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푸스 M.ZUIKO DIGITAL 25mm F1.8 렌즈에 대한 이번 포스팅은 촬영 빈도가 높은 개방 촬영에서의 광학 성능, 그리고 보케와 빛 갈라짐 등 이 렌즈가 가진 광학 특성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이전 포스팅을 통해 25mm F1.8 렌즈의 대략적인 특징을 알 수 있었는데요, 17mm F1.8 렌즈보다 개방 촬영에서 보다 샤프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고, 주변부 화질과 왜곡에서도 자유로운 렌즈라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무언가 매끈하기만 하고 어딘가 허전한 혹은 끌어 당기는 매력이 없다는 생각도 함께 들었습니다. 딱히 흠 잡을 게 없다는 기분에 괜히 한 마디 던져보는 것 같은 기분도 있습니다만.
이 렌즈의 간략한 소개와 첫인상은 지난 포스팅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올림푸스 M.ZUIKO DIGITAL 25mm F1.8 렌즈 후기 - 심도 표현 & 해상력
샤프니스
- F1.8 -
M.ZUIKO DIGITAL 25mm F1.8 렌즈의 결과물을 보았을 때 가장 먼저 인상적으로 다가왔던 것은 높은 샤프니스였습니다. 개인적으로 17mm F1.8 렌즈를 무척 좋아하는데, 25mm F1.8 렌즈는 디자인은 물론 소재와 조작감 등 전반적인 완성도가 17mm F1.8 렌즈에 미치지 못하지만 개방 촬영 결과물만큼은 오히려 더 좋게 느껴졌습니다. 특히 F1.8 최대 개방 촬영의 샤프니스가 인상적이라 PEN-F에서 개방 촬영을 자주 사용하는 제게는 큰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위, 아래 사진은 모두 F1.8 최대 개방으로 촬영한 것입니다. 2000만 화소 이미지 센터를 채용한 PEN-F, 그리고 플래그쉽 카메라 OM-D E-M1 Mark II에서 사용하면 그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겠습니다.
- F1.8 -
- F1.8 -
- F4.5 -
대체적으로 가장 높은 샤프니스를 보이는 F4-5.6 내외의 촬영 결과물에서는 중심부는 물론 주변 모서리 영역까지 해상력 저하 없이 매우 선명하게 표현합니다. 오히려 이미지 센서의 화소나 해상력이 렌즈의 성능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25mm F1.8 렌즈는 개방 촬영부터 모든 조리개 값에서 만족도가 모두 높았습니다. PRO 단렌즈에서도 이렇게 인상적인 결과는 없었던 것 같은데, 아무래도 그것은 프로 렌즈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과 높은 기준선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보다 훨씬 저렴한 25mm F1.8 렌즈는 그런면에서 DSLR 카메라의 '쩜팔(50mm F1.8)'렌즈와 같은 위치를 차지할 만한 역량이 충분히 보입니다.
빛망울
보케와 빛갈라짐 등 야경 촬영에서 나타나는 요소들은 제가 렌즈를 선택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입니다. 정작 장노출 촬영을 하는 빈도도 높지 않고, 특별히 선호하는 보케 형태가 있는 것 역시 아니지만 사진적 요소로서 눈으로 볼 때와는 다른 즐거움을 얻기 때문입니다. 올림푸스 25mm F1.8 렌즈로 조리개 별 보케, 빛갈라짐 형태를 촬영해 비교해 보았습니다. 먼저 보케(빛망울) 비교입니다.
- F16 | F22 -
25mm 초점거리 특성상 17mm F1.8 렌즈보다 보케 연출에서 유리합니다. F1.8 최대 개방 촬영에서 크고 선명하게 표현되는 보케를 볼 수 있습니다. 형태는 비교적 선명한 원형으로 주변부로 갈수록 타원에 가까워집니다. 조리개 값이 높아짐에 따라 보케의 크기가 작아지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고요. 형태는 원형에서 점차 7각형의 형태를 띱니다.
빛 갈라짐 표현
7매로 홀수의 원형 조리개를 채용한 25mm F1.8 렌즈는 2배 값인 14갈래의 빛갈라짐 형태가 표현됩니다. F5.6 촬영부터 대략적인 형태가 나타나 가장 높은 F22에서 크고 선명해지는데 그간 사용해 본 다른 렌즈보다 그 효과가 극적인 편은 아닙니다. 가장 큰 인상을 남긴 17mm F1.2 렌즈와 비교하면 평이한 수준이라고 하겠습니다. 물론 줌렌즈보다는 야경이 훨씬 예쁘게 나옵니다만. 더불어 회절 현상으로 F22의 이미지 품질이 F16보다 다소 떨어지니 야경 장노출 촬영에서는 F16 내외의 조리개 값으로 타협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제가 25mm, 그러니까 35mm 환산 50mm 렌즈의 프레임을 그리 선호하지 않아서인지는 모르겠지만 25mm F1.8 렌즈는 12mm F2, 17mm F1.8 렌즈보다 재미는 덜했습니다. 하지만 두 렌즈보다 심도 표현에 유리한 표준 초점거리 렌즈의 힘에 개방 촬영부터 두루 뛰어난 해상력까지 더해져 결과물만큼은 인정하게 되더군요. 반면에 아쉬운 것은 같은 M.ZUIKO Premium 렌즈군과 비교해 다소 투박한 디자인 그리고 고급스럽지 못한 외장재를 꼽겠습니다. 아무래도 보다 많은 사용자에게 공급하기 위해 원가를 줄인 기획, 그리고 초창기 마이크로 포서드 렌즈로서 최근 프리미엄 트렌드를 반영하지 못한 탓이 있겠습니다만, 17mm F1.8 렌즈와 함께 두면 아무래도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17mm F1.8 렌즈에 먼저 손이 가더군요.
개인적으로 올림푸스의 M.ZUIKO 단렌즈 시리즈는 초점거리, 최대 개방 조리개값 별로 프리미엄 라인에서 프로 라인업까지 탄탄하게 구성돼 있지만, F1.8 렌즈 시리즈 중 몇몇을 소재와 광학 성능 등이 업데이트 된 버전으로 리뉴얼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PEN-F에 디자인뿐 아니라 외형 등의 요소까지 충족시키는 렌즈가 현재로서는 많지 않게 느껴져서요. 12mm F2, 17mm F1.8 수준으로 만들어진 25mm, 14mm 렌즈가 출시되면 프로 렌즈군이 부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25mm F1.8 렌즈에 만족하면서도 못내 아쉬움이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