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용 신발을 샀습니다.
지난해 구매한 샌들이 있었는데 코르크 부분의 내구성이 형편 없어서 수선을 받고 다시 신은지 30여분만에 또 뜯겨져 나가더군요. 앞으로 커스텀멜로우의 액세서리를 구매하는 일은 없는 것으로.
남성용 샌들이 의외로 종류가 없더라고요. 대부분 캐주얼 샌들인데, 제 옷차림과는 어울리지 않아서 적당한 제품을 찾던 중에 발견한 것이 예루살렘 샌들입니다.
이름은 예루살렘이지만 미국 브랜드라고 하더군요. 천연 가죽을 사용해 수공업으로 제작하는 것이 특징이며, 국내에도 몇 년 전부터 정식 판매되고 있습니다.
주로 스트랩 샌들 계열인 굿 셰퍼드나 벤자민 시리즈가 인기가 있다는데 저는 이왕 사는 거 이번 시즌에 새로 나온 베다니(Bethany)를 구매했습니다.
베다니 모델은 예루살렘 샌들을 대표하는 스트랩 샌들 형태, 그 중에서도 굿 셰퍼드 모델을 변형한 것입니다. 굿 셰퍼드 모델은 슬리퍼 형과 버클형 두 종류가 있는데 버클형은 뒤꿈치 부분을 고정할 수 있는 대신 발등을 고정하는 부분이 빈약하고, 슬리퍼형은 발등이 안정적인 대신 뒤꿈치가 들려 헐떡거린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베다니는 두 모델을 적절히 섞은 모델입니다. 뒤꿈치 스트랩을 채용하면서 발등 부분에 넓은 스트랩을 넣었습니다.
- 굿 셰퍼드 모델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
베다니 모델을 포함한 예루살렘 샌들의 가장 큰 특징은 천연가죽을 사용해 수제작했기 때문에 제품마다 가죽 컨디션이나 마감에 차이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스크래치가 심하거나 마감이 거친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합니다. 저는 이것이 내추럴 레더의 매력이라 생각해서 크게 신경은 쓰지 않았습니다. 양쪽이 짝짝이만 아니면 되죠. 색상은 블랙/브라운 두 가지가 있습니다. 제가 구매한 것은 브라운입니다.
위에서 보면 스트랩이 X자로 교차하는 형태입니다. 가죽은 상당히 단단하고 좀 억세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발을 넣어보기 전에 디테일을 사진으로 담아 보았습니다. 역시 가죽이 얼룩덜룩 상당히 자연스럽고-누가 신던 것 마냥- 스트랩 역시 사용하던 것처럼 자국이 있습니다. 엄지발가락을 넣을 수 있는 형태고, 바닥면이 그리 튼튼하지 않아 보입니다. 일단 생각보다 얇아서 착화감이 걱정되는데, 신어봐야 알 것 같습니다. 사이즈는 조금 작게 나온다는 평이 있지만 제 기준으로는 270이 잘 맞더군요. 과하지도 그렇다고 너무 재미없지도 않은 샌들이라 여름내 이런저런 차림에 잘 신을 것 같습니다.
- 아, 가격은 99000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