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못한 신제품 캐논 파워샷 G5X의 출시 소식과 소개를 웹을 통해 접했을 때의 느낌은 ‘이 카메라가 캐논 파워샷의 순수 혈통(?)이다’ 였습니다. 파워샷이라기엔 너무 큰(?) G1X 시리즈, 스타일과 소형/경량화를 위해 품격의 일부을 거세해버린 G7X, 고배율 줌으로 그 콘셉트 자체가 기존 파워샷 시리즈와는 다른 G3X까지. 새로운 파워샷 G 시리즈는 예쁘고 개성도 넘치지만 어쩐지 예전 전성기 시절 파워샷의 단단함과 신뢰감은 부족했거든요.
그러던 중 뒤늦게, 막내격으로 출시된 파워샷 G5X는 갖고 싶은 레트로 디자인, DSLR/미러리스 카메라보다 뛰어난 하이엔드 카메라 고유의 휴대성, 외부 다이얼과 조작계까지 제가 사랑했던 G12가 부활한 듯한 강한 인상을 줬습니다. 그리고 4주동안 사용한 후에도 처음 들었던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제게는 이 G5X가 그 동안 기다린 ‘진짜 파워샷’입니다.
한달 간 G5X를 사용하며 일상과 여행, 풍경과 정물, 주간과 야간까지 다양한 촬영에 활용해 보았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최고의 하이엔드라기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최고의 파워샷임에는 분명하다.’입니다. 형님격인 G1X Mark II에서 과감히 ‘떼어내고’, 막내인 G7X/G9X에선 ‘얹어낸’ 것들이 제게는 꽤나 유용했거든요. 이번 포스팅엔 소감과 예제 이미지 위주로 제가 느낀 파워샷 G5X의 장/단점에 대해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1. G5X 만의 장점 - 최고의 파워샷을 만든 가치
- 고급 디자인
G5X에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것은 역시나 외형이었습니다. 남성적인 직선 위주 실루엣에 전통적인 카메라의 그것과 같은 헤드, 상단에 자리잡은 두 개의 다이얼 등 이 카메라는 1.0형 하이엔드 카메라 중 처음으로 ‘갖고 싶은 디자인’을 하고 있었습니다. 지금도 G5X를 잡을 때면 손이 감기는 오른쪽의 고무그립 처리, 손에 닿는 느낌이 좋은 차가운 메탈 재질과 까슬한 도장의 감촉, 파인더를 보고 노출 보정 다이얼을 돌리며 사진을 찍는 손맛 등 적어도 외형에서만큼은 제가 써 본 하이엔드 카메라 중 가장 높은 만족감을 줬습니다.
- 최상급 EVF
G5X는 캐논 카메라 최초로 전자식 뷰파인더를 내장한 카메라입니다. 유독 전자식 뷰파인더에는 보수적이었던 기존 원칙을 깨고 G5X에 DSLR 카메라의 펜타프리즘 부를 연상시키는 헤드를 넣었고, 그 안에 뷰파인더를 배치해 스타일과 편의성 두 마리 토끼를 노렸습니다. 236만 화소 OLED 패널은 제조사 발표에 따르면 동급 대비 최고 사양이며 가로/세로 촬영에 따라 촬영 정보가 함께 회전되는 회전 인식 모드로 편의성이 좋습니다.
전자식 뷰파인더는 현재까지도 그 선호도가 광학식 파인더에 비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미러리스, 하이엔드 카메라에 사진을 찍는 즐거움과 야외 촬영의 시인성을 보강한다는 의미로 이제 매우 중요한 스펙이 되었습니다. 캐논 G5X 역시 뷰파인더의 보는 즐거움이 레트로 디자인의 외형과 조화를 보이는 것이 매력입니다. 물론 DSLR의 크고 시원한 파인더에는 비하지 못하지만 많은 촬영에서 유용했고, 현재도 G5X로 촬영할 때는 대부분 LCD보다 뷰파인더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 1.0형 시스템의 휴대성
아직까지도 생소한 1.0형 이미지 센서를 탑재하며 얻은 이점은 단연 ‘휴대성’입니다. DSLR/미러리스 카메라에 비해 작지만 기존 콤팩트/하이엔드 카메라의 1/2.3 혹은 1/1.7형 이미지 센서보다 큰 1.0형 센서는 크기는 콤팩트, 화질은 미러리스급 성능을 보이는 카메라를 탄생 시켰습니다. G5X 역시 가을, 겨울철 재킷/점퍼 주머니에 넣을 수 있는 휴대성에 2020만 고화질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 특유의 장점이 살아 있습니다.
