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리스 카메라를 여행용으로 주로 사용하면서, 크게 두 가지 방법으로 공유하게 됩니다. 첫 번째로는 여행이 끝난 후 돌아와서 마음에 드는 사진을 추려 이미지 보정 툴을 통해 보기 좋게 다듬은 뒤 블로그 혹은 인쇄물을 통해 보이고 보관하는 것으로 가장 나은 사진들을 가장 나은 컨디션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두 번째 방법은 여행 중 SNS를 통해 빠르게 타인과 공유하는 것으로 요즘은 작은 스마트폰 화면에서 이미지들이 더 많이 소비되다 보니 그 중요성이 전자에 못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미지 품질에 대한 기준이 상대적으로 낮음에도 인상적인 결과물을 만들고, 보다 많은 공감을 얻기 위해 스마트폰 앱을 통해 간단한 이미지 보정 작업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스마트폰 앱 보정은 이미지 품질 저하가 크고 섬세한 이미지 보정이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여행지에 미러리스 카메라를 가져갔지만, 이미지를 SNS에 공유하기 번거로워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 포스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 때마다 카메라에 저장된 고품질 이미지가 내심 아쉽기 마련인데, 이럴 때 카메라의 이미지 보정 기능을 활용하면 휴대폰 사진보다 월등한 품질로, 미러리스 카메라의 결과물을 그리 어렵지 않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찍는 것 못지 않게 나누고 보여주는 것이 중요해진 요즘, 여행을 떠나기 전에 미리 알아두면 좋은 기능입니다. 포토샵이나 라이트룸 없이도, 기대 이상의 보정 작업을 카메라에서 이미 지원하고 있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올림푸스 PEN-F 기준으로 설명하면,
폭넓은 보정 기능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RAW 촬영이 필요합니다. 대부분의 카메라는 RAW+JPG 동시 촬영을 지원하니 미리 설정해 놓으면 이미지를 보다 폭넓게 다룰 수 있습니다. 재생 메뉴에서 원하는 사진을 고른 뒤 중앙 OK 버튼을 누르면 관련 메뉴가 표기됩니다. RAW 데이터가 있을 경우에 RAW Data 편집 메뉴가 표기되며 JPG 단독 촬영일 경우에는 JPEG 편집 메뉴만이 표시됩니다. JPG 편집은 RAW 편집에 비해 설정 가능한 항목이 제한적이므로 RAW 촬영이 유리합니다.
RAW Data 편집을 실행하면 우측에 변경할 수 있는 항목, 하단에 항목에 해당하는 설정값이 표기됩니다. 이미지 스타일부터 WB, 노출 보정, 이미지 비율, 색 공간 등 기본적인 이미지 보정을 지원합니다.
특히 그림자(Shadow) 영역과 중간(Mid) 영역, 밝은(Highlight) 영역의 밝기를 각자 조절할 수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올림푸스 카메라는 암부에서 명부까지의 커브값을 사전에 설정할 수 있는 점을 좋아하는데, RAW Data 편집에서도 명/암부 데이터를 따로 조절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노출차가 큰 환경에서 화이트 홀 혹은 블랙 아웃을 줄여 이미지를 보다 보기 좋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스마트폰 앱으로 암부/명부를 보정하다 보면 이미지 전체 품질이 저하되는 경우가 많죠. 이점은 비교할 수 없는 장점이 되겠습니다.
노출은 -3~+3ev까지 보정이 가능하며 WB는 프리셋 외에도 색 온도를 직접 지정할 수 있습니다. 버튼으로 조작하기가 조금 번거로워서 그렇지 카메라에 내장된 이미지 보정 기능으로서는 기대를 웃도는 성능입니다.
