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새삼 다시 일본라멘에 맛들여 그동안 갔던 곳과 가보지 못한 곳을 찾아 다니고 있습니다. 최근에 다녀온 곳은 대학로 멘야산다이메였습니다. 일요일 주문 마감 시간에 맞춰 도착해 발길을 돌린 화풀이기도 했고 그 날 먹은 대학로 터줏대감 '고멘'의 라멘에 깊은 실망감을 느껴서이기도 했습니다. 사실 멘야산다이메는 홍대점에 가본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것은 다른 곳보다 다소 높은 가격에도 양이 너무 터무니 없이 적어 화가 나서였습니다. -물론 그 때 한창 많이 먹긴 했어요-
대학로 한적한 골목길 안쪽에 있어 붐비지 않는 것이 저같은 사람에게는 무척 좋은 위치이고 환경입니다.
멘야산다이메의 철학인지는 몰라도 홍대점과 같이 테이블 수도 좌석 수도 적은 편입니다.
이 날 저는 평소 찾지 않던 미소라멘을 주문했습니다. 왜냐고 물으시면 그 미소가 그날따라 미소같지 않고 미소:) 같아 보였다는.. 아, 아닙니다.
매운 미소라멘을 좋아하는데 의외로 제가 갔던 라멘집들은 주로 '구수한' 미소라멘들을 판매하고 있어서 입맛에 맞지 않았던 적이 많았습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멘야산다이메 홍대점에 방문했을 때는 시그니처 메뉴인 돈코츠 라멘을 먹었는데 그리 좋은 기억이 아니기도 했고요.
팔팔 끓는 육수의 미소라멘은 일단 보기에 참 좋았습니다. 그릇이 크기도 했거니와 제가 좋아하는 숙주까지 푸짐하게.
아, 저거 대 사이즈입니다. 오해 없으시길. 멘야산다이메는 여전히 비싸고 양이 적었습니다.
멘야산다이메의 미소라멘을 평하자면 그동안 제가 먹었던 미소라멘의 구수함에 제가 원하던 얼큰함과 매움매움이 사이좋게 반반씩 있어 무척 맛있었습니다. 제가 한국에서 먹은 미소라멘 중에는 손에 꼽을만큼 맛있었습니다. 평소 무척 좋아하는 강남 유타로의 '쿠로' 라멘이 '너무 짜서' 부담스러울 때가 있고, 무식하게 달군 돌을 넣어주던 홍대 부탄츄의 겨울한정 미소라멘을 지금 먹을 수 없으니 이 미소라멘이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더불어 면을 추가한 대 사이즈는 양도 푸짐했습니다. 추운 겨울날 먹었던 홍대
함께 주문한 짝꿍의 돈코츠 라멘은
음,
네.
보통 사이즈의 양이 확실히 적었고 바로 볶아 나오는 뜨거운 미소라멘과 달리 미리 낸 육수로 만든 돈코츠 라멘은 충분히 뜨끈하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멘야산다이메에서는 미소라멘 대짜를 먹어야겠네' 라며 하루를 마무리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