실제로 출사에서 제 메인 카메라와 함께 서브 카메라로 G5X를 휴대할 경우 두 카메라의 역할이 묘하게 나뉘는 경험을 했습니다. 셔터 누르기가 신경 쓰이는 카페나 음식 사진, 지나가는 행인들의 시선이 의식되는 거리 스냅사진에서 눈에 잘 띄지 않은 작고 가벼운 카메라가 메인 카메라 역할을 대신했고 이전에 없던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가볍고 적당한 서브 카메라를 찾던 제게는 아주 좋은 선택이었죠. 게다가 크기답지 않은 ‘찍는 맛’이 인상적이었습니다.
- 터치/회전 LCD
동일한 크기의 이미지 센서를 탑재한 경쟁 하이엔드 카메라와 비교하면 장/단점이 뚜렷하지만 그 중 G5X의 장점을 꼽는다면 터치 LCD입니다. 보다 쉽고 정확한 초점, 직관적인 조작을 제공하는 터치 인터페이스는 한 번 경험한 유저는 다른 카메라로 기변을 할 때도 꼭 확인하게 되는 사양입니다. 캐논은 터치 인터페이스에 많은 투자를 하는 회사인데요, 각 장면 모드를 구별하고 터치하기 쉬운 큰 아이콘 형태로 배치한 것과, Q 메뉴 및 메인 메뉴 모두에서 제한 없이 터치 조작을 할 수 있는 점, 스마트폰과 동일하게 핀치 투 줌으로 이미지를 확대/축소할 수 있는 점이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한 사용자에게 어려움 없이 다가갈 수 있습니다.
LCD는 화면을 왼쪽으로 젖혀 외전하는 스위블 형태로 틸트 방식보다 부피가 커진다는 단점이 있지만, LCD 가독성이 좋고 전/후면 회전이 자유로운 편이며 파인더와 함께 사용할 때 보다 유용합니다. 터치와 화면 회전을 모두 채용한 것은 경쟁 제품과 비교해 G5X가 갖는 확실한 이점입니다.
- 고급 인터페이스
외모 다음으로 만족스러웠던 것은 G5X에 적용된 고급 인터페이스입니다. 모드 다이얼과 노출 보정 다이얼을 포함해 총 5개의 다이얼을 채용해 각종 조작에 기민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배치했으며 기능버튼 역시 작은 카메라 크기에 촘촘하게 배치해 기존 EOS DSLR 카메라나 EOS M 미러리스 카메라 사용자들도 인터페이스에서 크게 공백을 느끼지 않고 촬영을 할 수 있습니다. 태생이 ‘하이엔드 카메라’인 파워샷의 강점을 새로운 시리즈에서 잘 이어나가고 있는 느낌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오른쪽 엄지 손가락이 닿는 상단 노출 보정 다이얼과 조리개/셔터속도 및 각종 메뉴 조작에 다양하게 활용되는 전면 다이얼, 자주 사용하는 기능을 지정할 수 있는 렌즈 경통의 콘트롤 링이 무척 유용했습니다. 조작이 손에 익은 후에는 메인 메뉴에 진입하는 일이 거의 없을 정도로 외부 인터페이스로만 대부분의 촬영 설정을 변경하고 원하는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 점이 파워샷의 전통을 계승했다는 의미에서 만족스럽습니다.
- 24-100mm 광학 4.2배 줌의 활용도
경쟁 제품의 24-70mm 보다 망원에 유리한 24-100mm 광학 4.2배 줌렌즈는 G5X가 내세울 수 있는 장점입니다. 하나의 카메라로 보다 다양한 장면에 대응해야 하는 하이엔드 카메라 특성상 70-100mm 구간이 더해 졌다는 것은 인물/정물 및 야외 풍경의 클로즈업 촬영에 폭 넓은 시선을 제공합니다. 실제 사용하면서도 생각보다 70mm 이상의 망원 초점거리를 사용할 일이 많았습니다. 접사 촬영에서도 100mm 초점거리가 특히 유용했습니다.
