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 여행에서 맥주 이야기를 빼면 쓰나
오늘 소개할 곳은 최근 프라하의 떠오르는 장소 중 하나입니다. 특히 젊은 사람들에게 아주 인기가 많다고 하는데요, 여행 전 체코 관광청에서 이 곳을 '야심차게' 일정에 넣었다며 소개할 때부터 블로거팀의 기대가 대단했습니다. 간단히 말해 맥주를 원 없이 마실 수 있는 곳입니다. 그것도 세계 어디 내놓아도 빠지지 않는 체코 맥주를 말이죠. 이름부터 자신감 넘치는 '더 펍(The Pub)'입니다.
필스너 우르켈(Pilsner Urquell)을 아시죠?
최근 한국에도 직영점을 오픈하며 이제 우리에게 제법 그 이름이 알려진 필스너 우르켈이 체코 맥주라는 사실을 아는 분은 많지 않습니다. 저도 지난 여름 자전거 라이딩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항상 사 온 필스너 맥주가 바로 이 체코 출신이라는 것을 이번 여행에서 알게 되었으니까요. 체코 플젠에서 생산되기 시작한 필스너 우르켈은 1842년에 최초 설립되었으니 벌써 200년 가까운 역사를 갖고 있는 체코의 국민 맥주입니다. 때문에 체코 어느 펍과 식당을 가도 필스너 맥주를 마실 수 있죠. 그 외에도 코젤 등의 맥주가 유명합니다. 흔히 맥주하면 독일을 떠올리지만, 필스너 우르켈로 대표되는 체코 맥주의 역사와 깊이도 그에 결코 못지 않습니다.
그리고 지금 소개하는 더 펍에서도 이 필스너 우르켈 맥주가 주 메뉴입니다.
http://www.thepub.cz/praha-1/?lng=en
여행 나흘째, 일정도 이제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이제는 식사마다 필스너 맥주를 마시는 것이 더 이상 생소하지 않습니다. 낮술마저 자연스럽고 낭만이 되는 곳이 프라하니까요. 더 펍을 방문한 것도 봄 햇살이 한창 따가운 오후였습니다. 올드카를 타고 프라하 시내 곳곳을 누빈 올드카 투어를 마지고 도착한 곳이 바로 이 곳이었는데, 차에 앉아 따가운 햇살을 내내 맞다보니 마침 시원한 맥주 생각이 간절했었다며 다들 입을 모읍니다. 참으로 적절한 일정이었습니다.
이미 낮부터 모인 사람들, 거짓말 조금 보태 물보다 맥주가 싼 체코에서 대낮부터 펍에 사람이 몰리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평소 술을 즐기지 않는 저도 프라하에선 점심 식사때도 맥주를 곁들일 정도였으니까요.
그리고 더 펍에서는 오후 여섯시 전에 방문하는 손님에게 Happy Hour를 적용, 맥주를 더욱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고 합니다.
- 이 나라에서 살다가는 내내 붉은 얼굴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
더 펍만의 특징이라 한다면 바로 테이블마다 설치된 이 모니터.
모니터에는 점포 내 각 테이블별 마신 맥주의 총량이 표시되어 묘한 경쟁심을 불러 일으킵니다. 그 외에 이 모니터를 통해 다른 주류를 주문할 수도 있다고 하네요.
이 곳에선 맥주를 마시기 위해 점원을 부를 일이 없습니다. 테이블 각 좌석마다 이렇게 노즐이 있어서 그냥 '따라 마시면' 됩니다. 원하는 양만큼 얼마든지 조절해 마실 수 있죠. -물론 맥주 무한리필 이런 건 아닙니다- 본인의 주량만큼 마실 수 있고, 맥주를 재주문 하는 번거로움도 없어서 술 좋아하시는 분들에겐 이만한 시스템이 없습니다.
앉자마자 열심히 마시는 우리 팀, 다분히 1등을 의식하는 모습 같기도 하고요.
일단 이 시스템이 너무 재미있어서 맥주를 따라 보기도 합니다.
아 이렇게 직접 맥주를 따라 마실 수 있음으로 생기는 이점이 하나 더 있는데요,
거품의 비중에 따라 맛과 넘김, 풍미가 달라지는 맥주를 본인 취향에 맞게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저처럼 거품 적은 맥주를 좋아하시는 분은 맥주를 따를 때 사진처럼 잔을 기울여 거품을 조절하는 것이 요령이겠죠?
그뿐 아니라 맥주 나오는 속도 역시 조절이 가능합니다.
호프집에 있는 단순한 생맥 기계(?)만 떠올렸던 제게 이 시스템은 정말 놀랍습니다.
체코 사람들이 얼마나 맥주를 사랑하는지 충분히 엿볼 수 있었어요.
테이블마다 하나씩 있는 이것은 바로
컵 세척기
이렇게 컵을 대면 물이 나와 컵을 깨끗하게 씻어줍니다.
-이 시스템의 완성도는 대체 어디까지인가-
그렇게 잔은 계속 채워지고
낮술인지도 잊고, 다음 일정도 잊고 부쩍 친해진 서로의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제 막 술이 들어가 배가 따뜻해지기 시작할 즈음 해서 나온 더 펍의 안주들
맥주에 어울리는 샐러드와 치즈, 빵, 튀김류와
고기,
고기!!!
