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선물을 받았습니다. 마침 필요했던 것이라 그 어떤 선물보다 반갑고 고맙습니다.
파우치 안에 든 것이 바로 오늘의 주인공이죠. 전 제품을 장인이 직접 만든다는 이탈리아 가죽 전문 브랜드 일 비종떼(IL BISONTE)입니다.
국내에는 두 곳의 매장이 있고, 아직까지 많은 분들에게 알려지진 않은 것 같아요. 물론 저도 이번 기회로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1970년 런칭한 브랜드로 가방, 지갑, 팔찌, 노트커버 등 가죽으로 만든 다양한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모든 제품을 장인이 직접 만드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작은 지갑이나 팔찌 하나도 저마다의 의미를 가진 것이 장점이죠. 가죽제품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이미 많이 알려져 있다고 합니다.
제가 받은 선물은 평소 갖고싶었던 카드지갑입니다. 현금 쓸 일이 줄고 카드도 휴대폰 안에 저장하는 요즘 그나마 부피가 적다는 머니클립도 크게 필요가 없어져서 카드지갑을 갖고 싶었는데요, 이런저런 제품들을 기웃거리던 중에 반갑게 선물을 받았습니다. 고운 브라운 색상의 카드지갑이 가슴을 뛰게 합니다.
카드 몇 장과 명함이 에누리없이 쏙 들어가는 크기와 손에 닿는 감촉만으로도 그 품질이 느껴지는 가죽이 인상적인 제품입니다. 브라운 색상은 남녀 누구에게나 어울리겠네요. 일반적으로 이런 똑딱이 단추가 있는 카드지갑은 여성용으로 많이 발매되었지만, 이 제품은 제가 쓰기에도 좋겠더군요.
덮개 왼쪽에는 일 비종떼의 로고가 음각으로 새겨져 있습니다. 똑딱이 단추에도 이 들소(?) 로고가 새겨져 있죠.
가까이에서 봐도 가죽이 참 좋아보입니다. 표면이 매우 고르고 손에 닿는 느낌이 부드러워요.
인상적이었던 것은 안쪽 가죽 처리입니다. 덮개를 열었을 때 드러나는 안쪽 가죽은 덧댐이 되지 않은 그대로의 가죽이지만 표면을 부드럽게 처리해 손으로 만질 때 거칠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천연가죽 액세서리가 이 안쪽면은 다소 거칠고 까끌거릴 때가 많은데, 이런 세심한 처리에서 제품 완성도를 유추할 수 있습니다. 비교적 작고 저렴한 가격대의 제품이지만 장인의 숙련된 솜씨가 빈틈없이 발휘되고 있어요.
바느질 없이 단 하나의 가죽으로 만든 지갑은 위 사진과 같은 형태로 마무리 되어 있습니다. 뒷면엔 모서리에 총 4개의 리벳을 달아 고정했습니다. 촘촘한 바느질이 가죽 공예의 백미라는 분도 있지만 이런 시크한 마감도 나쁘지 않네요. 후면에도 역시 브랜드 로고가 있고, 제품의 디자이너와 생산국에 대한 설명이 덧붙여져 있습니다.
생각보다 여유있는 크기 덕분에 신용카드와 신분증 등 자주 꺼내는 카드 몇 장만을 휴대하려던 원래 목표와 달리 머니클립 지갑에 있던 모든 카드와 신분증, 그리고 명함 몇 장을 모두 담을 수 있었습니다. 3-5개의 포켓이 있는 기존 카드지갑보다는 조금 더 여유로운 공간을 제공하는군요. 게다가 아슬아슬하지만 지폐도 한 번 접어 넣을 수 있습니다. 5년여간 사용한 지갑을 이제 대체하게 되었군요.
반갑고 고마운 선물이라 자꾸 만져보게 되는 것이 가장 큰 이유겠지만, 이 탄탄한 가죽제품은 그 질감과 색상만으로도 매우 큰 감흥을 주었습니다. 게다가 이탈리아의 숙련된 장인이 직접 만들었다는 의미까지, 앞으로 아주 오랫동안 이 지갑은 매일 저와 함께할 거에요.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이 지갑은 더 멋스러워질 것이라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