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일본 라멘집 10곳 탐방기, 세 번째이자 마지막으로 TV 또는 미디어에 출연해 이름을 알린 곳들을 묶어보았습니다. 이 중에는 몇 년째 다니는 집도 있고, 지인들의 추천을 받아 가 본 곳도 있습니다. 어떤 집은 여전히 기본을 잘 지키고 있는가 하면, 또 다른 집은 금방 밑천(?)이 드러나 보이기도 했죠. 이번에 소개하는 세 곳에 대한 제 평이 상대적으로 건조한 것은 미디어 속 유명 맛집에 대한 높은 기대감 또는 기준 때문일 수도 있겠습니다. 어디까지나 입맛은 사람의 수만큼 다양하고, 이 포스팅의 내용은 개인적인 평이니 참고하세요.
지난 1,2편을 포함한 전체 탐방기 포스팅은 아래 링크에 정리해 놓았습니다.
홍대 일본 라멘집 10곳 탐방기 - 1.합정-상수 신흥 강자 편
홍대 일본 라멘집 10곳 탐방기 - 2.홍대 터줏대감 라멘집
홍대 일본 라멘집 10곳 탐방기 - 3.TV 방송 라멘집
멘야 히가시
영업시간 : 12:00 - 21:00
브레이크타임 : 15:30 - 17:00
휴무 : 매주 수요일
연남동 안쪽 조용한 골목길에 있는 라멘집으로 지하에 있어 찾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TV 출연한 집들을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이곳은 실제 평가도 좋고 가까이에 있어서 찾아가 보았습니다. 복도형으로 길게 뻗은 실내 끝에서 일본인 종업원의 인사말을 들으면 순간 일본에 온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집니다.
메뉴/가격
사골을 우려 낸 육수와 직접 뽑은 생면을 내세운 돈코츠 라멘을 주력으로 하고 있습니다. 메뉴는 총 4종으로 가격은 7500-8000원으로 업계 평균을 약간 밑돌고 있습니다. 다른 곳보다 추가 토핑 옵션이 많은 편으로 파와 숙주, 달걀, 차슈를 각 1000-2000원에 제공합니다.
맛
평소라면 기본 돈코츠 라멘인 히가시 라멘을 시켰을텐데, 마늘을 좋아하는 터라 닌니쿠 라멘이 주문했습니다. 기본 돈코츠 라멘에 마늘 플레이크를 올렸더군요. 역시 돈코츠 라멘 + 마늘 조합은 언제나 실패가 없습니다. 돼지고기 육수의 느끼함을 적절히 잘 잡고 적절하게 감칠맛도 더해지는 것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육수에 생마늘이 녹아 살아나는 농후함을 즐기시는 분은 기본 돈코츠에 생마늘을 부탁하시는 것이 나을 수도 있겠습니다. 아쉬운 것이 있다면 차슈가 요즘 트렌드(?)인 ‘큰 크기에 부드러운 식감’과는 다른, 일반적인 차슈였어요.
참고사항
교자가 참 맛있었어요. 쫀득하면서 바닥면을 바삭하게 구운 식감을 잘 살렸습니다. 라멘보다 교자가 더 기억에 남아요.
나고미 라멘
영업시간 : 11:30 - 21:00
휴무 : 없음
나고미 라멘도 홍대 라멘집 중에서 이제 꽤 오래된 집이 됐습니다. 이전에 몇 번 방문해 본 적이 있는데, 크게 나쁘지도 좋지도 않은 기억이라 오랜만에 홍대 라멘 투어를 핑계로 한 번 더 가 보았습니다.
메뉴/가격
보기에는 메뉴가 많아 보이지만 사실 기본 돈코츠 라멘에 고명을 추가한 파생 메뉴가 있어서 실제로는 돈코츠 라멘과 매운 맛의 격신라멘, 마늘 기름을 더한 쿠로마유 라멘 세 가지로 보는 것이 맞겠습니다. 기본 돈코츠 가격이 6000원으로 가격이 다른 곳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것이 강점입니다. 그리고 다섯 가지의 면 익힘 옵션, 두 가지 육수 농도 옵션을 제공합니다.
