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극의 화질을, 손바닥 위에"
거리와 여행 사진을 좋아하는 저는 작은 카메라를 좋아합니다. 우선 '작은' 카메라를 찾은 후 그 중 가장 '화질이 좋은' 녀석을 찾는 것이 제 카메라 선택의 순서입니다. 그런 시선에서 보면 이 카메라는 완벽한 제 이상형입니다. 35mm 풀프레임 이미지 센서를 탑재한 카메라 중 단연 가장 작은 소니의 RX1 시리즈. 그 첫번째 제품인 RX1은 사용해 본 카메라 중 가장 어떤 카메라가 가장 기억에 남느냐는 질문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카메라이기도 합니다.
얼마전 삼년만의 신제품 RX1RII가 발매됐습니다. 2400만 화소 풀프레임 이미지에서 4200만 화소로 크게 업데이트 됐고 든든한 팝업 뷰파인더가 새롭게 추가됐습니다. 자유롭게 적용/해제할 수 있는 전자식 로우패스 필터가 적용되면서 RX1과 RX1R 시리즈가 RX1RII 하나로 통합된 것도 큰 변화입니다. 그 외 틸트 모니터와 AF모드 다이얼에 AF-C모드가 추가된 것, Wi-Fi 무선통신 등을 들 수 있겠습니다만 제게는 앞서 언급한 변화들이 더욱 큰 매력입니다. 무엇보다 최신 35mm 풀프레임 센서를 이미 검증된 Zeiss Sonnar 35mm F2 T*렌즈로 같지만 완전히 새롭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설렙니다.
그리고 운 좋게 잠시 제 손에 들어 왔습니다. 아, 오랜만에 느끼는 설렘입니다. 3년 전 요맘 때 딱 이랬는데 말예요.
주황색 R마크 외에는 그 시절 RX1을 처음 쥐었던 그 느낌 그대로입니다.
SONY RX1R II
- 35mm 풀 프레임 Exmor R CMOS 이미지 센서
- 4240만 화소
- Zeiss Sonnar T* 35mm F2.0 렌즈
- Fast Hybrid AF
- ISO 100-25600
- XAVC S Full HD 동영상 촬영
- 236만 화소 0.39" 전자식 뷰파인더
- 3.0" 123만 화소 LCD (150도 틸트)
- 20cm 접사
- 5fps 연사
- Wi-Fi / NFC 무선통신
- 113.3 mm x 65.4 mm x 72.0 mm
- 507g / 480g
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이 카메라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풀프레임 카메라입니다. 작기만 한 것이 아니라 현재 가장 뛰어난 화질과 성능을 갖춘 4200만 화소 Exmor R CMOS 이미지 센서로 399개의 위상차 AF 영역을 제공하는 Fast Hybrid AF가 탑재됐고 236만 화소 전자식 뷰파인더는 사용하지 않을 때는 바디 안에 수납할 수 있는 팝업 방식으로 이 작은 카메라를 더욱 돋보이게 합니다. 손에 쥐어보니 처음 RX1을 쥐었을 때만큼 즐겁습니다. 처음 이 '뭐만한' 풀프레임 카메라를 보았을 때보다야 '충격'은 덜하지만 지금은 이 카메라 안에 든 능력들 덕분에 설레는 것 같습니다.
역시나 외관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팝업 뷰파인더, RX100M4를 통해 간접 체험했던 이 팝업 EVF는 그보다 훨씬 높은 완성도로 팝업되는 형태부터 동작음까지 한결 우아해졌습니다. 무엇보다 좌측 팝업 스위치를 누른 후 시도 조정을 위해 아이피스를 잡아 당겨야 했던 RX100M4과는 달리 RX1RII의 뷰파인더는 팝업 즉시 사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제가 만족하고 사용했던 팝업 스위치로의 전원 On/Off는 지원하지 않아 아쉽습니다.
기존 RX1 시리즈에선 이 자리에 내장 플래시가 있었죠. 옆쪽 스위치를 누르면
이렇게 뷰파인더가 올라옵니다. 이 뷰파인더에도 Zeiss의 T* 코팅이 되어있고 크기 역시 A7 시리즈 못지 않게 광활해서 놀랐습니다.
