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봉산은 사진을 목적으로 굳이 없는 시간을 내서 기어 오르는(?) 몇 안 되는 공간 중 하나입니다. 여기서 바라보는 서울 야경이 근사하거든요. 얼마 전에도 서울 야경 사진을 보기 위해 카메라를 들고 응봉산을 찾았는데, 삼각대를 위 DSLR 카메라가 십 수초 동안 사진을 찍는 동안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다 보니 갤럭시 S8의 프로 모드가 생각 나더군요. 셔터 속도를 바꿔 장노출 사진을 찍을 수 있어 언젠가 야경 장노출 사진을 찍어야겠노라 다짐한 적이 있었습니다. 마침 스마트폰 거치대가 가방에 있어서 삼각대에 스마트폰을 올려 봤습니다.
- 갤럭시 S8의 프로 모드 촬영 화면 -
갤럭시 S8의 카메라, 그 중 프로 모드에 대해서는 지난 포스팅을 통해 설명한 바 있습니다.
포토그래퍼를 위한 스마트폰 - 갤럭시 S8의 프로모드 활용기
프로 모드에서는 셔터 속도와 ISO 감도, WB, 초점 모드까지 F1.7로 고정된 렌즈 조리개 값 외 주요 촬영 설정을 변경할 수 있습니다. 이 중 셔터 속도와 감도를 조절하면 빛의 궤적을 담는 야간 장노출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이전에 프로 모드를 활용하면서 몇 장을 장노출로 촬영해 본 적이 있습니다.
- 실패에 가까웠지만 -
감도는 ISO 50부터 ISO 800까지 설정할 수 있고, 셔터 속도 역시 1/24000초부터 최장 10초까지 지정할 수 있습니다만, 다만 렌즈 조리개 값이 F1.7로 고정돼 있어 야간에도 웬만큼 어둡지 않은 이상 4초 이상의 셔터 속도를 사용하기 어렵습니다. 최장 10초로 설정해 촬영하면 화려한 야경이 될 것이라 기대했는데, 밤 열 시가 넘은 이 날도 4초의 노출 시간을 설정했더니 노출 과다 현상이 발생하더군요.
야경 촬영 방법은 방법은 일반적인 디지털 카메라와 같습니다. 긴 노출 시간동안 카메라가 움직이지 않도록 삼각대에 단단히 고정하고, 구도를 설정합니다. 노이즈 없이 깨끗한 이미지를 얻기 위해 감도는 가장 낮은 ISO 50에 맞추고 마지막으로 적정 노출이 되도록 셔터 속도를 설정하면 끝. 이 날 풍경은 4초로 촬영했습니다.
하나 더, RAW 파일 촬영
좀 더 높은 완성도의 야경 촬영을 위해 이미지는 RAW 파일로 저장하는 것이 좋습니다. 압축 포맷인 JPG에 비해 색 정보가 많아 후보정했을 때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으니까요. 이렇게 RAW 촬영 옵션까지 확인한 후 셔터를 누릅니다. 화면을 터치하거나 버튼을 누를 때 생기는 흔들림을 방지하기 위해서 셀프 타이머를 설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게 삼각대에 고정된 카메라가 정해진 시간동안 촬영을 하는동안 포토그래퍼는 흐뭇하게 야경을 눈으로 감상하면 됩니다.
그리고 그렇게 촬영한 결과물은 RAW 파일인 DNG와 JPG 이미지로 각각 한 장씩 저장됩니다.
촬영할 때 WB를 바꾸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RAW 촬영을 하면 후보정으로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으니 자동으로 촬영해도 무방합니다. 이렇게 완성된 DNG 파일로 이제 진짜 사진을 만드는 단계가 남았습니다.
사진의 완성은 #후보정
RAW 촬영이 좋은 것은, JPG 이미지보다 후보정 관용도가 좋아 노출이나 WB 등을 변경해도 이미지 손상이 적다는 것입니다. 위 이미지는 갤럭시 S8로 촬영한 DNG 파일을 라이트룸에서 보정한 것으로 왼쪽이 원본, 오른쪽이 보정 후 이미지입니다. 4초의 장노출 촬영으로 인해 하이라이트가 날아간 화이트 홀 부분의 밝기를 낮추고 하늘도 더 검게 보정해 대비를 살립니다. 채도를 높이고 WB를 변경하면 조명의 색을 더 강조할 수 있습니다. 1분이 채 걸리지 않는 간단한 보정으로 원본보다 훨씬 더 그럴듯한 이미지가 생겼습니다. 무엇보다 RAW 촬영 지원으로 후보정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 완성된 야경 이미지 -
이렇게 완성된 서울의 야경입니다. 암부 밝기를 올려 HDR같은 효과를 내니 제법 근사한 사진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스마트폰으로 이 정도 장노출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면서 또 재미있습니다. 앞으로 야경 찍을 때는 카메라 말고 스마트폰으로도 한 장씩 남겨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