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애호가들의 끊임없는 관심사이자 화제, 이미지 센서의 크기와 이미지 품질의 상관 관계에 대해 흥미로운 테스트가 있어 소개합니다. DPREVIEW(dpreview.com)에서 진행된 이 테스트는 소니의 최신 풀 프레임 카메라 A9과 APS-C 규격 최상위 기종인 A6500로 같은 장면을 촬영한 것입니다. 대상은 인물 사진, 프레임과 촬영 설정을 최대한 비슷하게 맞춰 이미지 센서 크기 차이가 실제 촬영에서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실험해 보았습니다.
저 역시 36x24mm 포맷 카메라와 마이크로 포서드 카메라를 동시에 사용하고 있어 그 차이가 흥미로웠습니다.
아래는 해당 테스트를 요약한 영상입니다.
https://www.dpreview.com/videos/0851604943/video-full-frame-vs-crop-sensor-portrait-shootout
이른바 '판형이 깡패'
많은 사진 애호가들에게 이것은 현재도 정설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더 큰 이미지 센서가 더 좋은 사진을 만든다. 이것은 사실 반론의 여지가 없는 사실에 가깝습니다만, 이 차이를 좁히거나 또는 그 이상의 결과를 만드는 변수들이 제법 많기 때문에 절대적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이 테스트 역시 이런 호기심에 의해 진행된 것이겠죠. 실제로 이 테스트는 카메라와 렌즈를 제외한, 가능한 한 모든 촬영 조건을 통일 시키려 노력했습니다. 35mm 풀 프레임 카메라에 85mm 렌즈를, APS-C 카메라에 55mm 렌즈를 마운트해 환산 초점거리를 비슷하게 맞추고, 비슷한 심도 표현이 연출되도록 A9+85mm GM 렌즈 조합의 조리개 값을 F2.8로 변경했습니다. A6500+55mm 렌즈의 F1.8 최대 개방과 이론상 비슷한 배경 흐림 효과를 만들기 위함입니다.
아래는 두 조합으로 촬영한 이미지입니다.
1. A9 + Sony FE 85mm f/1.4 GM
- 85mm | F2.8 | 1/250 | ISO 100 -
1. A6500 + Sony Sonnar T* FE 55mm f/1.8 ZA
- 55mm | F1.8 | 1/250 | ISO 100 -
더 밝은 조리개 등 두 카메라의 광학적인 특성을 최대한 배제하고 오로지 두 포맷의 표현력 차이를 비교하는 두 사진은 그간 궁금했던 것을 비교적 친절하게 알려줍니다. 두 이미지에서 인물은 같은 크기로 촬영됐고 배경 흐림과 보케 크기 등은 육안으로 구별이 어렵습니다. 사실상 두 이미지를 확대하지 않는 이상 그 차이를 발견하기는 쉽지 않겠습니다.
아래는 함께 공개된 이미지입니다. 역시 A9+85mm GM 렌즈 조합은 F2.8 조리개로, A6500+55mm 렌즈 조합은 F1.8 개방으로 촬영했습니다.
두 카메라는 이미지 센서의 크기뿐 아니라 구성과 컬러 필터 배열 등이 다르기 때문에 컬러와 질감의 표현은 미세한 차이가 있습니다. 다행히 두 카메라의 화소는 2420만 화소로 동일하기 때문에 리사이즈 작업은 큰 영향이 없겠고요. 궁금했던 배경 흐림과 주 피사체인 인물의 표현은 두 조합이 역시 대동소이합니다.
두 이미지를 보고 '이것이 풀 프레임 카메라의 이미지다'라고 맞추기는 쉽지 않겠죠. 위 이미지들 중 왼쪽에 있는 것이 풀 프레임 카메라 A9와 85mm GM 렌즈로 촬영한 것입니다. 물론 원본 이미지를 확대해서 본다면 디테일의 차이가 35mm 풀 프레임 카메라 쪽이 분명히 우위에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만, 그렇다면 이것은 너무 뻔한 결과가 됐겠죠.
F1.8 vs F1.8
야간 촬영에서는 촬영 환경에 일부 변화를 줬습니다. 다른 조건을 동일하게 유지하되, 조리개 값을 양쪽 모두 F1.8로 맞춰 두 카메라의 센서 크기 차이에서 오는 결과를 테스트한 것인데, 역시나 풀 프레임 카메라의 촬영 결과물에서 더 큰 배경흐림이 연출됐습니다. 두 카메라는 이론상 약 1과 1/3 스톱 정도의 심도 차이가 나는 셈인데, 보케의 크기를 비교하면 그 차이를 확실히 느낄 수 있습니다.
더불어 테스트를 진행한 포토그래퍼는 두 렌즈의 광학 특성에서 발생하는 차이도 지적했습니다. 85mm F1.4 GM 렌즈의 경우 55mm F1.8 ZA 렌즈 촬영 결과물에서 보이는 이선보케(보케 주변으로 도넛 모양의 선이 기록되는 현상)가 눈에 띄게 적어 더 크고 아름다운 보케를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역시 조리개 값에 따른 심도 표현을 제외하면 메인 피사체인 인물의 표현에는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습니다.
판단은 역시나 사진가의 몫
이 테스트는 이미지 센서가 이미지 품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임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렌즈와 조명 등 다른 요소들이 그 못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물론 동일한 렌즈, 동일한 기술이 전제라면 더 큰 이미지 센서가 좋은 결과물을 얻는 데 더 '유리하겠지만', 그 차이가 우리가 알고있는 '깡패'라는 말처럼 절대적이지는 않은 것이죠. 뭐, '나는 다 모르겠고 아웃 포커스가 최고야.'라면 35mm 풀프레임 아니 그 이상의 중형 포맷이 월등한 만족감을 주겠지만요.
이미지 센서가 사진 그리고 영상에 미치는 영향, 같은 테스트지만 보는 이에 따라 기대 이상 혹은 별 것 아닌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렌즈의 중요성'에 대해 좀 더 생각해 보게 됐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미 체득하고 계신 것이지만, 이렇게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흥미로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