각 보정값을 변경한 뒤 상단의 동영상 녹화 버튼(빨간색)을 누르면 해당 설정이 미리보기 화면에 적용됩니다. JPG 이미지로 변환하기 전 대략적인 이미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 JPG 촬영 이미지 -
- RAW Data 보정 (노출 + WB 조절) -
원본 이미지는 태양을 기준으로 노출을 측정해 주변이 매우 어두운 이미지였으나 노출과 WB 조절로 조금 더 자연스러운 이미지가 됐습니다. RAW 데이터에서 출력한 JPG 이미지이기 때문에 JPG 이미지를 PC 혹은 스마트폰으로 보정한 것보다 나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반복 작업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사용자 설정을 두 가지로 지정할 수 있습니다. 각 설정값을 미리 지정하면 다음 이미지부터는 RAW Data 편집 화면에서 OK 버튼만 눌러도 해당값으로 즉시 JPG 이미지 추출이 이뤄집니다.
많은 분들이 사랑하는 아트 필터 전부와 PEN-F의 킬링 포인트 중 하나인 모노크롬 프로파일 역시 RAW Data 편집에서 적용할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JPG 촬영에서 이런저런 아트 필터를 찾아가며 사진을 찍곤 하는데, 사실 RAW파일 한 장이면 후에 언제고 원하는 필터가 적용된 결과물을 얻을 수 있으니 RAW 촬영쪽이 좀 더 효율적일 수 있다고 하겠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저 역시 몇몇 상황을 제외하고는 늘 RAW+JPG 촬영을 하고 있습니다. 아래는 RAW Data 편집 메뉴에서 아트 필터를 적용한 결과물입니다.
- 디오라마 I -
- 셀렉티브 컬러 -
- 빈티지 -
- 모노크롬 프로파일 -
또 하나, 두 가지 사용자 설정 외에도 ART BKT을 통해 여러 스타일의 결과물을 한꺼번에 만들 수 있습니다. 사진 한 장 한 장을 편집하고 추출하는 일이 번거로울 때 사용하면 좋습니다. ART BKT 메뉴에서 오른쪽 버튼을 눌러 상세 설정에 진입하면,
적용할 수 있는 값이 모두 표시됩니다. 앞서 사용자 설정에서 본 이미지 스타일은 물론 아트 필터, 컬러 프로파일, 모노크롬 프로파일 등 모든 설정값을 모두 적용할 수 있습니다. 복수 선택을 지원하는 것이 핵심인데, 선택한 수만큼 해당 설정이 적용된 JPG 이미지가 만들어지는 방식입니다. 선호하는 아트 필터나 모노크롬 프로파일 설정값 등을 지정해 두면 두,세 번의 버튼 조작만으로 원하는 이미지를 RAW Data에서 추출할 수 있습니다.
- ART BKT 결과물 -
많게는 이십여 장의 이미지가 한번에 만들어지니 우선 만들어놓고 마음에 드는 느낌의 결과물을 선택해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되겠습니다.
직접 사용해 본 PEN-F의 카메라 내 보정 기능은 아날로그 버튼 조작의 어색함을 제외하면 보정폭과 결과물 품질에서 스마트폰의 그것에 비해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그동안 JPG 이미지를 Wi-Fi로 스마트폰에 전송해서 어플리케이션으로 보정을 해왔는데, 카메라에서 RAW Data 편집으로 JPG 이미지를 추출한 후 사용하는 쪽이 결과물이 확실히 나아서 앞으로 주로 이 방법을 사용하려고 합니다.
익숙해지면 여행지에서 SNS 포스팅용으로 스마트폰 카메라를 사용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Wi-Fi 무선 전송과 함께 활용하면 미러리스 카메라의 이미지를 보정 작업까지 완료해 스마트폰으로 저장하는 데 생각보다 오래 걸리거나 번거롭지 않으니까요.
올림푸스 카메라의 Wi-Fi 무선 통신 기능 활용은 지난 포스팅에 정리해 놓았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올림푸스 미러리스 카메라 OM-D E-M10 Mark III - Wi-Fi 무선통신 기능 활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