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기회로 구매한 G-DRIVE의 포터블 SSD 제품을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제가 구매한 뒤 삼성과 WD 제품들의 가격이 급락해서 결론적으로는 시세보다 비싸게 구매했지만 제품의 디자인과 내구성, 그리고 유니크한 매력 때문에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습니다. 1TB의 넉넉한 용량이 RAW 데이터와 4K 동영상을 여유롭게 관리할 수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이 제품의 특징과 장/단점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디자인과 속도 테스트는 지난 포스팅을 참고하세요.
USB-C 포트
최근 PC와 태블릿, 디지털 카메라, 게임기, 무선 이어폰과 보조 배터리까지 보유 중인 전자 제품을 USB-C로 통일하고 있습니다. 라이트닝 포트를 고집하는 아이폰을 제외하면 거의 다 통일했습니다. 통합 포트를 갖추고 나면 케이블을 여러개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으며 충전과 데이터 전송, 확장 모니터 연결 등의 작업이 하나의 포트로 이뤄집니다. 맥북 프로 충전기에서 USB-C 케이블을 분리해 아이패드 프로 또는 포터블 SSD 제품에 연결하면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고, 디지털 카메라에 연결해 촬영한 이미지를 확인/복사할 수 있습니다. 닌텐도 스위치와 B&O 이어셋에 연결하면 충전이 이뤄지고요.
이런 컴퓨팅 환경을 갖췄다면 G-DRIVE 모바일 SSD의 USB-C 포트는 매우 큰 장점입니다. 물론 이것 역시 최근 발매된 포터블 SSD가 대부분 USB-C 포트를 탑재했기에 이 제품만의 장점은 아닙니다.
G-DRIVE 모바일 SSD의 USB-C 포트는 제품 상단에 배치돼 있고, 하단 LED 램프를 통해 동작 상태를 표시합니다. 포트부 케이스가 메탈 소재로 돼 있어 내구성에 대한 신뢰도는 높은 편입니다. 기본 구성품인 케이블 역시 선 굵기나 소재 등 품질에 특별한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
알루미늄 케이스
알루미늄 소재의 케이스에 대해선 첫 번째 포스팅에서 언급한 바 있습니다. 금속 소재로 고급스럽게, 그리고 물과 먼지, 충격에 견딜 수 있도록 단단하게 만드느라 크고 무거워진 것처럼 보이지만 케이스 자체는 좋습니다. 제가 사용하고 있는 샌디스크 제품보다 중후한 느낌이며, 삼성 제품보다 단단해 보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위한 크기와 무게의 손해 없이 이뤄냈다면 이견 없이 높이 평가하겠지만, 포터블 SSD 고유의 장점인 휴대성을 까먹으며 이뤄낸 성과라 마냥 칭찬만 할 수는 없습니다.
내충격/진동 설계
여기서부터는 G-DRIVE 모바일 SSD만의 장점이라 불러도 되겠습니다. 충격과 진동으로부터 데이터 손실을 방지하는 내구 설계가 적용됐습니다. 제조사 테스트 기준 3m 높이에서 낙하해도 고장이 나지 않으며, 진동으로부터의 제품 및 데이터 손실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입니다. 외장 스토리지 제품의 주 용도 중 하나로 소중한 자료 보관을 꼽을 수 있죠. 제 경우에는 여행 중 촬영한 사진/영상 원본 데이터를 백업합니다. 많게는 수백GB에 달하는 대용량 데이터들인데, 자칫 떨어뜨려 고장이 난다고 생각하면 아찔 합니다. 더군다나 외장 하드 제품보다 작고 가벼워서 보관 중 나도 모르게 가방에서 떨어지거나 다른 짐의 무게에 눌리는 경우가 쉽게 일어날 수 있죠.
비교할만한 제품으로 현재 사용 중인 샌디스크 익스트림 포터블 SSD를 꼽을 수 있습니다. 역시 방수 및 내 충격 설계를 적용했는데, 이 제품은 2m 높이에서의 낙하에 대한 정상 동작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G-DRIVE 쪽이 우위에 있죠.
아쉽게도 실제로 이 제품을 3m 높이에서 떨어뜨리는 테스트는 아직 하지 못했습니다. 떨어뜨려도 괜찮다지만 저는 이 제품을 깨끗하게 오래 쓰고 싶습니다. 혹 사용 중 떨어뜨리거나 충격을 주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후기로 작성해 보겠습니다.
방수 설계
거기에 IP67 등급의 방수/방진 설계가 적용됐습니다. 앞자리 6은 완전한 방진구조, 뒷자리 7은 일정한 조건으로 물에 잠겨서 사용 가능한 수준이라는 의미입니다. 방진 보호 설계로는 최고 등급이며 방수 등급은 최고보다 한 단계 낮습니다. 사실상 이 제품을 물 속에서 사용할 일은 없으니 휴대 중 비를 맞거나 실수로 물에 빠뜨려도 고장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되겠습니다. 야외 활동에서 촬영 데이터 백업 용도로 사용할 외장 스토리지 제품을 고려하는 분들은 눈여겨봐야 하는 사양입니다.
이 역시 샌디스크 제품과 비교하면 IP55 등급의 샌디스크 제품보다 방진/방수 등급 모두 우수합니다. 제가 이 제품에 끌렸던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합니다. 속도와 휴대성 못지 않게 중요한 안전성.
소프트웨어
제가 생각하는 이 제품의 가장 큰 문제점은 높은 데이터 보존 능력에 비해 그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보안 관련 장치가 전무하다는 것입니다. 작고 가벼워서 마음만 먹으면 누가 쉽게 탈취할 수도 있기에 이점이 더욱 아쉽습니다.
제가 사용하고 있는 삼성, 샌디스크 제품 모두 저장 공간 전체 또는 일부를 보안 공간으로 할당해 비밀번호 입력을 통해서만 접근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제 검색이 부족한지 모르겠지만 G-DRIVE는 이런 보안 소프트웨어가 제공되지 않습니다. 누구나 볼 수 있는 저장 공간입니다. 자칫 중요한 개인 정보와 작업물들이 담길 수 있는 공간이라 이점이 무척 아쉽습니다. 상용 소프트웨어로 대체할 수 있을까요?
이 제품의 장점은 충격과 물, 먼지로부터 고장 걱정이 적은 내구 설계, 단점은 보안 장치의 부재입니다. 전송 속도와 인터페이스 등은 타 제품과 비교해 큰 차별점이 없고요. 아, 개인 취향이지만 케이스 디자인이 멋집니다. -인생 뭐 있습니까, 폼이죠-
아직까지는 삼성, 샌디스크 제품보다 더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 이 제품을 구매한 것이 잘 한 일인지 의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