RX1을 사용했던 유저로서 이 카메라에 이런 어엿한 뷰파인더가 달렸다는 점에 이미 감격하고 있는데 파인더의 크기가 매우 만족스러웠거든요.
파인더 위주의 촬영을 위해 몰입도를 높이고 안경 사용자 등을 배려한 고무 아이피스가 기본 구성품으로 함께 제공됩니다.
장착하면 파인더를 수납할 수 없지만 뷰파인더 위주로 촬영을 한다면 이 액세서리를 사용하는 것이 촬영 만족감을 높여 줍니다.
물론 모양새를 따진다면 다소 아쉽습니다.
틸트 LCD가 탑재됐죠, RX100M4와 같이 180도로 회전해 셀카를 찍을 수 있을 정도는 아니고 상단 90, 하단 60도 정도로 시점을 변경할 수 있습니다.
하이/로우앵글 촬영에 최적화 된 방식입니다. 평면 구도를 좋아하는 제게는 무척 반가운 변화입니다.
다만 터치 스크린은 역시.
뭐 RX100M4에도 없는데 이 '고급 카메라'엔 기대조차 하지 않았었죠.
그래도 Wi-Fi 무선통신은 빼먹지 않고 챙겨줘 고맙다고 해야 할까요?
작은 카메라지만 촘촘하게 모드 다이얼과 노출 보정 다이얼, C1 커스텀 버튼까지 아날로그 조작계를 충실히 재현한 점은 역시 좋습니다.
이 카메라가 어느 정도 숙련된 사용자들이 사용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 정도 인터페이스는 꼭 갖춰줘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개인적으로는 RX1의 노출보정 다이얼의 위치와 조작감을 참 좋아합니다. 한 손으로 돌리기 좋게 되어 있습니다. 라이카 M은 노출 보정 하려면 아주... !%!@#!%
렌즈에 수동 조리개 링이 없었다면 저는 이 카메라의 인터페이스에 대한 평가 중 아마 절반 정도의 점수를 깎았을 것입니다. 아날로그 조작계를 채택한 카메라에서도 종종 제외하는 이 조리개링은 빠르고 직관적인 조리개 변경으로 버튼이나 다이얼 방식과 감히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유용합니다. 게다가 수동 조작을 하며 느끼는 특유의 손맛까지. RX1 시리즈의 시작이 참 좋았다고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앞쪽에는 매크로 모드 전환 링이 있고, 그 앞 링이 초점링입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이 카메라의 Zeiss Sonnar 35mm F2 T* 렌즈. 이미 RX1과 RX1R을 통해 검증받은 뛰어난 렌즈입니다. 카메라에 비해 부피가 좀 크긴 하지만 그래도 성능과 조리개 수치 등을 감안하면 결코 크다고 할 수 없습니다. 이 렌즈가 4200만 화소에서도 충분한 역할을 해낼지 개인적으로 무척 기대하고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35mm 풀프레임에 35mm 조합. 그 중에서 RX1RII은 압도적인 휴대성을 자랑하는 제품군입니다. 사용중인 라이카 M과 비교해보니 그 차이가 생각보다 꽤 납니다. 크기도 그렇지만 무게 차이는 더욱 큽니다. 이 두 조합이면 향후 몇년간은 아무 카메라 욕심 없이 쓸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가격이...
RX1을 선택했던 3년 전의 제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RX1RII를 통해 또 한번 발견합니다. 최신 기술이 집약된 이 작은 카메라는 마치 몇년 후의 카메라를 미리 만지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 줍니다. 오랜만에 만난 이 풀프레임 콤팩트 카메라는 성능이 크게 향상됐고, 그 동안 제 시선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래서 어떤 이미지가 나올지 무척 기대됩니다.
간단한 RX1RII 후기를 업데이트했습니다. 궁금하신 분들께 참고가 되길 바랍니다.
http://mistyfriday.tistory.com/25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