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적인 그린 컬러만으로 마음을 사로잡은 소니의 무선 헤드폰 MDR-XB950N1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웃도어에 최적화된 저음 중심의 EXTRA BASS와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내세웠지만 커다란 유닛과 다소 부담스러운 이어 패드 때문에 주로 집에서 사용 중이고, 노이즈 캔슬링이 비행기에서 힘을 발휘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크고 푹신한 이어 패드는 잠깐만 착용해도 땀이 난다는 이유로 무선 헤드폰 제품은 고려조차 하지 않았는데, 색상 하나에 끌린 뒤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간단히 이 제품의 특징과 사용 소감을 정리해보려 합니다.
SONY XB950N1 EXTRA BASS™
무선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
40mm 돔 형식 다이내믹 드라이버
블루투스 4.1 / NFC 무선 통신
EXTRA BASS 탑재
노이즈 캔슬링 기능 탑재
유선 케이블 지원
약 22시간 배터리
무게 290 g
블루투스 4.1 무선 통신으로 연결되는 무선 헤드폰으로 40mm 돔 형식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탑재해 기존 무선 리시버보다 풍부한 소리를 들려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이 제품의 강점은 EXTRA BASS와 노이즈 캔슬링. EXTRA BASS는 저음을 강조해 아웃도어 음악 감상을 더욱 박진감 넘치게 만들어주고 노이즈 캔슬링으로 주변 소음도 차단해줍니다. 그야말로 길을 걷는 중에도 음악에만 몰입할 수 있는 제품인 셈입니다. 거기에 노이즈 캔슬링 사용 기준 22시간, 해제시 24시간의 풍부한 배터리 성능까지 갖췄습니다. 가격 역시 20만원 초반대로 최근 인기있는 Beoplay H5, 애플 에어팟 등의 무선 리시버 가격과 비교하면 합리적인 수준입니다. 뜯어볼 수록 매력이 많은 제품이랄까요?
전통적인 디자인, 매력적인 컬러
MDR-XB950N1은 특별하지도 못나지도 않은 전형적인 헤드폰의 외형을 갖고 있습니다. 크고 동그란 두 개의 헤드폰 유닛과 그 둘을 연결하는 곡선의 밴드가 그렇습니다. 다만 선이 전혀 보이지 않고 유닛 측면에 다양한 버튼이 배치된 것이 무선 헤드폰으로서의 아이덴티티를 보입니다. 하지만 MDR-XB950N1의 외형에 높은 점수를 주는 이유는 매력적인 그린 컬러에 있습니다. 블랙과 그린 두가지 모델이 발매됐는데, 그린 모델의 경우 사실 그린보다는 올리브 컬러, 국방색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그 차분한 톤의 그린 색상이 오히려 개성있고 세련된 느낌이라 처음 보는 순간 컬러만으로 이미 마음에 들어버렸다죠.
12인치 맥북과의 크기 비교입니다. 아무래도 40mm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채용한 헤드폰인만큼 유닛 크기가 귀를 모두 덮고도 남을 정도로 큽니다. 물론 그만큼 좋은 음질을 보장하지만요. 제품 부피는 크지만 유닛을 회전해 납작하게 할 수 있고 안쪽으로 접어 부피를 줄일 수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실내보다는 야외 사용이 중심이 되는 무선 헤드셋의 용도를 고려해 40mm 대구경 드라이버의 휴대성을 다양한 방법으로 고려한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유닛을 회전시키는 힌지 부분은 플라스틱, 두 유닛을 연결하는 헤드 밴드 부분은 메탈로 제작됐습니다. 플라스틱은 무광에 표면 해머톤 도장으로 일반 플라스틱보다 흠집에 강할 것으로 기대되고, 메탈 밴드는 제품의 외형을 고급스러워 보이게 합니다. 아, 머리의 크기에 따라 이 밴드를 열단계로 늘릴 수 있습니다. -전 당연히 맥시멈으로 사용합니다. 하하 :(-
정수리에 닿는 헤드밴드에도 안쪽에 소프트 쿠션을 대 착용감을 높였습니다. 실제로 이 부분은 장시간 착용시 통증이 유발될 수 있는 부분인데 소니다운 디테일한 배려라고 하겠습니다. 대신 머리는 더 잘 눌리겠네요(?)
