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2017년 6월 5일(현지 시각 기준) 애플 세계 개발자 회의 WWDC(WorldWide Developers Conference)를 통해 새로운 아이패드 라인업을 선보였습니다. 기존 12.9형 아이패드 프로 제품을 새롭게 업데이트 하고 완전히 다른 플랫폼의 10.5형 아이패드 프로 제품을 추가해 애플이 여전히 태블릿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새로운 10.5형 아이패드 프로 제품군은 기존 9.7형 아이패드 프로를 대체하며 9.7인치 아이패드와 아이패드 프로 제품군이 확실히 나뉘게 됐습니다.
- 두 개의 아이패드 프로 라인업 -
애플의 새로운 아이패드 프로는 휴대에 최적화 된 10.5형과 생산성에 초점을 맞춘 12.9형으로 나뉩니다. 그 중 아무래도 새롭게 등장한 10.5형 제품에 관심이 쏠리는데요, 화면은 기존 9.7형 아이패드 프로보다 커졌지만 베젤 두께를 줄여 크기 차이를 최소화 했습니다. 문서 작성과 프리젠테이션, 애플 펜슬을 활용한 작업 등 일반 아이패드보다 높은 생산성이 요구되는 수요에 맞춰 화면을 키운 점이 신규 유저는 물론 기존 9.7형 아이패드 프로 사용자들에게도 매력적으로 보일 것입니다. 무엇보다 저를 포함한 마니아들이 좋아하는 'Brand new' 제품이니까요. 그 외 대략적인 사양은 10.5형, 12.9형 제품이 대부분 같습니다.
< 아이패드 프로 2017 주요 사양 >
애플 A10X Fusion칩, M10 보조프로세서 등 기본 사양이 동일하고, 키보드와 애플 펜슬 등의 액세서리 지원 내용도 대부분 같기 때문에 아이패드 프로를 선택할 때 작업 내용과 환경에 맞는 크기를 고르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 될 것입니다. 새로운 10.5형 아이패드 프로는 10.5인치 2224 x 1668 해상도의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고 6.1mm 두께, 약 450g의 무게로 제작됐습니다. 12.9형 아이패드 프로는 그보다 2.4인치 더 큰 12.9인치 화면을 탑재했습니다. 화면 해상도 역시 2732 x 2048로 높습니다. 두께는 6.9mm, 무게는 약 680g으로 두께보단 않지만 무게 차이로 인한 휴대성의 차이가 체감될 것으로 보입니다.
성능을 좌우하는 프로세서는 두 제품 모두 애플의 최신 A10X Fusion 칩을 탑재했습니다. 기존 아이패드 프로 제품보다 CPU는 약 30%, 그래픽은 약 40% 가량 빠른 성능입니다. 기존 아이패드 프로 역시 매우 쾌적한 사용 환경을 보여준 것을 생각하면 매우 매력적인 성능 향상입니다. 작업 환경만 맞는다면 노트북보다 쾌적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에 이미 많은 분들이 아이패드 프로로 문서나 드로잉, 그래픽 작업 등을 하고 계시죠. 배터리 성능 역시 10시간으로 아이패드의 최대 강점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아이패드에서 매력적인 것은 역시나 '화면'입니다.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채용한 후부터는 슬림한 몸체에 밝고 선명한 화면을 가진 아이패드의 매력이 전보다 크게 증가했죠. 기존 9.7인치 아이패드보다 화면 크기와 성능을 더 향상시킨 아이패드 프로 역시 매 제품 최고의 디스플레이라며 대화면을 통한 사용자 경험을 내세웁니다. 이번 아이패드 프로의 디스플레이는 600니트의 밝기와 광색역, 저반사 그리고 120Hz의 주사율로 아이패드 프로만의 장점을 극대화 했습니다. 스마트폰은 물론 웬만한 노트북보다도 품질이 좋은 디스플레이는 그래픽 작업과 포트폴리오 관리용으로 아이패드 프로 제품을 선택하는 이유가 됐습니다.
새로운 10.5형 아이패드 프로
기존 9.7형 아이패드 프로를 대체하는 10.5형 아이패드 프로는 이번 WWDC에서 가장 주목받은 제품 중 하나입니다. 그 이유라는 것이 대부분 기존 제품의 업데이트였던 이번 발표에서 완전히 새롭게 등장한 제품이 10.5형 아이패드 프로와 아이맥 프로 정도였기 때문이지만요. 9.7인치 아이패드 프로가 충분히 매력적인 제품이었음에도 디스플레이와 성능, 고속충전 지원 등에서 12.9형 아이패드 프로와의 차별화 때문에 아이패드 에어와 프로 제품군 사이에서 애매한 느낌이 있었던 데 반해, 10.5형 아이패드 프로는 성능 차별 없이 아이패드 프로의 고성능을 좀 더 쉽게 휴대할 수 있게 됐기 때문에 사용자의 선호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화면이 9.7인치에서 10.5인치로 커지면서 얻는 이점은 무척 많습니다. 해상도가 높아졌고 밝기 등 하드웨어적인 발전도 더해졌습니다. 큰 화면에는 이제 외장 키보드 못지 않은 크기의 풀 사이즈 내장 키보드를 탑재할 수 있게 됐고 생산 작업에는 다소 아쉬움이 느껴졌던 9.7 화면이 소형 노트북 수준의 10.5인치로 확대 되면서 작업 효율이 눈에 띄게 향상될 것으로 보입니다. 거기에 스페이스 그레이, 실버, 골드, 로즈 골드의 네 가지 컬러로 외형의 아름다움까지 유지하고 있습니다. 베젤이 더 좁아진 10.5형 아이패드 프로는 외형 역시 기존 아이패드 제품들보다 더 세련돼 보입니다.
