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프라하,
한번 더 올림푸스.
- 지난해에 이어 이번 프라하 여행도 올림푸스 카메라와 함께 했습니다 -
얼마 전 두번째 체코, 프라하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지난 봄에 다녀왔으니 얼추 일년만입니다. 첫 여행을 마치자마자 다음 여행을 염원 했으니 이번 여행 역시 첫 여행 못지 않게 설레더군요. 게다가 이번엔 짝꿍의 손을 잡고 떠나, 제가 원하는 대로 만드는 여행이었다는 점에서 지난 봄의 빈틈없이 짜여진 여행보다 오히려 더 좋았습니다. 다녀와 떠올려보니 오히려 그때보다 더 바쁘게 많은 것들을 '해치웠던' 여행이 되었지만 말예요.
첫번째 프라하 여행에 함께했던 올림푸스, 그래서 현재까지도 큰 관심을 갖고 있고 제게는 특별한 브랜드가 됐습니다. 그리고 무척 행운스럽게도 두번째 프라하 여행을 한번더 올림푸스 카메라와 다녀오게 됐습니다. 이것도 인연이라면 인연이겠죠? 지난 첫번째 프라하 여행을 함께한 OM-D E-M5 Mark II와 이번 여행의 PEN-F. 짧은 시간이지만 두 제품을 사용하며 느낀 차이점과 신제품 PEN-F의 특징과 소감 등을 앞으로 몇차례 포스팅할 계획입니다. 두 카메라는 외형부터 콘셉트까지 차이가 많은 제품이지만, 뜯어보고 찍어보면 적잖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거든요.
- 실버가 아닌 것이 못내 아쉽긴 했지만 -
PEN-F에 대해 많이 궁금해하실 분을 위해 소감부터 미리 짤막하게 말씀 드리자면, 새로운 PEN-F의 디자인은 이전 PEN보다 특유의 레트로 스타일을 한층 매력적으로 풀어내면서 동시에 OM-D 상위 제품과 견줄만큼 하드웨어 완성도가 뛰어납니다. 손에 쥐는 느낌부터 아날로그 다이얼의 조작감 등이 제가 사용해 본 올림푸스 카메라 중 가장 좋은 인상을 줬습니다. 특히 새로 추가된 노출 보정 다이얼과 왼쪽 상단의 전원 레버의 조작감이 경쾌하고 깔끔하면서도 가볍지 않아 좋았습니다. 노출 보정 다이얼을 무척 많이 사용하는 편이라 그 만족도가 더욱 높았습니다. 새로운 2000만 화소 이미지 센서의 이미지 역시 기존 1600만 화소 제품보다 디테일이나 고감도 성능에서 향상됐습니다. 다만 그 폭이 우리가 신제품에서 기대하는 것에 부응하는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겠습니다. ISO 4000 이하의 저감도에서는 분명 기존보다 나은 결과물을 보이지만, 그 이상의 고감도에선 극적인 성능 향상을 쉽게 느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기대를 모은 내장 뷰파인더의 성능은 크기에서 논란이 있지만 외장 뷰파인더를 장착해야 했던 기존 PEN 시리즈의 격을 한단계 향상시키는 분명한 '플러스 요소'이고, 재미있다/보기 흉하다로 의견이 갈리는 전면 다이얼은 PEN-F의 컬러 프로파일 / 모노크롬 촬영을 즐긴 제게는 무척 유용했습니다.
물론 방진방적 부재와 Full HD에 머문 동영상 해상도, 일년 전 출시된 OM-D E-M5 Mark II와 비교해 화소를 제외하면 수치상으로 극적인 변화를 보여주지 못한 점은 기존 PEN 시리즈보다 높게 책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격 때문에 이 카메라의 전망을 어둡게 보는 이유가 되기도 하지만 제가 함께 여행을 함께 하며 느낀 장점들이 그보다 컸습니다. 디자인과 조작성, 결과물 등에서 E-M5 Mark II보다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아쉽게도 아직 여행 사진 정리가 끝나지 않아 이번에는 이제 막 여행을 마친 간단한 소감으로, PEN-F로 촬영한 이미지와 인상적이었던 점 등을 적어보려 합니다. 다음 포스팅에서 2000만 화소 이미지 센서의 성능과 5000만 화소 촬영 기능 그리고 많이 관심을 가지시는 컬러 프로파일과 모노크롬 촬영 등에 대한 내용도 포스팅할 예정이고요.