XB 시리즈 헤드폰 답게 이어 쿠션이 상당히 풍성하고 촉감 역시 부드럽습니다. 개인적으로 유선 헤드폰 XB500 제품의 착용감을 무척 좋게 기억하고 있는데, MDR-XB950N1이 그것을 생각나게 했습니다. 귀 전체가 이어 쿠션에 들어가는 형태로 외부 소음 차단 효과가 뛰어나고, 안쪽 소재가 부드러워 2-3시간쯤은 연속으로 착용하고 있어도 귀에 통증이 없어서 집에 와서도 노트북에 연결해 계속 헤드폰을 사용하게 되더군요. 아, 무엇보다 본체 색상과 녹색으로 톤을 맞춘 것이 외형적으로 굉장히 훌륭합니다. 메탈과 플라스틱 그리고 스펀지 쿠션까지, 다양한 소재가 사용됐지만 전체 색상을 하나로 통일한 것이 제품을 꽤나 고급스러워 보이게 합니다.
편리한 버튼 인터페이스
유닛이 커서 버튼과 각종 단자를 배치하기가 용이한 헤드폰 의 장점을 최대한 이용했습니다. 왼쪽과 오른쪽 유닛에 빈 자리 없이 꽤나 많은 인터페이스가 채용돼 있습니다. 왼쪽과 오른쪽 유닛의 버튼은 전원/기능 제어와 재생 제어 부분으로 나눠 헤드폰을 쓴 상태에서도 조작이 편하도록 했습니다. 왼쪽 유닛에는 전원/페어링 버튼과 두 개의 기능 버튼 (노이즈 캔슬링, 베이스 효과)이 배치되었습니다. 세 개의 버튼이 크기와 볼록/오목한 형태가 달라 손의 촉감만으로 기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른쪽 유닛에는 재생/곡 탐색 레버와 볼륨 조절 버튼이 있습니다. 이어폰의 경우 곡 탐색과 볼륨 조작을 멀티 버튼이 겸하는 경우가 많은데, 두 인터페이스를 분리한 것은 음악을 많이 듣는 분들에게 환영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 외에도 microUSB 충전단자, 3.5mm 오디오 단자 등 외부 인터페이스가 제법 푸짐합니다. 헤드폰을 착용하는 동안 직접 눈으로 보지 않고도 각 기능 버튼과 레버를 손쉽게 구분할 수 있는 점이 만족스러웠습니다.
탄탄한 무선 기반 기능
어느 회사보다 무선 리시버 시장에 공을 들이고 그만큼 많은 제품을 내는 소니의 최신 헤드폰 답게, 무선 기능지원 역시 풍부합니다. 안드로이드폰의 NFC 태그 기능을 이용해 헤드폰과 스마트폰을 간편하게 연결/해제할 수 있는 NFC 칩을 왼쪽 유닛에 내장했습니다. 스마트폰을 태그할 때마다 블루투스 페어링과 페어링 해제가 이뤄집니다. 물론 한 번 연결해 놓으면 전원을 켤 때마다 자동되기 때문에 NFC 태그 기능을 자주 사용하지 않는 사용자도 있겠지만, 아이폰 사용자로서 NFC 태그의 편리함은 분명 부러운 부분입니다.
이와 더불어 소니에서 새롭게 무선 헤드셋 전용 앱 headphones connect를 런칭했습니다. 이제 꽤 다양한 라인업을 갖춘 블루투스 무선 리시버, 그 중에서도 헤드폰을 관리할 수 있는 앱입니다.
< Headphones Connect 앱 화면 >
iOS와 안드로이드 플랫폼에 무료로 배포되는 소니 무선 헤드폰 전용 앱 headphones connect를 사용하면 스마트폰 화면에서 음장 효과와 베이스 효과를 상세하게 설정할 수 있고, 노이즈 캔슬링 기능도 제어할 수 있습니다. 연결된 제품을 자동으로 인식해 제품명과 배터리 등을 화면에 표시하는데, 하나 이상의 헤드폰을 사용하는 분들이 가지고 있는 제품들을 관리하는 데 유용한 앱입니다. 총 네 가지 음장 효과를 프리셋 형태로 지원하며 베이스 효과는 -10부터 +10까지 20단계로 설정할 수 있습니다. 음장/베이스 효과만으로도 headphones connect 앱은 MDR-XB950N1 사용자가 꼭 설치해야 하는 앱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사운드는?
