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가죽 공예 관련 포스팅은 본격적인 가방 제작 첫 번째 과정입니다. 지난 수업 시간 말미에 가방의 대략적인 디자인을 선생님과 논의하고, 그에 맞춰 패턴 작업을 진행했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시간에는 완성된 패턴에 맞춰 가방의 대략적인 형태를 목업으로 제작했습니다.
첫 번째로 만들 가방은 남성용 토트백으로 세로로 긴 Tall 타입을 선택했습니다. 제가 가진 브리프케이스들이 주로 가로로 긴 형태라 다른 스타일의 가방을 갖고 싶었거든요. 기본적인 토트백에 커버를 붙여 제가 선호하는 디자인에 가깝게 제작했습니다. 열고 닫기가 번거롭긴 해도 가방 내부 노출을 막거나 소지품을 보호하는 등의 장점도 있죠. 거기에 핸들과 스트랩 디테일을 녹색으로 배치해 제 취향을 반영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얼마 전 가죽 시장에서 바탕이 될 베이지색 소가죽과 녹색 물소 송아지 가죽을 구매했습니다.
- 소가죽과 물소 송아지 가죽, 두 종류의 가죽들을 사용할 계획입니다 -
본격적인 가방 제작 첫 시간. 결정한 디자인에 맞춰 앞,뒷판과 옆면 그리고 커버까지 패턴을 완성한 후 독고가죽으로 가방의 형태를 제작했습니다. 피할을 하고 남은 가죽이라고 하는데 뻣뻣하긴 해도 통가죽의 느낌이 물씬 풍겨서 색상이나 단단한 느낌이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들더군요. 물론 남에게 선물할 액세서리 제작에는 사용할 수 없으니 나중에 제가 개인적으로 사용할 소품들을 만들 때 사용해 볼까 합니다.
- 독고 가죽으로 일단 부담없이 만들어 봅니다 -
패턴에 맞춰 가죽을 재단한 후 각 파트에 맞춰 조립했습니다. 본드와 양면 테이프를 통해 각 파트를 체결했고요. 본드 접합은 제가 가장 자신 없는 작업 중 하나입니다. -사실 아직 다 자신 없지만서도- 본드로 각 파트를 붙이고 세워보니 제법 가방 형태가 잡혔습니다. 독고 가죽이 갈색이다 보니 생각보다 더 가방처럼 보이는 것이 이대로 막가방(?)으로 저렴하게 만들어도 괜찮겠다 싶습니다. 물론 손바느질까지는 못 할 것 같지만요.
- 독고 가죽으로 만든 목업, 제법 가방같죠? -
30x40cm 크기의 가방은 만들고 나니 존재감이 제법이더군요. 선생님이 생각보다 빅백이라 크기를 조금 줄여도 좋겠다고 하셔서, 다음 수업 시간까지 세로 길이를 조금 조정할지 생각해 볼 예정입니다.
이런 샘플 제작이 중요한 이유는 머릿속에서 그려본 형태를 직접 만든 후에 생각과 다르거나 수정/보완할 부분을 적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가방 역시 기본 형태는 제가 생각한 대로 나와서 마음에 들었지만, 커버 중앙에 낸 홈이 생각보다 커서 자칫 커버 자체가 별 의미 없이 번거롭기만 할 수 있겠더군요. 그래서 홈 크기를 줄여 조금 더 타이트하게 가방을 감싸는 것으로 수정했습니다. 실제 제작에 사용하게 되는 가죽은 고가이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크기 수정은 조금 더 생각해 보고요-
다음으로는 핸들파이프를 샘플 위에 대고 핸들 길이를 결정했습니다. 이건 순전히 제 느낌이라 평소 들던 가방들을 기준으로 대략적으로 정했습니다. 세로가 긴 가방이라 핸들까지 길면 땅에 끌릴(?) 것 같아서 적당하게. 가방 전체 길이와의 균형도 생각했습니다. 가방 디자인 못지 않게 어렵더군요.
- 얘네들은 다음 시간부터 -
이렇게 샘플을 통해 디자인을 수정/확정하는 작업까지 끝났습니다. 다음으로는 내피로 사용할 샤무드 용 패턴을 제작하고 본격적으로 실제 제품을 제작하는 과정이 남았습니다. -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다음 주부터 본격적으로 재미있는 시간들이 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