광학 4.2배 줌렌즈임을 감안하면 무척 슬림한 두께도 장점입니다. 전원을 끄면 수납되는 렌즈는 옆에서 보았을 때 돌출이 거의 되지 않아 가방과 주머니에 휴대하기가 용이합니다. 아마 이 카메라가 평이한 24-70mm 렌즈를 사용했다면 지금처럼 주목받기 힘들지 않았을까요? 다양한 시선의 의미는 그만큼 중요합니다.
- 이미지 톤
이미지 품질에 있어서는 많은 분들이 떠올리는 캐논 특유의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과는 조금 다른 성향을 가지고 있지만, 기본 모드로 촬영한 결과물은 뉴트럴한 이미지가 맑고 부드러운 느낌을 줘 일상의 스냅 촬영과 실내 인테리어, 소품을 찍을 때 만족스러운 색감의 결과물을 내 주었습니다. 2020만 고화소의 세부 묘사는 1.0형 이미지 센서의 한계로 고감도로 올라가며 급격히 떨어지지만 밝은 야외촬영, 저감도에선 크기 대비 만족스러운 품질입니다.
최대 ISO 12800의 고감도 지원 덕분에 야간/실내 촬영이 기존 하이엔드 카메라보다 수월하며 ISO3200까지의 감도는 컬러 노이즈가 적어 충분히 활용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특별한 보정이 필요하지 않은, 그리고 보정 작업하기 좋은 맑고 부드러운 이미지가 만족스러웠습니다.
2. G5X의 숙제 - 최고의 파워샷에 부족한 몇 가지
- 휴대성의 2% 아쉬움
< 출처 : http://gizmodo.com/canon-g9x-and-g5x-high-performance-compacts-for-every-1734299214 >
작습니다. 예전 1/1.7형 이미지 센서의 G 시리즈와 같은 크기에 더 뛰어난 화질을 실현한 1.0형 센서의 G5X는 분명히 콤팩트한 카메라입니다. 하지만 역시나 쉽게 주머니에 넣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뷰파인더를 위해 솟은 헤드 때문이기도 하고, 그립감과 조작성을 위한 고무그립과 돌출 다이얼 때문이기도 합니다. 물론 소형화를 강조한 G7X가 있지만 G5X의 뷰파인더와 인터페이스 그리고 디자인이 마음에 든 저는 촬영을 나갈 때 G5X가 들어갈만한 크기의 주머니가 있는 재킷을 찾아야 했습니다. 뛰어나지만 2% 부족한 휴대성이 겨울이 지나고 돌아올 봄,여름에 다시 한 번 느껴질 것 같습니다.
- 주변부 이미지 품질
G5X | 28mm | F4.0 | 1/320 | ISO 125
< 왼쪽 : 중심부 | 오른쪽 : 주변부 >
24-100mm 광학 4.2배 줌 렌즈를 콤팩트하게 제작하려다보니 잃은 것이 하나 있는데 바로 ‘주변부 화질’입니다. 최대 개방 촬영을 제외하면 그런대로 2020만 화소를 무난하게 표현하는 중심부와 다르게 주변부 화질은 모서리로 갈수록 그 해상력이 다소 신경 쓰였습니다. 물론 100mm 망원과 주변부 화질의 일부 저하를 놓고 선택하라고 하면 저는 100mm를 선택하겠지만 작은 모니터로 이미지를 확인할 때도 종종 주변부 화질 저하가 눈에 띌 정도여서 아쉽습니다. 이는 G7X을 통해 이미 알려진 단점인데, 일년 후에 발매된 G5X에서도 아직까지 풀어야 할 숙제가 되었습니다.
- AF 성능 / 접사 모드
최근 캐논 미러리스/하이엔드 카메라에서 가장 많이 지적되는 AF 성능 문제. 아쉽지만 G5X도 그에 비해 월등한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콘트라스트 AF의 약점인 벽 혹은 동일 컬러의 평면 촬영에서 AF 검출 정확도가 떨어졌고 빠르게 움직이는 피사체를 포착하기엔 아무래도 적합한 카메라가 아닙니다. 물론 이 카메라를 어떤 용도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이 AF 성능이 큰 단점이 될수도, 별 것 아닌 특징 정도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24mm 최대 광각 기준 5cm까지 근접할 수 있는 접사 성능을 갖추었지만 접사 촬영을 위해선 초점 모드를 ‘일반’에서 ‘접사’로 바꿔줘야 합니다. 이 점이 음식/정물 촬영 빈도가 높은 제 용도에는 다소 번거로웠습니다.