올림푸스 PEN-F로 담은 프라하, 체코
OLYMPUS PEN-F | M.Zuiko 12mm F2.0 | 12mm | F5.0 | 1/1000 | ISO 200
올림푸스의 다양한 M.Zuiko 렌즈 중 제가 가장 좋아하는 렌즈는 17mm F1.8 렌즈입니다. 무거운 줌렌즈를 싫어하는데다 35mm 환산 약 35mm의 초점거리가 제가 워낙 좋아하는 것이라서요. 물론 효율을 따진다면 12-40mm F2.8 PRO 렌즈가 가장 좋겠지만 제 여행에는 작고 화질 좋은 단렌즈 하나로 다가가고 물러서며 담는것이 제격입니다. 이번에도 17mm F1.8 렌즈를 가장 먼저 챙겼지만 예상 밖으로 이번 여행은 광각 렌즈 M.Zuiko 12mm F2.0 렌즈 하나로 거의 모든 사진과 영상을 촬영했습니다. 평소 눈에 익은 35mm 환산 약 35mm의 초점거리가 프라하의 풍경을 담기엔 확실히 부족하게 느껴졌고, 혹시나 해서 챙겨온 12mm F2.0 렌즈가 시원시원한 시선으로 장면을 푸짐하게 담아줬거든요. 게다가 광각 렌즈에서 걱정된 주변부 왜곡이 느껴지지 않아 이번 여행에서 PEN-F와 함께한 단 하나의 렌즈가 됐습니다. PEN-F와 외모에서도 가장 좋은 조화를 보인 이 M.Zuiko 12mm F2.0 렌즈에 대한 내용은 다음 포스팅에서 이어갈 예정입니다.
OLYMPUS PEN-F | M.Zuiko 12mm F2.0 | 12mm | F4.0 | 1/500 | ISO 200
올림푸스 카메라의 AF 성능에 대해서는 평소에도 무척 높은 신뢰를 갖고 있습니다. 적어도 제가 사용하는 AF-S 촬영에 한해서는 말이죠. 이번에도 짧은 여행, 촘촘한 일정에 바쁘게 다니며 짧게짧게 장면을 '끊어내는' 스냅 촬영이 많았는데 이때 12mm 렌즈의 넓은 시선과 PEN-F의 빠른 AF가 충분한 성능을 보여줬습니다. MF 카메라를 주로 사용하던 제게는 AF로 빠르게 촬영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큰 장점인데 속도까지 빠르니 여행 전체가 경쾌해지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리고 이런 빠른 촬영에는 화면 터치로 AF를 설정하는 터치 AF를 주로 사용했습니다. 제가 화면 터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입니다.
