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죽공예 관련 이번 포스팅은 남성용 가방 제작 과정 세 번째입니다. 지난 주 외피와 내피의 패턴 작업을 완료한 뒤 이번 주부터는 신나게 가죽을 붙이고 바느질을 시작할 줄 알았으나, 수업 시작과 함께 알게 되었습니다.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을.
가죽 구입부터 패턴/샘플 제작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지난 포스팅에 정리해 놓았습니다.
가죽공예 네 번째 습작 - 남성용 토트백 제작 01. 가죽과 부자재 구입
가죽공예 네 번째 습작 - 남성용 토트백 제작 02. 패턴과 샘플 제작
대략적인 패턴 제작이 끝나고 드디어 실제 가방 제작에 사용될 가죽을 꺼냈습니다. 공방에 맡겨 놓은 탓에 일주일만에 만난 가죽의 색상이 다시 봐도 매력적입니다. 바탕으로 사용할 가죽은 옅은 베이지색 민짜 소가죽으로 결이 매우 부드럽고 은은하게 광택이 있습니다. 거기에 독특한 텍스쳐가 있는 버팔로 송아지 가죽으로 대비를 주려고 합니다.
- 잘라 잘라, 아껴 아껴 -
완성된 패턴에 맞춰 가죽을 잘랐습니다. 전체 가죽을 펼쳐서 패턴보다 조금 여유있게 가재단을 한 뒤 정확하게 잘라내는 순서인데, 선생님 말씀대로 내 돈 주고 산 가죽이라 그런지 조금이라도 아껴 쓰려고 고심하는 제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게다가 녹색 버팔로 송아지 가죽은 민짜 가죽과 달리 부위에 따라 패턴과 가죽의 질이 다르기 때문에 재단 과정에서 조금 더 고민이 되더군요. 가장 좋다는 엉덩이~뒷쪽 등 쪽 가죽을 가방 커버로 사용하고, 그 양쪽의 자투리에서 핸들과 띠 장식에 사용될 부분을 잘라 냈습니다. 민짜가죽과 강한 대비를 줄 수 있도록 핸들에 사용될 가죽은 텍스쳐 표현이 강한 부분을 선택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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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재단이 끝난 뒤에는 패턴에 꼭 맞춰 실제 사용할 파츠를 정밀 재단하게 됩니다. 은펜으로 가죽 위에 패턴을 그린 뒤 칼로 잘라내는 방식이었고, 종이와 달리 신축성이 있어 상대적으로 어려웠어요. 패턴을 모두 표시한 뒤에는 칼로 각 파트를 꼭 맞게 잘라냅니다. 이것이 실제 가방이 될 가죽들이죠. 여기선 실수하면 큰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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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큰 실수 없이 가죽 준비가 완료됐습니다.
외피의 재단은 끝났지만 아직 제작할 패턴이 더 남아 있었습니다. 외피와 내피 사이에 덧댈 보강재의 패턴을 제작하는 과정인데요, 바느질을 감안해 외피보다 작은 크기로 새로 그려 준비합니다. 보강재의 종류는 실루엣이 단단하게 유지되는 하드 타입, 자연스럽게 쳐지는 소프트 타입 등 디자인에 따라 달라진다고 합니다. 저는 내추럴한 실루엣을 선택해 옆면 보강재를 라바스펀지로 선택했고, 밑면에는 텍션을 넣어 단단하게 유지하도록 했습니다.
이렇게 가죽과 보강재를 패턴에 맞춰 재단하고 나니 금방이라도 가방이 될 것만 같은 기대에 사로잡힙니다. 한 데 모은 각 파츠를 보며 완성된 모습을 상상해 보기도 하고요. 수업이 끝나기 전에 물어보니 제가 좋아하는 바느질을 하기 위해선 긴 본드 접착 작업이 남아 있다고 합니다. 아직 갈 길이 머니 더욱 분발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