- Full HD 동영상
G5X의 동영상 촬영 성능은 Full HD 60p로 하이엔드 카메라임을 감안하면 적절한 사양입니다. 하지만 이 적절하다는 것이 평이하다는 의미도 되죠. 점차 고사양 카메라의 동영상 촬영 트렌드가 4K로 흘러 가면서 고급 DSLR/미러리스 카메라는 물론 G5X의 경쟁작 격인 카메라도 4K 촬영을 탑재 했습니다. 그런 면에서 G5X로 촬영한 Full HD 동영상은 그 자체로는 뛰어난 화질과 우수한 손떨림 보정 등의 장점이 분명히 있지만 급속도로 바뀌는 트렌드를 쫓아가기엔 조금 버거운 느낌이 있습니다.
- 개선되지 않은 센서/렌즈
2020만 화소 1.0형 이미지와 24-100mm F1.8-2.8 IS 렌즈를 탑재한 하이엔드 카메라는 분명 현재도 훌륭하지만 이것이 1년 전에 출시한 G7X와 동등한 성능이라는 점이 ‘최고의 파워샷’을 기대했던 제게 못내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G7X에 조작성과 편의 기능을 추가한 마이너 업데이트 모델로 생각하면 훌륭한 발전이라고 평할 수도 있겠으나 이 카메라의 매력적인 외모에는 조금 부족해보이는 것들이 있었습니다. 게다가 경쟁 제품들의 성능 향상 속도가 워낙 빠르니까요. 2세대 제품에서 큰 향상이 이뤄질 것이라 기대해 봅니다.
가장 파워풀한 파워샷, 캐논 파워샷 G5X
몇년 전 1.0형 이미지 센서를 사용한 새로운 카테고리의 카메라가 탄생했고, 휴대성과 화질을 모두 만족시키는 매력으로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그에 따라 최근엔 하이엔드 카메라 시장이 기존 1/1.7형 이미지 센서에서 1.0형 센서 탑재로 화질을 강화하는 쪽으로 변화했습니다. 미러리스 카메라의 대중화와 스마트폰 카메라의 성능 향상 때문에 자칫 사라질 줄 알았던 하이엔드 카메라가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G5X는 캐논의 대표적인 하이엔드 카메라 시리즈 파워샷의 전통과 1.0형 센서의 고화질이 만난 ‘새로운 시대’의 파워샷으로서 가장 완성형에 가까운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4주간 사용해본 G5X는 제 기대만큼 세련되고 단단했으며, 찍는 맛부터 결과물의 품질까지 주머니 속 하이엔드 카메라로서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였습니다. 특히 고화소 뷰파인더를 보며 찍는 즐거움은 ‘간편함’만을 최고로 쳤던 콤팩트 카메라의 아쉬움을 보완해줬고 2020만 화소 이미지는 종종 미러리스 카메라와 견줄 수 있는 결과물을 안겨 줬습니다.
만족스러운 몇가지 때문에 매일 휴대하니 단점도 많이 눈에 띄었습니다. 1년 전에 발매된 G7X와 동일한 이미지 센서와 렌즈를 채용해 결과물에선 상위 제품의 매력을 느낄 수 없다는 아쉬움이 가장 컸고, 뷰파인더 등의 부가 기능 때문이긴 하지만 가벼운 재킷이나 속주머니에 넣기는 벅찬 크기가 그 다음이었습니다. 24-100mm F1.8-2.8 렌즈는 4.2배 줌의 활용도나 밝은 조리개 등이 경쟁 제품보다 우위였지만 구조상의 한계로 주변부 화질에서 아쉬움이 느껴졌고요.
하지만 장단점이 뚜렷한 이 카메라가 앞으로 파워샷이 나가아야 할 방향을 똑바로 가리킨다는 의미로는 좋은 기획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것이 지금도 주머니 속 카메라로는 충분한 이 카메라의 다음 세대 제품을 기다리게 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언젠가 제가 평생 꿈꾸던 여행에 함께할 단 하나의 카메라가 파워샷이 될 날이 오길 기대해 봅니다.
'위 컨텐츠는 캐논컨슈머이미징으로부터 제품을 대여 받아 작성한 컨텐츠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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