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받고도 사실 별로 실감이 가지 않았는데 이렇게 구청에 도착하니 이제 알겠더군요.
제 4회 강북구 사이버 사진 공모전 시상식에 다녀왔습니다.
3층의 작은 강당에서 조촐하게 열린 시상식.
모든 것이 낯선 가운데 단 하나 눈에 익은 것은 운 좋게 우수상에 선정된 제 사진
강북구에 30여년을 살면서도 정작 강북구 사진이라봐야 북서울 꿈의 숲 나들이 사진뿐이라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이 날의 화창한 날씨가 제게 좋은 결과를 안겨줬습니다.
날씨빨이라고 하죠, 뭐.
수십번 본 사진인데도 이렇게 액자에 넣으면 그 기분이 사뭇 다릅니다.
이 사진을 찍던 날이 생생히 기억 나는데요, 화창한 봄날에 출근도 미루고 가까운 북서울 꿈의 숲을 무작정 찾았고
마침 가방에 있던 똑딱이 라이카 X1으로 담았습니다.
시상식을 30여분 앞두고 조금 일찍 도착한 터라 행사장 내에 전시된 선정작들을 둘러 보았어요.
제 우수상 딱지를 숨겨두고 싶을 만큼 멋진 작품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사 계절을 한 장에 담은 이 사진은 장면이며 작가의 노력에 감탄하게 된 작품이었습니다.
시상식 시작 전, 기념으로 한 장.
그리고 구청장님이 오시고, 상과 꽃다발을 주시고, 기억나지 않는 말씀 몇 마디를 하시고
그렇게 짧은 시상식이 끝났습니다.
그리고 남은 건 이 상장과 봉투.
어머니는 상장을 좋아 하셨고 저는 봉투에만 관심이 있었다고 합니다.
물론 봉투에는 이렇게 안내 문구만 있었습니다.
아마 오늘쯤 계좌로 상금이 들어올 것 같아요.
그 봄날의 좋은 날씨 덕에 이렇게 뜻밖의 선물을 받게 되었습니다.
올 해 마무리에는 좋은 일들이 많이 생기네요.
앞으로도 종종 이런 소식이 들려 오기를.
그리고,
- 어머니는 즉시 상금 쓸 곳을 가리켜 주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