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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2018년 10월, 지인의 결혼식 스냅 촬영


3년 전, 프라하 여행을 통해 알게 된 지인의 결혼식에 다녀왔습니다. 종종 연락을 하며 남편과의 연애 이야기를 전해 듣고, 함께 자리도 가졌던 터라 이제는 부부와 모두 친분이 있습니다. 사회에서 만난 인연으로는 드물게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요. 결혼 소식은 작년 이맘때쯤 알게 됐는데, 한 달 전 청첩장을 받으며 결혼식 스냅 사진 촬영 요청을 받게 됐습니다. 한 번뿐인 소중한 자리를 제 실력으로 잘 담을 수 있을까 걱정됐지만, 마침 좋아하는 두 사람의 결혼에 뭐라도 도움이 될 게 없을까 생각하던 참이어서 수락을 했어요.


결혼식장은 청주였고, 토요일 아침 일찍 집을 나섰습니다. 화창한 가을 하늘 사이로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는 것이 제 안에 있는 두 사람의 이미지처럼 익살스러워서 가는 동안 몇 번 웃음이 나왔습니다. 



2층에 있는 식장을 찾아가 신부 대기실에서 손님을 맞고 있는 신부, 입구에 서 있는 신랑과 차례차례 인사를 나눴습니다. 신부는 보기 드물게 신부 화장이 잘 어울렸고, 신랑은 제보다 한 뼘은 더 큰 훤칠한 키 덕분에 사람들 사이에서 단연 눈에 띄었습니다. 식장 구석 자리에 재킷과 가방을 두고 둘러 보는데, 제 생각보다 식장이 훨씬 크더군요. 짧은 시간이지만 결혼식 내내 홀 이곳저곳을 뛰어 나니느라 진땀을 흘렸습니다. 




오후 두 시, 예식이 시작됐습니다. 양가 어머님들과 신랑, 신부가 나란히 서 있는 이 사진을 저는 무척 좋아합니다. 화려한 조명 아래 머리를 긁적이는 신랑의 모습에서 여러가지 감정들이 느껴지거든요. 이 날 본식 사진은 메인 기사님이 계시니 저는 마음 편히 그분의 시선이 닿지 못하는 장면들을 담아 보기로 했습니다.


이 날 식은 주례 없이 진행됐습니다. 대신 부부가 미리 준비한 다짐을 낭독하는 순서가 있었습니다.



다음으로 이어지는 신랑 아버지의 당부 말씀. 듣기로는 두 집안이 이미 한가족 못지 않게 편하게 왕래한다고 하는데, 신랑 신부의 환한 미소에서 편안함을 느낀 이유가 아마 그것 아니었을까요. 두 사람의 초상권 때문에 얼굴은 모자이크했습니다.




이어서 양가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는 부부. 이 날 식장으로 향하면서 꼭 담고 싶은 장면이 부부가 신랑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는 장면을 보시는 신부 어머님의 표정이었습니다. 메인 사진가가 담을 수 없는 이야기를 남겨두는 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 동생 결혼식에서 눈물을 훔치시던 어머니 생각이 나기도 했고요.



축가는 총 두 팀이었고, 저도 잘 아는 가수 모세씨가 두 번째로 나오셔서 축가를 불렀습니다.



축가 내내, 그리고 결혼식 내내 손을 꼭 잡고 있던 부부. 원래 저렇게 계속 손을 잡고 있나요? 저는 아직 미혼이라 잘 모르겠습니다. :-/



하객들의 축복을 받으며 퇴장하는 신랑 신부는 객석의 시선에서 담았습니다. 이 역시 본식 사진가님과는 다른 장면으로 남겨두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보내 준 사진들 중에서 이 장면을 좋아하는 것 같아 기뻤습니다.



가족과 친지, 동료, 친구들과 단체 사진을 찍고 결혼식은 끝났습니다. 한 시간이 채 되지 않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되도록 많은 장면들을 가까이에서 담기 위해 뛰어 다니느라, 그리고 걱정했던 촬영을 어찌어찌 해 냈다는 안도감에 힘이 쭉 빠지더군요. 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두 사람의 결혼이라, 그리고 눈물 없이 유쾌한 웃음이 가득했던 시간이라 함께하는 저도 무척 즐거웠습니다. 


사람들의 행복을 담는 일이 생각보다 더 좋은 일이라 그런지 앞으로 스냅 촬영 아르바이트를 해 볼까도 싶네요..?



두 사람 오래오래 행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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