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포스팅에서 소개할 제품은 올림푸스 E-M1 Mark II 전용 배터리 그립 HLD-9입니다. 작고 가벼운 PEN-F의 휴대성을 포기하고 E-M1 Mark II의 성능을 취하기로 결정하면서 아예 제대로 인터페이스와 그립감, 배터리 성능까지 누려보기로 했습니다. E-M1 Mark II는 E-M1X와 함께 올림푸스 미러리스 카메라 중 가장 크고 무거운 카메라로 분류되지만 DSLR 카메라와 비교하면 여전히 작고 가벼운 편입니다. 제 경우에는 손에 쥐었을 때 새끼 손가락이 허전해서 그립을 보강할 장치가 가끔 아쉬웠고요.
- 사실 널 갖고 싶었어 -
HLD-9은 E-M1 Mark II 전용으로 제작된 배터리 그립입니다. E-M1X 이전까지 올림푸스에는 세로그립 일체형 카메라가 없었던 만큼 플래그쉽 카메라에 걸맞은 안정적인 파지감과 대구경 렌즈와의 균형, 세로 촬영에 적합한 인터페이스, 더 나은 배터리 성능을 추구하는 프로페셔널 사용자를 위해 기획됐죠. 사용자층이 한정적인 제품이라 국내에는 정보가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직접 사용해보고 그 장단점을 평가해 보려고 합니다.
HLD-9의 주요 사양은 아래와 같습니다.
올림푸스 HLD-9
- E-M1 Mark II 전용 배터리 그립
- 세로 촬영에 최적화 된 인터페이스
- 배터리 팩 BLH-1 추가 수납
- 132 x 66 x 55 mm
- 255.1 g
그동안 올림푸스는 미러리스 카메라 시리즈 중 E-M1, E-M1 Mark II, E-M5, E-M5 Mark II 등 높은 촬영 성능을 중심으로 기획된 제품들을 대상으로 전용 배터리 그립 제품을 제작/판매했습니다. 그립부 돌출을 줄인 E-M5 시리즈의 경우 부족한 그립을 보강하는 용도로 선호도가 높습니다만 세로 촬영용 인터페이스와 추가 배터리 정도를 제공하는 E-M1 시리즈의 배터리 그립은 상대적으로 좋은 평가를 얻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다만 저처럼 세로 촬영 비중이 높은 사용자라면 안정적인 파지와 버튼/다이얼 배치만으로도 눈길을 끄는 제품입니다. E-M1 Mark II에 사용하는 BLH-1 배터리를 1개 추가로 삽입할 수 있어 전원 관리가 용이한 것도 장점입니다. 무게는 255g으로 카메라 무게의 절반 수준입니다. 결합한 무게가 800g을 넘어가니 크기도 크기지만 무게 부담이 꽤나 커집니다. 장단점이 명확하죠. 개인적으로는 배터리 팩이 두개 들어간다면 확실한 장점이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 세로 버튼의 편의성이 기대 이상입니다 -
크고 무거워지지만 배터리 그립 결합시 손에 쥐는 느낌은 한결 믿음직스럽습니다. 무게가 증가하고 안정적인 파지가 가능해지면서 촬영 중 손떨림도 미세하게나마 줄어드는 기분이고요. 배터리 그립을 통해 제공되는 버튼과 다이얼 인터페이스는 본체의 그것과 위치 및 역할이 대동소이해서 한결 편안한 세로 촬영이 가능해집니다. 특히 파인더에서 눈을 떼지 않고 AF 포인터 위치를 바꿀 때 다이얼 조작하기가 좋습니다.
물론 단점은 확연합니다. 마이크로 포서드 카메라의 최대 강점인 휴대성이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800g의 무게는 웬만한 고급형 DSLR 카메라 수준이고 여기에 PRO 렌즈를 조합하면 1kg이 손쉽게 넘어가죠. 저 역시 마이크로 포서드 시스템에선 되도록 작고 가벼운 조합을 선호하는 터라 아직까진 잘 적응이 되지 않습니다. 결합부 디테일 역시 나쁘지 않지만 일체형 카메라 E-M1X를 본 후라 그런지 다소 비대하게 느껴지고요.
영입 전 생각대로 배터리 그립은 촬영 효율과 집중도를 높여주지만 휴대성의 손해가 생각보다 큽니다. E-M1 Mark II를 메인 시스템으로 운용하는 사용자 중 세로 촬영 비중이 높거나 큰 손 때문에 파지에 아쉬움이 있는 분들께는 한 번 고려해볼만한 아이템, 야외 촬영이 많은 분들은 진지하게 고려해봐야 할 아이템인 것 같습니다.
간단한 첫인상은 여기까지, 앞으로 사용하며 중간중간 소감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