OLYMPUS PEN-F | M.Zuiko 12mm F2.0 | 12mm | F4.5 | 1/640 | ISO 200
새로운 2000만 화소 이미지 센서는 기존 1600만 화소 이미지 센서보다 확실히 결과물이 풍부해졌다는 인상을 줍니다. 고화소로 세부 묘사가 섬세해져 굳이 이미지를 확대해 보지 않더라도 작은 피사체 하나하나를 꼼꼼하게 새겨놔 풍경 사진에 감흥이 더해졌습니다. 과거에는 마이크로포서드 규격 이미지 센서에 2000만 화소는 득보다 실이 많다고 생각하는 쪽이었는데 센서 기술의 발전이 그 약점을 최대한 억제하면서 고화소 이미지의 장점을 가져왔습니다. 물론 고감도 이미지에선 그 한계가 드러나 ISO 6400 이상 초고감도에서는 E-M5 Mark II에 비해 뚜렷한 우위를 느낄 수 없었지만 동등한 노이즈에 화소가 늘어난 것으로 위안을 삼을 수 있겠습니다. 물론 ISO 200의 풍경 촬영에서는 이 2000만 화소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죠. 마이크로 포서드 카메라 사용자들이 매우 기다린 변화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OLYMPUS PEN-F | M.Zuiko 12mm F2.0 | 12mm | F6.3 | 1/640 | ISO 200 | 크롬 필름 생생한 컬러
PEN-F의 다양한 변화 중 가장 제 눈길을 끈 그리고 기대를 부른 것은 새롭게 추가된 컬러 프로파일과 모노크롬 모드의 결과물입니다. 그리고 컬러를 매우 섬세하게 설정할 수 있는 컬러 프로파일은 이번 여행 사진의 대부분을 담당했습니다. 프라하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LCD를 보며 컬러 프로파일을 제 취향에 맞춰 조정해 여행 내내 촬영했는데요, 아쉽게도 카메라의 LCD가 결과물보다 채도가 높아 생각한 것과 조금 달랐지만 그 가능성만큼은 충분히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올림푸스는 RAW 촬영을 주로 사용하는 제가 JPG 이미지를 신뢰하는 몇 안되는 브랜드 중 하나인데, 컬러 크리에이터에 이어 이번 컬러 프로파일의 도입으로 JPG 이미지만으로 원하는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습니다. 총 3개의 사용자 설정이 제공되는데 1->2(크롬필름 리치컬러)->3(크롬필름 생생한 컬러) 순으로 갈수록 채도와 대비가 높아집니다. 여행지의 눈부신 풍경 사진을 찍을 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겠습니다.
OLYMPUS PEN-F | M.Zuiko 12mm F2.0 | 12mm | F5.6 | 1/80 | ISO 320
OLYMPUS PEN-F | M.Zuiko 12mm F2.0 | 12mm | F4.0 | 1/60 | ISO 320
OLYMPUS PEN-F | M.Zuiko 12mm F2.0 | 12mm | F4.0 | 1/200 | ISO 200
OLYMPUS PEN-F | M.Zuiko 12mm F2.0 | 12mm | F4.0 | 1/60 | ISO 200
OLYMPUS PEN-F | M.Zuiko 12mm F2.0 | 12mm | F5.0 | 1/25 | ISO 640
OLYMPUS PEN-F | M.Zuiko 12mm F2.0 | 12mm | F5.0 | 1/80 | ISO 320
매우 특별한 모노크롬 모드
OLYMPUS PEN-F | M.Zuiko 12mm F2.0 | 12mm | F4.0 | 1/400 | ISO 200
컬러 프로파일보다 강렬한 인상을 줬던 PEN-F의 새로운 모노크롬 모드. 타사 카메라의 경조 흑백 이미지를 연상 시키는 강한 대비는 디테일보다는 강한 인상으로 매력적인 흑백사진을 연출하게 됩니다. PEN-F의 모노크롬은 전면 다이얼을 통해 빠르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 이 카메라의 대표 기능으로 내세운 것이 눈에 띄는데 결과물 역시 이 카메라의 레트로 스타일에 걸맞은 흑백 필름 사진같은 감성이 매력적입니다. 역시 3개의 사용자 설정을 제공하며 2번은 클래식 필름 B&W, 3번은 IR 필터 효과가 적용된 클래식 필름 B&W IR 모드입니다. 모노크롬 모드에서도 컬러 프로파일과 동일하게 컬러 필터 효과를 적용할 수 있어 흑백 톤을 세부적으로 조정할 수 있고, 거기에 더해 흑백 필름을 연상 시키는 입자의 크기와 노이즈 강도를 설정할 수 있습니다. 선명하고 세련된 흑백 사진을 위해서는 낮은 필름 그레인을, 아날로그 이미지의 감성을 강조하고 싶을 때는 그레인 강도를 높이면 적절하게 연출할 수 있겠습니다.
