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푸스의 2016년 전략 제품 PEN-F의 정식 발표가 1월 27일로 알려지면서, 이틀 가량 남은 현재 실제 제품 사진과 주요 사양 등 대략적인 정보가 공개됐습니다. 2015년 OM-D 라인업의 중/보급형 제품인 E-M5 Mark II와 E-M10 Mark II 두 모델을 발표하며 힘을 낸 올림푸스가 2016년 벽두부터 신제품을 발표하며 더욱 속도를 내고 있는데요, 그간 주력해온 OM-D 라인업이 아닌 PEN 시리즈의 신제품이라 더욱 관심을 끕니다. 그리고 한때 미러리스 카메라의 대명사처럼 불렸지만 하이엔드 시리즈인 OM-D 출시와 함께 다소 격하,소외 되었던 PEN 시리즈의 부활이라는 점에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익히 알려진대로 올림푸스는 E-P5까지 발매된 기존 PEN를 종료하고 PEN-F라는 새로운 네이밍의 제품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스타일과 성능 등에서 다소 정체 되었다고 평가 받았던 PEN 시리즈를 새로운 스타일로 화려하게 리부트함과 동시에 기존 하이엔드 라인업인 OM-D 시리즈와 동등한 성능으로 투톱 전략을 내세우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 새로운 PEN-F는 동명의 필름 카메라 PEN-F를 복각한 제품으로 레트로 스타일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실 저는 이 로고도, 필름 카메라 PEN-F 카메라 시리즈도 잘 알지 못했습니다만, 이 카메라의 소문을 듣고 필름 카메라 PEN-F 디자인을 보니 초창기 PEN이 인기를 끌었던 '레트로 스타일'의 매력을 다시 한 번 부각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되더군요.
정식 발표를 이틀가량 앞두고 올림푸스는 미디어 이벤트 초대장을 보내 신제품 발표를 공식적으로 알렸습니다. 발매 전부터 디자인이며 사양이 상당부분 유출된 OM-D 시리즈와 달리 이번 PEN-F는 발표 직전인 최근까지도 디자인 및 사양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궁금증을 샀는데요 -누구보다 제가 무척 궁금해 했습니다- 역시나 발표를 일주일 가량 앞두고는 정보가 본격적으로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아래는 현재 발표된 PEN-F의 제품 사진과 주요 사양입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올림푸스 카메라의 최대 장점인 '스타일'입니다. 기존 PEN 시리즈가 점점 여성적인 우아함을 강조한 '예쁜' 외모를 강조한 데 반해 PEN-F는 철저한 직선 위주의 남성적인 디자인을 채용했습니다. 전면에서 바라보는 카메라의 실루엣은 반듯한 직사각형으로 PEN-F의 디자인 언어가 가장 잘 계승되어 있는 부분이고 실버 프레임과 볼커 나이트가 이어지는 특유의 라인도 오리지널 PEN-F의 그것을 닮았습니다. 아날로그 감성을 디지털 카메라에서 최대한 표현하기 위해 필름 와인더 디자인의 전원 스위치를 상판 좌측에 배치했고, 오리지널 PEN-F의 전면 다이얼을 되살려 아트필터 기능을 배치한 것이 가장 큰 변화입니다.
개인적으로 제게 꼭 필요했던 뷰파인더가 전자식 형태로 내장돼 있습니다. 이 뷰파인더는 236만 화소 EVF로 알려져 있는데 기존 OM-D 제품과 동등한 성능으로 예상됩니다. 기존 E-P 시리즈가 체결 형태의 외장 뷰파인더를 채용했는데, 개인적으로 뷰파인더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변화가 매우 반갑습니다. 더불어 이 요소가 PEN-F가 기존 E-P 시리즈보다 한단계 격상되는 상징적인 의미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LCD는 E-M5 Mark II와 동일한 형태의 회전 LCD로 역시 터치 조작을 지원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방대한 디지털 카메라의 조작계를 채용하기 위해 오리지널 PEN-F의 심플함을 잃어 생각보다 공통점은 많지 않습니다. 새로운 시리즈이지만 기존 E-P 시리즈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상단 및 후면 다이얼과 버튼은 OM-D 시리즈의 그것과 매우 비슷한 형태입니다. 반가운 것은 노출 보정 다이얼이 상판 우측에 별도로 배치 됐다는 점입니다. 레트로 스타일의 조작성에 꼭 필요한 요소이면서 촬영 편의성 역시 크게 향상되는 노출 보정 다이얼의 존재는 매우 반갑습니다. 상판의 3개 다이얼과 후면 멀티 다이얼까지 총 4개의 다이얼을 촘촘하게 배치한 것을 토대로 하이 아마추어 및 프로 사진가들을 겨냥한 제품이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아마 E-M5 Mark II와 동급 혹은 조금 더 상위에 위치해 E-M1 시리즈와 함께 올림푸스의 투 톱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음은 현재까지 알려진 PEN-F의 사양입니다.