성능 업데이트가 이뤄진 12.9형 아이패드 프로
12.9형 아이패드 프로는 외형의 변화 없이 A10X Fusion 칩과 더 좋은 디스플레이 등 성능 향상이 이뤄졌습니다. 노트북 수준의 대화면에서 오는 작업 공간의 여유로움과 최적화된 iOS 플랫폼에서 느껴지는 쾌적한 성능으로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아직까지 화면과 성능, 사용자 경험에서 대체제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 가장 큰 무기겠죠. 10.5형 출시와 함께 12.9형 아이패드 프로도 베젤 축소 등 외형의 변화가 이뤄졌다면 더 좋았겠지만 가장 크고 빠른 아이패드의 지위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는 점에서 제품 리뉴얼의 의미가 있겠습니다.
"그리고 iOS 11"
iOS라는 걸출한 모바일 플랫폼으로 랩톱 수준의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아이패드의 최대 강점이겠죠. WWDC를 통해 새롭게 발표된 차세대 모바일 OS iOS 11은 다양한 업데이트 중 어느 때보다 아이패드에 대한 많은 배려와 고려가 이뤄져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아이폰의 화면을 무작정 늘려놓은 것만 같은 황망한 독은 맥OS의 독과 비슷한 형태로 개편했고, 더 효율적인 멀티 태스킹과 다중 복사&붙여넣기 기능이 추가돼 노트북에 비해 열세였던 부분을 보완했습니다. 무엇보다 아이패드 내에 저장된 파일, 데이터를 한 곳에서 모두 열람하고 관리할 수 있는 Files 앱의 등장은 아이폰의 연장선상에 있던 아이패드의 사용자 경험에 아이패드만의 '그 무엇'을 더했다는 점에서 특히 반가웠습니다.
시연을 통해 본 아이패드의 iOS 11은 쾌적하고 안전하지만 제약이 많았던 iOS에서 맥 OS에 근접하는 효율적인 조작과 데이터 관리가 가능해진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독에서 앱을 끌어 화면에 놓으면 한 화면에서 다중 작업이 가능한 멀티 태스킹 구조와 맥OS의 미션 컨트롤 화면을 구현한 듯한 멀티 태스킹 화면, 통합 데이터 관리가 가능해진 Files는 아이패드 프로보다도 더 기다려지는 업데이트입니다.
"아이패드가 노트북을 따를 필요는 없다"
'있으면 좋고, 없으면 말고.' 아이패드처럼 이 말이 어울리는 제품도 흔치 않을 것입니다. 큰 화면이 매력적이지만 할 수 있는 것은 아이폰과 크게 다르지 않았던 아이패드는 사용하기에 따라 그 평가가 크게 갈립니다. 아이패드 뿐 아니라 태블릿 제품군 자체가 그런 것이라 태블릿 시장은 스마트폰 시장에 비해 그 하락세가 뚜렷하죠. 애플이 '컴퓨터를 대체하겠다'며 출시한 아이패드 프로는 분명히 아이패드보다 유능하고 똑똑하지만, 컴퓨터를 대체할 수 없는 것은 여전합니다. 그 사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서피스 등 태블릿 스타일의 노트북이 나와 그 대비가 더욱 극명하게 됐죠.
2017년의 아이패드 프로는 '이것이 미래의 컴퓨터'라며 아이패드를 소개했던 과거를 지우고 아이패드만이 가진 장점에 집중한 제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패드가 가진 사용자 경험과 앱, 배터리, 잘 만들어진 액세서리 등의 생태계를 내세워 아이폰과 노트북 사이에 있는 고유의 위치를 확실히 찾았달까요? 출시 이후 끊임없이 아이패드 크기에 맥OS를 탑재한 태블릿 제품을 출시하길 바래왔지만, 만약 그런 제품이 나온다면 이처럼 쿨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컴퓨터가 아닌 아이패드, iOS의 사용자 경험을 가장 쾌적하게 즐길 수 있는 제품. 그 두가지만으로도 사용자는 충분히 이 제품의 가치를 높게 평가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