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남동에 있는 이 작은 가게는 손바닥만한 간판이 보이지 않는 위치에 걸려 있을 뿐입니다. 창은 크지만 반사 때문에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잘 보이지 않아 식당인지, 카페인지 알기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종종 앞을 지나면서도 뭐 하는 곳인지 몰랐죠.
뒤늦게 연남동 식당을 검색하다 일본식 돈카츠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방문해 보니 그동안 서울에서 먹었던 돈카츠 중 손에 꼽을 정도로 맛있더군요.
독립카츠는 내부가 무척 작습니다. 좁은 공간에 테이블을 욱여 넣어서 가게 안에서 이동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테이블은 인원 수대로 정확히 정해져 있어서 여유있는 공간에 앉기는 어렵습니다. 저는 저녁 시간을 앞둔 늦은 저녁에 방문해 대기 없이 바로 입장했지만 이야기를 들으니 대기도 꽤 있는 곳이라더군요.
메뉴는 단일메뉴, 돈카츠입니다. 부위별로 다른 돈카츠를 파는 것 역시 아니고, 인원 수대로 예닐곱 부위별 고기를 한,두 점씩 튀겨 내는 방식입니다. 주문하기 편해서 좋습니다. ‘두 명이요.’라고만 하면 되니까요.
고기가 나오기 전에 개인 상차림이 나옵니다. 흑미밥과 김치, 소스와 소금 그리고 국수. 국수는 식전에 입맛을 돋우기 위함인 것 같습니다. 간간한 국물에 탱글한 면이 먹을수록 배를 더 고프게 만듭니다. 정갈해서 받고 나면 기분이 좋습니다.
다음으로 고기가 나옵니다. 동그란 철판에 다양한 크기와 모양의 튀김이 담겨 있는데 한 눈에 봐도 고기의 품질이나 튀김 상태가 무척 좋아 보입니다. 고기 서빙과 동시에 각 튀김에 사용된 고기의 부위를 설명해 주시는데, 말이 빠르고 건성건성하여 알아듣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돈카츠만은 매우 만족. 육즙이 남아 있는 고기 익힘도 좋고, 튀김옷과 고기가 한 요리답게 밀착돼 있는 것도 마음에 듭니다. 본토에서 맛있는 돈카츠를 먹어 본 일행도 수준 높은 돈카츠라며 좋아하더군요. 지방이 적은 안심으로 시작해 등심, 뽈살 그리고 지방이 가장 많은 부위까지 차례대로 음미하며 먹으니 고급 요리를 먹는 듯한 느낌입니다.
돈카츠 세트의 가격은 인당 14000원, 여기에 2000원을 추가하면 생맥주를 함께 마실 수 있습니다. 사실상 이것은 한 세트입니다.
돈카츠를 요즘 즐겨 먹지 않는 이유가 서울에선 수준 높은 일본식 돈카츠를 먹기 힘들다는 것이었는데 이 정도면 찾아 먹을만 하겠더군요. 특히 고기 맛 좀 아는 친구에게 소개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