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약 2년 만에 배터리 성능이 절반 이상으로 떨어진 에어팟을 보며 '다시는 저 콩나물 대X리를 사나 봐라'라고 했었습니다. 그리고 평소 동경하던 뱅앤올룹슨의 무선 이어폰 EARSET을 구매했죠. 하지만 넉 달이 지난 후, 애플 가로수길 스토어 앞에서 미소를 머금고 인증샷을 찍고 있는 제 모습을 발견합니다.
쓰기 전엔 욕해도 써 보고 나서 욕하는 사람은 없다고 하죠. 에어팟 2세대의 인기도 1세대 못지 않습니다. 1세대 모델 사용자들의 교체 시기가 다가왔고 신제품에 대한 대기 수요까지 있어서 한동안 스토어 안에 에어팟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만든 줄이 벽면을 두를 정도로 많았습니다. 다행히 물량 수급은 원활한 편이라 당일 구매가 어렵지 않아서, 저는 오픈 시간에 맞춰 픽업하고 왔습니다.
제가 구매한 에어팟은 충전 케이스 모델입니다. 흔히 무선 충전/유선 충전 모델로 구분되죠. 에어팟 2세대는 두 가지 모델로 출시됐는데, 유닛은 동일하며 충전 케이스의 무선 충전 여부로 나뉩니다. 신제품 출시와 함께 기존 제품의 가격을 인하했던 기존 정책과 달리 에어팟 1세대는 단종처리됐습니다.
가격은 무선 충전 케이스 모델이 249000원, 충전 케이스 모델이 199000원입니다. 충전 케이스를 제외한 유닛은 두 모델이 동일하기 때문에 무선 충전의 편의성을 위해 5만원을 더 투자할 지 결정하면 되겠습니다. 저는 저렴한 충전 케이스 모델을 구매했고요. 케이스를 충전할 일이 많지 않고, 배터리 용량이 적어 잠시만 케이블에 연결하면 되니 번거로움을 조금 감수하고 5만원을 아끼기로 했습니다.
충전 케이스 모델의 케이스는 1세대의 그것과 동일합니다. 유닛만 2세대로 리뉴얼해 판매하는 것이죠. 그렇게 보면 1세대보다 가격 인하가 된 셈이네요. -1세대 에어팟의 정가는 229000원이었습니다.-
위 사진에서 유/무선 충전 케이스의 차이를 알 수 있습니다. 충전 상태를 알려주는 LED 램프가 기존 충전 케이스는 안쪽에 있지만 무선 충전 케이스는 전면으로 이동했죠. 무선 충전 패드에 올려놓았을 때 충전 상태를 알 수 있게 됐습니다.
개인적으로 무선 충전 환경을 잘 구축하지 않았거나, 유선 충전에 대한 불편함을 크게 느끼지 못하는 분은 약 20%, 5만원 저렴한 충전 케이스 모델을 추천합니다. H1 칩 등 무선 충전을 제외한 2세대 에어팟의 업그레이드 포인트를 대부분 얻으면서 돈을 절약할 수 있으니까요. 저는 아이폰 X을 제외하면 무선 충전을 이용하지 않아서 5만원이 크게 느껴지더군요.
언박싱을 위해 테이블에 올려 놓으니 '결국 이걸 또 샀구나'라는 생각에 헛웃음이 나왔습니다.
패키지 디자인은 1세대와 똑같아 보이는군요.
아래는 2년 전 작성한 에어팟 1세대 언박싱 포스팅입니다.
패키지 디자인은 1세대와 2세대가 거의 같습니다. 다만 무선 충전 케이스 모델은 옆면에 AirPods 제품 명과 함께 무선 충전 모델이라는 것이 함께 표시돼 있고요.
아래는 에어팟 2세대 충전 케이스 모델의 패키지와 구성품, 간단한 특징 사항을 정리한 영상입니다.
