시리즈에 저도 큰 관심을 갖진 않았습니다만, 후면 디자인을 보고 근래 본 스마트폰 중 가장 괜찮다는 느낌이 들어 잠시 사용해 보았습니다.
갤럭시 S21 시리즈는 지난해 S20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총 3종으로 발매됐습니다. 기본 모델인 S21과 대화면 모델 S21 플러스, 그리고 카메라 성능을 강화한 S21 울트라까지. 이번엔 아이폰 라인업도 4종에 달해 선택권은 넓어졌지만 상세 사양을 알기는 더 복잡해졌습니다. 물론 프리미엄 제품을 선호하는 한국 시장 특성상 S21 울트라가 가장 주목받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화면 품질과 카메라 성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저도 그렇고요.
마침 신제품을 짧은 기간이나마 체험해 볼 수 있는 갤럭시 투 고 서비스가 있어서 신청해 보았습니다. 이왕이면 가장 비싸고 좋은 것으로 하자 싶어 S21 울트라 모델을 대여했어요. 만으로 이틀 정도의 짧은 시간이라 제대로 된 테스트나 후기는 어렵고, 외형이나 주요 포인트 중심으로 제가 경험해 본 느낌을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여담으로 갤럭시 투 고 서비스는 신제품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리고, 궁금증을 해소해 주는 면에선 좋지만 그것이 구매 의사를 얼마나 이끌어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좀 회의적입니다. 저처럼 가전, IT 제품에 관심이 많고 신제품 소식에 빠른 사용자는 짧은 기간 활용하면 그 갈증이 상당 부분 해소가 되어 버리거든요.
제가 대여했던 모델은 갤럭시 S21 울트라 팬텀 블랙 모델입니다. 이번에 블랙 모델의 질감과 컬러에 대한 평이 좋아서 기대했는데, 사실 실물은 그동안 익히 보았던 차갑고 거슬거슬한 질감의 무광 메탈입니다. 맥이나 아이패드의 무광 메탈 소재를 검정색으로 구현한 것과 비슷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고급스럽게 빛나는 삼성의 오닉스 블랙 컬러가 더 좋았던 것 같아요.
간단히 갤럭시 S21 울트라 5G 모델의 사양을 살펴보면,
최근 몇년간 퀄컴 스냅드래곤 프로세서를 사용했는데 이번 S21 시리즈는 삼성의 엑시노스 2100 프로세서를 사용했습니다. 해외 모델은 퀄컴 스냅드래곤 888을 사용하는데 이번 시리즈가 오랜만에(?) 발열 문제를 겪고 있다고 하죠. 요즘 스마트폰 성능이 상향 평준화 된 터라 사실 구동 성능에 대해서는 제조사도 사용자도 크게 관심을 갖지 않는 것 같아요. 오히려 요즘엔 삼성, 애플 스마트폰 모두 메인 메모리 용량이 큰 관심을 받습니다. 갤럭시 S21 울트라 모델의 메모리 용량은 12GB로 전작과 동일합니다. 이번에도 저장 공간에 따라 256GB 모델은 12GB, 512GB 모델은 16GB로 이원화 했습니다. 일년 전 나온 S20에 비해 발전한 것이 별로 없다는 지적의 원인 중 하나인데, 사실 사양표에서 보는 주요 내용들 -화면 크기와 해상도, 메인 메모리, 카메라 숫자와 화소-이 비슷하긴 합니다. 기본 모델인 S21은 메모리 용량이 오히려 줄고, 소재에서도 원가 절감을 해 비난을 받고 있죠.
화면 크기는 6.8인치로 전작보다 0.1인치 작아졌지만 큰 차이는 아니고 해상도는 3200 x 1440으로 동일합니다. 하지만 패널 품질 자체가 전작보다 좋아졌다고(는) 합니다. 후면 카메라는 1200만 화소 초광각, 1억 800만 화소 광각, 10배 줌 1000만 화소 망원과 3배 줌 1000만 화소 망원까지 총 4개로 이뤄져 있습니다. 거기에 8K 동영상 촬영으로 카메라에 힘을 많이 준 모양새입니다.
갤럭시 S21 울트라의 전면. 이제 전면만 보고는 제조사와 모델명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죠. 전면을 가득 채운 화면, 그리고 상단의 작은 펀치홀과 전면 카메라 배치는 갤럭시 S20 시리즈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사실 제가 요즘엔 최신 스마트폰에 대한 관심이 덜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해요. 울트라 모델답게 화면이 정말 크고 시원시원합니다. 밝기도 마음에 들어요. 지금 사용 중인 아이폰 11 프로 모델의 화면이 작고 칙칙해 보일 정도로요. 물론 갤럭시 시리즈의 AMOLED의 기본 색 모드는 너무 채도가 높고 과장된 느낌이긴 합니다만.
전면과 달리 후면에서는 각 모델의 아이덴티티가 확실히 드러납니다. 갤럭시 S20 시리즈가 아이폰 시리즈와 같은 돌출된 카메라 디자인을 채택한 데 반해, 이번 시리즈는 휴대폰 좌측 상단 엣지와 이어지는 모양으로 카메라가 배치돼 있습니다. 실질적인 돌출 면적은 넓어졌지만 전체적인 디자인과 조화를 잘 이뤄 개인적으로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체감상 돌출이 심하게 느껴지지도 않고요.