맛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온 집은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나고미 라멘의 장점이라면 돈코츠 라멘의 기본인 돼지 육수 향과 면의 식감, 토핑의 조화를 충실히 지키는 점입니다. 대신 오래된 시간만큼 한국 사람들 입맛에 맞춰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육수의 향이 제 기준에는 좀 약해서 일본식 한국 라멘을 먹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이 집은 라멘 입문용으로 적합해 보입니다. 다만 차슈가 얇고 특유의 식감도 느껴지지 않아서 아쉬웠습니다.
참고사항
면 추가가 무료입니다. 평일 오후에 가면 공기밥도 무료로 줍니다. 저렴한 가격에도 인심이 후한 곳이죠.
아오리의 행방불명
영업시간 : 평일 11:00 - 22:00 | 금,토,일요일 11:00 - 22:30
휴무 : 없음
무섭게 늘어나는 점포 수에서 자본의 힘이 느껴집니다. 가게 이름보다 유명 가수의 이름이 먼저 나오는 집이라 애초에 가 볼 계획이 없었습니다만, 지인들이 추천을 많이 하고 미디어 노출도 많아서 경험삼아 가 보았는데 실수였습니다. 조심스럽습니다만 이곳은 다시 갈 생각도, 주변에 추천할 생각도 없습니다.
메뉴/가격
메뉴는 아오리 라멘과 아오리 라멘 Lite, 미소라멘이 있습니다. 일반 아오리 라멘과 Lite의 차이는 토핑. 가격은 아오리 라멘이 10000원, 아오리 라멘 Lite가 9000원으로 비교한 곳들 중 가장 높습니다.주문은 테이블의 주문서를 작성하는 방식인데 마늘과 파, 비밀 소스의 양을 조절하고 추가 토핑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맛
이곳저곳 일본 이치란 라멘을 떠오르게 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저는 아오리 라멘에 마늘 1쪽, 채파, 비밀 소스 기본 옵션으로 주문했습니다. 매운 가루가 한국인 입맛에 맞춘 것은 좋았는데 너무 가까이 다가선 탓인지 익숙하지만 반갑지 않은 맛이 나더군요. 육수를 먹자마자 생각난 것은 신라면 블랙 봉지라면이었습니다.
각 점포마다 라멘 전문 조리사가 있는 것을 기대하진 않았지만 공장형 조리 방식으로 차슈는 말라버렸고 달걀은 완숙에 가까웠습니다. 눅눅한 김은 안 넣는 게 나을 뻔했고요. 구조적 한계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도 유튜브와 블로그에서는 앞으로도 ‘맛집’이겠죠.
참고사항
이제 서울에서도 맛있는 라멘을 먹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 맘 같아선 당장 후쿠오카로 날아가고 싶습니다만 -
가급적 평가하기보단 그래도 평균 이상으로 라멘을 먹고 있는 제 기준에서 느낀 소감들을 정리한 것입니다. 당연히 저와 의견이 갈리는 분들도 많을 테고요. 그래도 가 볼 만한 곳이라고 언급한 라멘집 몇 곳은 믿고 방문하셔도 후회하지는 않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긴 시간 틈틈히 먹고 정리했지만 아직도 홍대에는 못 가본, 그리고 가 봐야 할 라멘집이 많습니다. 그러니 앞으로도 홍대 라멘 투어는 이어지겠죠. 이 외에도 맛있는 라멘집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다녀와서 소감 남겨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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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일본 라멘집 10곳 탐방기 - 1.합정-상수 신흥 강자 편
홍대 일본 라멘집 10곳 탐방기 - 2.홍대 터줏대감 라멘집
홍대 일본 라멘집 10곳 탐방기 - 3.TV 방송 라멘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