전면 다이얼을 통해 실제로 많은 장면을 컬러와 흑백을 번갈아가며 촬영했습니다. 그리고 사뭇 다른 두 결과물은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그래서 이번 프라하 여행의 많은 이미지를 PEN-F의 모노크롬 이미지로 촬영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별도 포스팅으로 이 레트로 스타일의 이미지를 소개하겠습니다.
함께 다녀온 PEN-F의 인상 첫번째, 스타일
개인적으로 이번 PEN-F의 가장 큰 매력은 갖고 싶은 외관입니다. 손으로 쥐고 다이얼을 돌려보니 많이 찍어보고 싶어집니다.
사실 요즘 카메라들의 성능이 일반적인 촬영에선 뚜렷하게 불편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상향 평준화 되어있어 언젠가부터 성능은 고려 요소에서 점점 밀려나고 있는 기분입니다. 그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PEN-F 역시 스펙보다는 매력적인 외관이 가장 먼저 마음을 사로 잡았습니다. PEN 시리즈의 시작부터 꾸준히 이어진 그리고 점점 깊이 탐닉(?)하고 있는 레트로 스타일에 대한 열정이 PEN-F에서 또한번 의미있는 성과를 보였습니다. 비록 원작인 필름 카메라 PEN-F의 극도로 간결한 미니멀리즘을 그대로 살리기엔 불편함이 커 디지털 PEN과 필름 PEN의 사이 어딘가에 위치하게 됐지만 손에 쥐어보니 눈으로 볼 때보다 더 이 스타일이 와 닿았습니다. 필름 와인더를 전원 버튼으로 재해석하고 전면 다이얼엔 다분히 디지털스러운 기능을 배치한 고심의 흔적이 그렇고 레트로 스타일 자체의 완성도 향상을 위한 독특한 볼커나이트 채용 역시 그렇습니다. 벌써 몇년간 미러리스 카메라 트렌드가 '레트로 스타일'로 굳어지면서 이제 유행이라기보단 큰 흐름이 되었는데 현재까지 제가 경험한 수많은 카메라 중 레트로 스타일 자체의 완성도로는 이 PEN-F가 가장 높은 수준을 보여줬습니다. 물론 이 카메라와 어울리는 디자인의 M.Zuiko 렌즈가 보강된다는 전제 하에 말이죠. 12-40mm F2.8 Pro 렌즈와 PEN-F의 조합은 이 카메라의 외모를 끌어 내렸습니다.
함께 다녀온 PEN-F의 인상 두번째, 가벼움
PEN-F와 가장 잘 어울리는 M.Zuiko 12mm F2.0 렌즈. 외관이며 넓은 시선이 여행용으로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역시 미러리스 카메라는, 그 중에서도 마이크로 포서드 카메라는 이 가벼움과 기동성이 가장 큰 매력입니다. PEN-F는 내장 뷰파인더 탑재로 기존 PEN 시리즈보다 높이가 다소 높아졌지만 여전히 경쟁 미러리스 카메라보다 작은 편에 속하며 무엇보다 렌즈를 결합한 전체 시스템의 크기와 부피, 무게가 작아 휴대성이 뛰어난 것이 장점입니다. 주로 여행에 사용하던 35mm 풀프레임 카메라가 1kg이 훨씬 넘는 육중한 무게에 만만치 않은 부피를 차지했는데 PEN-F와 12mm F2.0 렌즈의 조합은 종일 목에 걸고 다녀도 부담이 없을 정도로 가벼웠습니다. 그러다 마음에 드는 장면을 발견하면 한 손으로 카메라를 들어올려 가볍게 촬영할 수 있으니까요. 특유의 가벼움은 여행을 더욱 편하게 하고 원하는 장면을 빠르게 촬영할 수 있도록 해줬습니다. 이런 장점 덕분에 PEN-F는 여행은 물론 일상용 데일리 카레라로도 매력적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무심히 가방에 챙기기 좋은 크기와 무게니까요.
