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체제 이후 새로운 카테고리를 급격히 늘리고 있는 애플의 2015년 또 다른 시리즈, 대형 아이패드인 '아이패드 프로'가 최근 국내에도 정식 출시됐습니다.
내세울 것은 12.9인치, 2732x2048 해상도(264ppi)의 대형 레티나 디스플레이 하나지만 화면 크기 하나가 달라지는 것만으로 많은 것이 달라진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제품입니다. 큰 화면을 이용한 생산성 증대와 그것을 서포트하기 위한 키보드 케이스, 최초로 시도된 스타일러스 펜 '애플 펜슬'등 제품 자체의 매력 못지 않게 이 제품으로 시작된 새로운 아이패드의 가능성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컨텐츠 소비 제품인 아이패드와 생산 도구인 랩탑 사이에 오묘하게 위치한 아이패드 프로는 때로는 매우 적절한, 어느 방면에선 아주 모호한 제품입니다. 가격 역시 그 사이에서 모호한 위치인 99만 9천원. 물론 가장 저렴한 Wi-Fi 32GB 모델 기준입니다. 최적의 활용이 가능한 128GB 셀룰러 모델은 13인치 맥북 에어 가격에 육박하는 135만원입니다.
역시나 가장 중요한 건 12.9인치 대화면의 탑재. 사상 최대의 아이패드로서 기존 9.7인치 아이패드 에어 시리즈보다 많은 정보를 콘트롤할 수 있고, iOS 9의 멀티 태스킹을 활용해 넓은 화면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한 화면을 둘로 나눠 두 작업을 동시에 할 수 있는 iOS 9의 멀티 태스킹 시스템 도입은 사실상 아이패드 프로를 위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죠. 큰 화면에 맞춰 무게 역시 700g대로 늘어났습니다. 이 정도면 확실한 목적을 갖고 사용해야 하는 태블릿이죠. 가볍게 들고 다니며 영상이나 보는 태블릿의 용도로는 부적합해 보입니다.
애플이 아이패드 프로의 소개에 '생산성'을 강조한 것도 이에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대표적인 것은 역시 '애플 펜슬'. 최근엔 오히려 아이패드 프로보다 인기가 더 많아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99달러의 스타일러스 펜으로 크기가 커 따로 휴대애햐 하는 불편함, 후면 라이트닝 포트를 이용한 불편한 충전 방식 등이 한계지만 완성도 높은 소프트웨어 덕분에 드로잉과 그래픽 작업에서 뛰어난 경험을 제공한다는 후기가 나오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굳이 케이스나 본체에 수납할만큼 작게 만들지 않은 액세서리. 크기에서 자유로워지니 기존 연필과 같은 크기와 두께로 필기와 드로잉에 최적의 만족감을 줄 수 있게 되었고 필압 인식과 반응 속도가 뛰어나 아이패드 프로와 서로의 판매량을 이끌고 있는 아이템입니다. 개인적으로 아이패드 프로는 하나도 궁금하지 않은데, 애플 펜슬은 한 번 사용해 보고 싶더군요. 하지만 99불, 13만원의 가격은 역시나 장벽이 높습니다. 더불어 후면 두껑의 라이트닝 포트로 충전하는 방식도 제게는 좀 '괴랄'하게 느껴져서 좋아보이지 않더군요.
아이패드 프로와 함께 키보드 케이스도 발매했습니다. 생산성에 초점을 맞춘 제품이니만큼 화면 터치를 이용한 소프트웨어 키보드의 분명한 한계를 보완할 필요가 분명히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크기와 무게를 최소화한 케이스 형태의 키보드가 함께 발매되었고, 덕분에 랩탑의 용도를 일부나마 대신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포트폴리오나 그래픽 작업에 아이패드 프로를 사용하는 분들은 작업 내용을 관리하거나 결과물을 클라이언트에게 메일로 보낼 때 이 케이스가 편의성을 크게 향상시켜 줄 것으로 생각합니다. 다만 이 케이스의 가격이 무려 23만원이라는 것이 체크 포인트가 되겠네요.
아직 저는 사용해본 적 없는, 아마도 앞으로도 사용할 일이 없는 제품이다보니 관련 미디어의 리뷰를 보면서 궁금증을 해소하게 됩니다.
몇몇 대표적인 리뷰를 올려봅니다.
애플 친화적인 리뷰로 유명(?)한 The Verge의 아이패드 프로 리뷰, 역시나 아이패드 프로의 '좋은 면'을 최대한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모습이 보입니다.
아이패드는 작아도 장점 큰 것도 장점이며 마치 이전 스타일러스는 쓸모 없다는 듯한 찬사도 인상적입니다.
의 아이패드 프로 리뷰, 당황스럽게 커진 새로운 아이패드에 대한 설명, 그리고 새롭게 도입된 키보드 케이스와 펜슬에 대한 내용이 잘 정리되어 있고 맥북의 용도를 대체할 수 있는지에 대한 사용자의 궁금증을 해소해 주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입니다. 애플 펜슬에 대해선 '그저 환영' 중이네요.
의 애플 펜슬 리뷰. 필기와 드로잉 등 아이패드 프로에서의 활용 예를 잘 보여주고 있고, 직접 비교 대상인 마이크로소프트의 서피스4와 스타일러스와의 비교 내용이 좋습니다.
올해 제가 가장 '속았다'고 생각한 가젯은 다름아닌 '애플 워치'입니다. 현재도 많은 인기를 끌고 좋은 평가 역시 많지만 제게는 워치 자체뿐 아니라 아이폰의 완성도에 대한 의문까지 줬던 졸작 중의 하나였거든요. 아이패드 프로 역시 제게는 크게 매력적인 제품은 아닙니다. 아무래도 아이패드 에어/미니처럼 대중에게 고루 사랑받기보다는 아이패드의 사용성을 그래픽 작업 등의 특정 용도에 더욱 쾌적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든 제품인만큼 호불호가 크게 갈릴 텐데요 저는 아쉽게도 해당사항이 없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아직까지 애플의 신제품은 어떤 것이든 전세계의 이목을 끌기 마련입니다. 트렌드 변화가 빠른 한국에서도 이 아이패드 프로가 성공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제 생각과 달리 큰 성공을 거둔다면 고무된 애플이 더 큰 화면의 '아이패드 프로 플러스'를 라인업에 또 추가할까요? -설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