다른 곳에서 접한 체코의 전통 음식은 다소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맛이었던 데 반해 더 펍의 음식들은 전세계 누구나 좋아하는 식재료와 조리법으로 우리 팀 모두가 맥주와 함께 맘껏 즐길 수 있었습니다. 다소 기름진 그리고 높은 칼로리의 안주들이었지만 아무래도 맥주에는 이 쪽이 어울리죠.
더 펍만의 술 경쟁 시스템
누가누가 잘 마시나
더 펍이 인기를 끄는 이유로 자유롭게 맥주를 마실 수 있는 특유의 시스템과 세계 어느 나라 사람들도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는 메뉴들과 함께 이 경쟁 시스템을 들 수 있습니다. 어쩌면 다른 것보다 바로 이 시스템이 핵심 요소입니다.모니터를 통해 현재 해당 테이블이 마신 맥주 양이 표시되고, 그와 함께 점포 내 다른 테이블이 마신 양도 확인할 수 있죠. 우리 팀은 벌써 3000 가까운 맥주를 마셨네요.
벽면에 표시된 커다란 스크린에는 현재 어느 테이블이 가장 많은 술을 마셨는지가 표시됩니다. 이를 통해 테이블간 경쟁심을 유도해서 '더 많은 술'을 마실 수 있게 하는 것이죠. 이 시스템이 굉장히 영리한 것이, 처음 이 곳을 찾은 우리 일행도 어느새 수시로 이 모니터를 확인하면서 환호하고 이야기하며, 평소보다 신나게 더 많은 술을 마시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끝이냐 하면, No. 일은 점점 커집니다. 프라하와 체코 내 각 지역에 있는 The Pub 매장들과 이 맥주 판매량이 공유되면서 가게 내 테이블 경쟁을 넘어, 이제는 프라하 내 다른 펍과 누가 더 많은 맥주를 마시나 경쟁하게 되는 것이죠. 조금 전까지 경쟁 관계였던 옆 테이블이 순식간에 함께 프라하 2지구 매장을 이겨야 하는 '동지'가 되는 시스템이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어느 민족 못지 않게 술 좋아하는 한국에도 이런 시스템이 마련된다면 크게 성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더 펍을 방문한 것은 여행 후반이라 더욱 좋았습니다. 처음엔 인사조차 어색했던 사람들이 낭만의 땅 프라하를 함께 여행하며 며칠 사이에 꽤나 가까워졌고,
이 펍에서 맥주를 마시며 자연스레 자신들의 이야기와 여행이 끝나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이야기 했으니까요.
그 대화 속에 있던 저도 이대로 다음 일정 없이 늦은 밤까지 맥주를 마시며 대화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런 것이 여행이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 저는 이 The Pub에는 매우 좋은 기억이 있습니다.
체코 여행에 맥주는 절대 빠져서는 안 되는 즐거움입니다.
그리고 그 즐거움을 최대한으로 즐기기 위해서 이 The Pub을 꼭 기억해두시기 바랍니다.
체코 맥주의 신세계를 경험하실거에요 ;)
[ 낭만 여행 in 프라하, 올림푸스 OM-D E-M5 Mark II와 함께 ]
올림푸스 OM-D E-M5 Mark II과 함께 떠난 프라하 낭만 여행 - 시작. 블로거 체험단 발대식
Prologue. 낭만의 도시 프라하, 사랑할 수 밖에 없는 땅에서의 이야기들
1. 안녕, 프라하! (Ahoj, PRAHA : 출발하는 날)
2. 낭만적인 야경과 함께 한 저녁 식사 (웰컴 디너)
3. 천년의 수도 프라하, 지금도 살아 숨 쉬는 '장소'들 - 첫번째
4. 천년의 수도 프라하, 지금도 살아 숨 쉬는 '장소'들 - 두번째
5. 천년의 수도 프라하, 지금도 살아 숨 쉬는 '장소'들 - 세번째
6. 보석처럼 빛나는 프라하의 봄, 잊을 수 없는 '순간'들
8. 프라하에서의 낭만적인 티 타임, 이 곳은 어떠실지? - 스타벅스 프라하 성 지점
9. 낭만여행 in 프라하 - 9. 나를 사랑에 빠지게 한 프라하, 그 곳에서 마주친 '결정적 순간'
10. 잠들지 않는 낭만, 프라하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 (올림푸스 OM-D E-M5 Mark II로 쓴 야화(夜話))
11. 프라하의 낭만을 품은 린드너 호텔 (Lindner Hotel Prague castle) [숙소 이야기]
12. 낭만의 연속, 그 찰나의 모임. 영상으로 기록한 프라하의 빛나는 봄 (올림푸스 OM-D E-M5 Mark II 동영상 활용)
13. 낭만여행 in 프라하 - 13. 5분 영상에 담은 프라하 순수한 감동의 기록 (올림푸스 OM-D E-M5 Mark II와 함께 보다)
14. 프라하 여행 it place, 800년 역사의 전통시장 '하벨 시장(havelske trziste)'
15. '맥주 화장품'을 아시나요? 체코를 대표하는 코스메틱 브랜드 '마누팍투라(MANUFAKTURA)' 쇼핑 이야기
16. 체코 맥주 '필스너 우르켈'을 원없이 마실 수 있는 곳, 더 펍(The Pub) 프라하
올림푸스한국 ㈜ http://www.olympus.co.kr/imaging
체코관광청 http://blog.naver.com/cztseoul
체코항공 http://www.czechairlines.com
‘이 포스팅은 올림푸스한국㈜, 체코관광청, 체코항공의지원을 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