함께 다녀온 PEN-F의 인상 세번째, 가능성
Wi-Fi 무선 통신과 인터벌 촬영 기능 등 여행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기능들이 많았습니다.
아쉽게도 상위 라인업인 OM-D 상위 제품의 몇몇 요소가 빠지긴 했지만 PEN-F는 현재까지 올림푸스 미러리스 카메라가 축적해온 기술이 대부분 적용돼 있습니다. 매 시리즈마다 키 포인트로 추가되던 기능들이 하나씩 쌓여 이제 기본 기능이 되었고 그것들이 이번 여행과 같은 특별한 촬영에서 종종 매우 유용하게 활용됩니다. 예를 들면 여행지에서 바로 SNS로 사진을 공유할 수 있는 Wi-Fi 무선 통신이나 이 순간이 아니면 다시 보기 힘들 여행지의 장면을 일반적인 사진/영상과 다르게 그리고 더욱 극적으로 담아주는 인터벌 촬영과 타임랩스 무비 같은 기능 말이죠. 그동안 잘 사용하지 않던 기능들을 이번 여행에서 사용해 만족스러운 경험을 했습니다. 그것으로 저는 여행용 카메라로 점찍은 이 PEN-F의 기본기에 대해 좋은 평가를 내릴 수 있게 됐죠. 그 중에서도 가장 만족스러웠던 기능인 인터벌 촬영 결과물을 덧붙입니다. 4K 타임랩스 무비로 촬영 후 카메라에서 직접 생성도 가능한데 아직 5fps까지 지원이 되지 않아 다녀와서 제가 Full HD 해상도, 12fps로 제작했습니다. 약 200장의 촬영 이미지를 연결한 영상입니다.
- PEN-F로 촬영한 타임랩스 무비 (1920 x 1080 Full HD) -
다른 많은 요소보다 위에 선 가치
바로 '갖고싶은 카메라'
친해질 새도 없이 만나자마자 함께 떠난 여행, 때문에 새로운 컬러 프로파일을 다양하게 바꿔가며 테스트해 보거나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실 '수치상'의 특징을 제대로 파헤치지는 못했습니다만 어느때보다 다양한 곳에서 많은 사진과 영상을 촬영하며 손과 눈, 감정으로 이 카메라를 평가하고 이해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찾은 프라하에서 저는 새로운 카메라를 들고 내내 이 카메라가 제 기대 이상이기를 간절히 바랐습니다. 그것은 이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것 자체가 매우 즐거웠다는 의미가 될 것입니다. 함께 떠나고 목에 걸어 혹은 어깨에 매고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며 이 카메라가 가진 레트로 스타일과 아날로그 조작계의 감성에 큰 만족을 느꼈습니다. 때문에 이미지를 보기도 전에 저는 이 카메라를 갖고 싶은 카메라로 주변에 소개하게 됐습니다.
새로운 디자인의 PEN-F가 보이는 2000만 화소 이미지는 이 포스팅을 통해 궁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하시기 바라시는 분들께 기대만큼 혹은 이상이나 이하일 수 있습니다. 가격과 성능 등에 따라 매겨지는 가치 역시 사용자에 따라 다를 것입니다. 하지만 세계 최고의 낭만 도시를 이 카메라와 함께 여행하는 동안 저는 숫자로 채워진 몇 줄의 사양보다 큰 이 카메라의 가치를 충분히 느끼고 왔습니다. '갖고 싶은 카메라'라는 소유욕. 요즘처럼 디지털 카메라가 다 좋은 시대에 어쩌면 이것이 PEN-F의 정체성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고 시장에서 가장 큰 설득력을 가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멋진 사진은 우선 이 카메라를 '가진 후'에 만들어 나가는 것이니까요.
함께여서 무척 즐거웠던 여행, 다음 포스팅에서는 마음을 좀 진정 시키고 이 카메라의 장,단점에 대해 조금 더 상세히 평가 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