올림푸스 PEN-F
- 2000만 화소 Live MOS 이미지센서 (소니 제조)
- 다중 촬영을 이용한 5000만 화소 사진 촬영
- ISO 200 - 25600
- 1/8000 - 60초 셔터속도 지원, 전자식 셔터 1/16000초 지원
- 5스텝 보정 효과의 5축 손떨림 보정
- 4가지 기능을 담당하는 전면 크리에이티브 다이얼
- 236만 화소 유기 EL 뷰파인더
- Full HD 동영상 촬영
- 인터벌 촬영
- 4K 타임랩스 동영상 촬영
- 초당 10매 연속촬영
- Wi-Fi 무선통신
- 3" 103만 화소 LCD, 터치/회전 조작
- 블랙/실버 모델
- 렌즈킷 기준 1499유로
올림푸스 카메라 최초로 2000만 화소의 Live MOS 이미지 센서가 탑재 됐습니다. 새로운 센서로 1600만 화소대의 OM-D 시리즈보다 더욱 나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적어도 '화질'에 있어서 만큼은 제품의 '등급'과 크게 관계없이 최신 제품에서 가장 좋은 결과물을 보였던 올림푸스 제품 성향을 고려하면 아마 가장 좋은 화질의 올림푸스 카메라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와 함께 E-M5 Mark II에서 선보인 초고화질 촬영 기능이 PEN-F에 적용돼 다중 촬영으로 5000만 화소의 이미지를 찍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삼각대를 사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정적인 풍경 사진이나 대형 인화에 매우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안겨준 초고화질 촬영 기능이 탑재된 것을 통해 PEN-F가 OM-D의 중급 모델인 E-M5 Mark II에 대응 혹은 그보다 상위에 있는 제품임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기계식 셔터 기준 1/8000초의 셔터 속도 지원을 감안하면 E-M1과 동급인 플래그쉽 수준이라고 해도 되겠고요.
5축 손떨림 보정은 5스텝 보정 효과로 더욱 강력해졌고 236만 화소 전자 뷰파인더를 내장해 촬영 편의성이 크게 향상 됐습니다. 파인더를 중시하는 상급 사용자들에게 이제서야 '고급기'로 어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만 동영상 촬영은 아쉽게도 Full HD 해상도에 멈춰 있는 것이 현재까지 알려진 사양에서 가장 아쉬운 점입니다. 최근 디지털 카메라는 물론 액션캠 제품에서도 4K 동영상이 속속 적용되고 있으니까요. 얼마 전 발표된 후지필름 X-Pro2 역시 Full HD 해상도에 머물러 아쉬움을 샀는데 두 제품 모두 '사진'에 조금 더 무게를 둔 사용자들에게 적합하겠습니다.
가장 중요한 PEN-F의 가격은 렌즈킷 기준 1499유로로 역시 기존 E-P 시리즈보다 높게 책정됐습니다. 14-42mm와 17mm F1.8 렌즈킷으로 발매가 된다고 하는데, 매력적인 스타일과 마이크로 포서드 마니아층을 설레게 하는 높은 성능에도 이 고가 정책이 많은 분들을 돌아서게 할 것 같아 우려스럽습니다.
이제 곧, 1월 27일 정식 발표될 PEN-F는 2016년 올림푸스는 물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마이크로 포서드 진영 전체의 기대를 받는 'All new' 시리즈입니다. 저 역시 올림푸스 카메라 사용자 중 한 명으로 매우 큰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우선은 스타일 하나만으로 제 소유욕을 간지르는 이 PEN-F, 과연 올 한해 '마이크로 포서드의 빛'이 될 수 있을까요? PEN의 신화는 과연 다시 시작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