사실 무선 리시버의 경우 음질은 포기하고 편의성만을 취하는 편입니다. H5가 그 선입견을 깨주긴 했지만 그럼에도 절반 가격의 유선 이어폰 A8보다 더 좋은 소리를 들려주지 못하니까요. 최근 사용하고 있는 애플 에어팟 역시 편의성에선 99점이지만 음질에서는 가격 대비 70점 이상을 주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소니 MDR-XB950N1은 음질에서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아무래도 40mm의 대구경 드라이버가 무선 신호로 전달된 음향을 그럴듯하게 꾸며주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선입견 때문인지 유선 헤드폰보다 소리가 깊지 못하다는 느낌이 들지만 적어도 헤드폰은 무선이라도 일정 수준 이상의 소리를 들려준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핵심 기능인 EXTRA BASS의 경우 항상 켜고 사용했는데, 확실히 저음의 양이나 무게감이 향상된 느낌입니다. 증폭에 따른 왜곡도 거의 느껴지지 않고요. 적어도 소리 때문에 무선의 편의성을 포기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무선 리시버의 사운드가 좋아졌다는 것을 MDR-XB950N1을 사용하며 느끼고 있습니다. -역시 스피커 크기가 깡패입니다-
반대로 실망한 기능은 노이즈 캔슬링. 아직 비행기나 대중교통 같은 노이즈 캔슬링을 위한 환경에서 사용해보지 않아 최종 평가를 유보해야겠지만 집과 카페 등에서 사용할 때 종종 헤드폰을 벗거나 앱을 실행해 노이즈 캔슬링이 설정되어 있는지 확인할 정도로 노이즈 제거 효과가 크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더불어 노이즈 캔슬링을 설정할 경우 종종 고음이 갈라지는 현상도 발생하더군요. 그래서 비행기를 타지 않을 때는 주로 노이즈 캔슬링 기능은 해제하고 사용하고 있습니다. 크고 푹신한 이어패드만으로도 주변 소음을 어느정도 막아 주거든요.
무선과 유선의 조화
또 한가지 인상적이었던 것은 유선 케이블을 지원이었습니다. MDR-XB950N1은 블루투스로 연결되는 무선 헤드폰이지만 본체에 3.5mm 오디오 단자를 통해 유선 헤드폰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무선보다 상대적으로 우위인 유선 연결의 음질은 40mm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보다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이면서, 배터리가 없을 때도 MDR-XB950N1을 사용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된 것이 인상적이었어요. 개인적으로는 확실히 무선 연결보다 유선 연결의 음질이 더 깊고 풍부한 느낌을 줬습니다. EXTRA BASS와 디지털 노이즈 캔슬링 등 이 헤드폰은 무선 통신과 디지털 기술이 주를 이루는 제품이지만 오래된 오디오 시스템과 연결해 아날로그 감성을 느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줄 수 있습니다.
소니의 리시버, 그 중에서도 헤드셋 제품군은 언제나 가격 대비 충분한 성능을 내준다는 평가를 들어왔고, 노이즈 캔슬링과 베이스 부스터 등 매력적인 기능으로 욕심날 때가 있었지만 그럼에도 구매욕을 자극하는 그 무엇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MDR-XB950N1은 심플한 디자인과 세련된 그린 컬러로 기능과 성능을 확인하기도 전에 손을 잡아 끌더군요. 다행히 EXTRA BASS와 노이즈 캔슬링, 22시간 배터리 성능 등 뜯어보니 더 매력있는 제품이었습니다. 기존 무선 리시버 대비 합리적인 가격도 이 제품에 대한 후한 평가에 한 몫 단단히 했습니다. 이제 집에서도 무선 헤드폰을 사용하고, 선이 길게 늘어진 리시버는 책상에 놓인 것만 보아도 답답하게 느껴질 정도니 확실히 대세는 무선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