카메라 부분까지 후면과 동일한 소재와 질감으로 마무리해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이점은 아이폰 후면 디자인보다 더 좋게 느껴집니다. 카메라 수가 많아지다보니 플래시까지 총 여섯 개의 원을 배치해야 하는데, 메인급 카메라 세개를 왼쪽에, 망원 카메라와 AF를 담당하는 TOF 카메라, 플래시를 오른쪽에 배치에 균형을 맞췄습니다. 최선인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제품들과 비교해 그럭저럭 보기 좋습니다. 개인적으로 근래 나온 갤럭시 시리즈 중 후면 디자인은 1등 주겠습니다.
이제 제조사를 막론하고 가장 관심을 받는 '카툭튀' 디자인. S21 울트라 모델을 옆에서 보면 이렇습니다. 사이드와 자연스럽게 이어져서 돌출되는 느낌을 억제했습니다. 물론 이 반대편에서 보면 플랫한 후면부에 카메라가 얹어진 모양이 계단처럼 되어 있어서 영락없이 튀어나와 보이지만 그럭저럭 머리 잘 썼다는 느낌입니다. 옆면은 후면과 대비되는 매끈하고 반짝이는 크롬 마감을 했습니다.
옆면에서 본 카메라 돌출. 이렇게 보니 그렇게 욕 먹던 아이폰의 '인덕션' 디자인이 이렇게 납작했나 싶네요. 그리고 갤럭시의 카메라 돌출은 지난해 충격을 안겨 준 노트 20 시리즈와 실상 크게 다르지 않은데 눈속임을 잘 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번 아이폰 12 시리즈의 플랫한 옆면 디자인이 보기엔 좋지만 손에 쥘 때 느낌이 전보다 못해서 좋은 점수를 주지 않는데, S21 울트라의 옆면은 아이폰 11 프로 시리즈와 비슷한 느낌입니다. 이렇게 크기가 큰 스마트폰은 이렇게 라운딩 처리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하단에는 스피커와 USB Type C 포트, 우측에 볼륨 버튼과 잠금 버튼이 있습니다. 왼쪽에 버튼이 하나도 없는 게 저는 영 어색하고 허전하고 그래요.
제가 가장 관심을 갖는 화면 해상도. 7인치에 달하는 커다란 화면을 얼마나 선명하고 밝게 사용할 것인지 선택하는 메뉴인데, 기본은 FHD+로 되어 있습니다. 사실상 이 정도 크기의 모바일 환경에서는 FHD급 이상의 해상도가 크게 구별이 되지 않아서 성능과 배터리 소모, 밝기 등에 이점이 있는 FHD급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역시나 프리미엄 모델답게 화면 해상도는 WQHD+ 급으로 채용했습니다. 저는 이 가격과 크기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해상도를 낮춰 사용하는 것이 뭔가 아쉬워서 체험 기간 동안에는 WQHD+ 모드로 사용했습니다. 혹시나 최신 갤럭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데 화면이 뭔가 선명하지 않다 싶으면 해상도 설정을 확인해 보세요.
들고 다니기 힘들어서 그렇지 역시나 화면은 클 수록 좋습니다. 그리고 선명하고 다채로운 화면으로 영상을 보는 것은 무척 즐거운 일이고요. 현재는 아이폰 시리즈를 사용하고 있지만 만약 갤럭시 시리즈를 구매한다면 휴대성을 포기하더라도 울트라 시리즈를 구매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화면에 대한 만족도는 높습니다. 왜 백화점 가전 코너 지나갈 때 커다란 LED TV로 자연 다큐멘터리 보며 '와' 감탄할 때의 기분. 그걸 손 위에서 느꼈어요. 물론 그 TV도 이 스마트폰 화면도 높은 채도와 대비로 설정된 값 덕분에 눈이 현혹된 것이지만, 원래 자극적인 게 맛있는 법이니까요.
현재 사용 중인 아이폰 11 프로 모델과 비교해 보았습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카메라 돌출부의 디자인과 마감이 다른데, 저는 갤럭시쪽이 맘에 들어요. 맥스 모델과 비교하면 크기 차이도 잘 알 수 있겠지만, 5.8인치 모델과의 크기 비교는 별 의미가 없을 것 같아요. 후면 마감은 비슷해 보이지만 아이폰쪽은 유리를 불투명, 무광 느낌으로 마무리한 것이라면 갤럭시는 메탈이 직접 손에 닿는 느낌입니다. 생각보다 꽤 달라요. 색상은 블랙이 멋지네요. 제가 가전 제품은 블랙을 좋아해서요.
화면에서는 확실히 크기와 해상도 모두 갤럭시 쪽이 만족스럽습니다. 표시된느 정보와 글자 크기, 해상도로 인한 선명함 역시 우세하고요. 아이폰의 장점이라면 작아서 한 손으로 조작하기 좋은 정도랄까. 하지만 저는 아이패드가 있으니까, 화면 욕심은 더 내지 않으려고 합니다.
잠시 훑어 본 갤럭시 S21 울트라 5G의 외형. 후면 디자인은 개인적으로 대만족이고, 아이폰 시리즈보다 낫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눈속임을 좀 덜하더라도 카메라 돌출을 좀 더 줄이는 게 좋지 않았을런지. 그간 갤럭시 S 시리즈의 디자인에는 S8 이후 매력을 느끼지 못했는데 이번 제품은 괜찮습니다. 거슬한 질감, 통일성까지요.
다만 화면 크기와 해상도, 성능에서는 사실 그간도 워낙 좋았던 터라 전작과 차별점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냥 최신 갤럭시라서 좋겠거니 할 뿐 전작 S20 시리즈가 가격 경쟁력이 있다면 그걸 구입할 것 같아요. 화면 크기와 해상도도 같고, 메모리나 카메라 성능도 뚜렷한 우위에 있는지 의문이 있거든요. 스마트폰 시장의 침체기를 21년의 최신 갤럭시 스마트폰을 통해 확인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