기존 디자인을 계승한 2세대 제품이다보니 1세대와 2세대를 외형만으로 구분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무선 충전 케이스 모델이야 충전 케이스의 LED 위치 등을 통해 알아볼 수 있지만 충전 케이스 모델은 1세대의 충전 케이스를 그대로 사용하니까요. 구매 계획이신 분이면 모델명 등을 통해 구형과 신형을 잘 구별해서 구매하셔야겠습니다.
1세대 에어팟의 모델명은 MMEF2KH/A, 2세대 충전 케이스 모델은 MV7N2KH/A입니다.
패키지와 구성품이 동일하다보니 새것 열어보는 감흥이 확실히 덜합니다. 마침 1세대 에어팟을 함께 챙긴 날이라 나란히 두면 헷갈리기 쉽겠더라고요. 구성품은 에어팟 본체와 매뉴얼, 그리고 의외로 많은 분들이 깜빡하고 넘어가시는 부분으로 패키지 아래에 라이트닝 케이블이 있습니다.
에어팟은 연결 과정이 참 쉽죠. 아이폰,아이패드 등 iOS 제품 가까이에서 뚜껑을 열면 됩니다.
아이폰 또는 아이패드에서 위와 같이 새 에어팟을 인식하면 연결을 누른 후 에어팟 충전 케이스 뒷쪽 페어링 버튼을 길게 누르면 연결 완료.
연결이 완료되면 아이클라우드를 통해 같은 계정이 등록된 아이폰, 아이패드, 맥 제품에 에어팟의 연결 정보가 동기화됩니다. 애플 생태계에서 에어팟이 다른 블루투스 이어폰보다 갖는 대단한 강점입니다. 기기간 전환이 빠르고 매끄럽거든요. 게다가 그 전환 속도가 1세대보다 배 이상 빨라졌다는 직원에 말에 넘어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만약 안드로이드폰을 사용한다면 충전 케이스의 버튼을 페어링 버튼으로 사용해 일반 블루투스 이어폰처럼 연결할 수 있습니다. 안드로이드폰에서도 일부 기능을 제외하면 에어팟을 문제 없이 사용할 수 있는데, 관련 포스팅을 첨부합니다. 제 블로그에서 가장 인기있는 게시물 중 하나가 된 것을 보면 궁금하신 분들이 많은 모양이더라고요.
새로 구매한 에어팟 2세대를 1세대 모델과 함께 놓으니 현타가 옵니다. 출근 시간에 시간에 쫓기면 잘못 들고 나갈만큼 똑같습니다. 순전히 저는 2년간 배터리 성능이 떨어진 것 때문에 20만원을 지불하고 같은 제품을 구매한 셈이군요.
제 경우에는 에어팟의 디자인도 가격도, 음색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다만 애플 제품을 다수 사용하는 입장에서 편의성만큼은 다른 제품들을 압도하고, 충전 편의성과 배터리 관리가 용이한 점이 마음에 들더군요. 뱅앤올룹슨 제품은 사운드에서는 조금 더 좋지만 배터리 관리는 에어팟에 비해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유닛은 내부 설계는 변경됐지만 외형상으로는 구분이 불가능합니다. 충전 케이스를 공유할 정도니 디자인은 완전히 동일하다고 봐야겠죠. 그래서 섞이지 않게 조심해야겠습니다. 배터리 성능 저하 말고도 기기 전환 속도, 통화 음질 등 차이가 제법 나니까요.
충전 케이스는 기존 1세대 것도 아직 쓸만하니 혹 잃어버릴 때를 대비해 예비용으로 둬야겠습니다. 다만 구분이 되지 않으므로 새것에 붙은 스티커는 당분간 남겨두려고요.
모양은 맘에 안 들지만 많은 분들이 만족하며 사용하고, 식지 않는 인기를 끄는 이유가 있겠죠.
이번 녀석도 2년간은 걱정 없이 함께 지낼 수 있길 바랍니다.
다음 포스팅에서 에어팟 2의 장단점과 1세대와의 차이점에 대해 포스팅 해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