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계절이 가장 짙게 배는 곳, 올림픽 공원
2015년 봄의 색은 어떤 색이었을까
제가 서울에서 가장 좋아하는 곳 중 하나인 올림픽 공원.
적어도 계절이 바뀔 때마다 꼭 한 번씩 들르는 곳인데요, 그만큼 매 계절 다른 옷과 표정으로 저를 즐겁게 해 주는 곳입니다.
다른 해보다 조금 늦었지만, 올 봄에도 역시 이 곳을 찾았습니다.
서울을 대표하는 풍경 중 하나인 이 곳의 봄 모습은 어떨까요?
마침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봄의 절정이라, 일년 중 가장 많은 색을 볼 수 있던 날이었습니다.
조금 늦었지만, 그만큼 한 번에 행운을 다 받은 느낌이었달까요?
사진을 찍으러 나선 날 이런 하늘을 만나면 그 자체로 행운이죠,
그래도 이번 봄은 맑은 날이 많아서 이런 하늘 보기가 어렵지 않지만,
막상 이렇게 파란 하늘에 구름 보고 있으니 '아-봄이다'라고 실감하면서 기분이 한결 좋아집니다.
이 공원은 너무 넓어서 아직 녹색이 다 차지 못한 것 같지만 그래도 겨울과는 색도 온도도 너무나도 다르죠
불과 몇 달 전 걸었던 그 곳이, 보았던 그 풍경이 맞나 싶을 정도로 생기가 충만합니다.
그래서 그 날보다 훨씬 더 자주 멈춰 서서 셔터를 눌렀죠.
그냥 눈으로만 보고 지나쳤던 이 풍경에 이색 저색 색이 칠해지니 더 없이 아름답고 새로운 느낌입니다.
이 곳을 찍은 사진이 적어도 수십 장은 될 텐데도 이렇게 봄의 생기가 느껴지니 그냥 지나칠 수 없죠.
언덕에 오르면 올림픽 공원의 '9경' 중 하나가 펼쳐집니다. 아마 이 공원에서 자연과 인공이 가장 잘 조화롭게 보이는 곳이 아닐까 싶은데요
'하늘이 살렸네 살렸어'
파란 하늘과 구름 덕분에 이 삭막한 풍경이 꽤 매력적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길 가운데 핀 벚꽃 때문에 봄 냄새가 물씬 나네요 :)
올림픽 공원에도 봄 벚꽃 축제가 한창
계절은 억지로 당길 수도, 일부러 피할 수도 없는 것이라 이 곳 올팍에도 봄이 한가득 피었습니다.
전국 이곳 저곳에서 사람들을 모으고 행복하게 하는 벚꽃 나무들을 이 곳에서도 많이 볼 수 있었어요.
꽃보다 사람이 더 많은 윤중로나 진해가 숨막히는 저 같은 분들은,
이렇게 멀리 가지 않고도, 넓은 곳에서 여유롭게 우리만의 벚꽃 축제를 즐길 수 있습니다.
눈 앞을 가득 메운 벚꽃도 환상적이지만 이렇게 갖가지 색으로 완성된 벚꽃 풍경도 충분히 매력적이죠?
언덕이 많고 주변 건물이 적은 올팍만의 매력입니다. :)
벚꽃은 거기나 여기나 똑같이 생겼으니까, 여유롭게 벚꽃 축제를 즐기시는 분께는 이 곳도 아주 좋겠습니다.
넓고 그만큼 여유도 있으니 돗자리 펴고 피크닉 즐기기에도 좋구요.
다른 계절이었으면 저 나무가 벚꽃 나무였을지 몰랐겠죠? 그리고 저렇게 피지 않았으면 오늘이 봄인지도 몰랐을 테구요.
뒤에 펼쳐진 다분히 서울 다운 고층 빌딩들이 없었다면, 아마 저는 이 올팍을 더 사랑하게 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래도 저는 사람도 건물도 없는 풍경이 좋은가봐요.
공원이 워낙에 넓은 만큼 이렇게 곳곳에서 '서울 같지 않은' 풍경들을 만날 수 있는 것이 올팍의 매력이죠.
머지 않은 곳에서 이렇게 자연 그대로를 촬영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아서 -적어도 건물이라도 안 보이는 곳이 필요하다면- 그래서 제가 계절이 바뀔 때마다 이 곳을 찾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 이 나무는 아직 겨울처럼 헐벗고 있네요 :(
그 외에도 이렇게 노랑꽃도 많구요.
하늘이 워낙 멋져서 이곳 저곳 다 멋집니다.
저 멀리 보이는 저 정체모를 곳은 그 동안 수십번 이 곳에 왔는데도 한 번 가보지 않은 곳이었어요
눈에도 잘 띄지 않던 저 곳이 이 날은 저렇게 봄 색을 가득 칠하고 있어서 눈을 사로잡았습니다.
나는 아직 올팍을 너무 모르는구나!
출구와 연결된 이 섬(?) 같은 곳엔 이렇게 짧지만 화려한 벚꽃길이 펼쳐져 있습니다.
다시 한 번 올팍의 무한한 능력에 반하면서 차근차근 계단을 오르면,
마치 멀리 여행 온 듯 예쁜, 한국의 봄 풍경이 펼쳐집니다. :)
작은 정자와 석상, 벚나무가 어우러진 풍경이 기대 이상이었어요.
게다가 그 건너편엔 이렇게 그 동안의 아쉬움을 날려주는 환상적인 벚꽃 축제가..!
길지 않지만 가득한 벚꽃길에서 많은 분들이 여유로운 벚꽃 축제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좋은 사람과 함께면 굳이 사람 많은 벚꽃 축제에 갈 필요 있나요, 여기 앉아서 꽃잎 떨어지는 봄의 '결정적 순간'을 감상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게
더 없이 좋은 봄 축제의 추억이 되겠죠.
벚꽃이 없어도 봄은 그 자체로 아름답다
그리고 떠나는 제 뒤통수를 계속 잡아 끌었던 중앙 호수의 형형색색 봄 컬러들-
맑은 날씨 때문에 반영이 멋져 더욱 아름다웠던, 그리고 유난히 흐드러진 외톨이 벚나무가 인상적이었던 풍경입니다.
봄이라 하면 벚꽃이 가득한 전형적인 풍경들,
짧은 봄 축제가 열리는 그 시간들만 생각하고 기대하기 마련인데
굳이 벚꽃이 땅과 하늘을 가득 채우지 않아도, 봄은 그 자체로 아름답고 그 생명력은 너무나도 특별합니다.
그 생명력, 봄의 색이 가장 짙에 물드는 올림픽 공원에서 보내는 봄의 추억은
우리가 찾은 그 날을 바로 축제의 날로 만들어 줄 만큼 특별하게 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늦기 전에 이번 봄 피크닉은 먼 곳보다 좋은 이 공원으로 가 보는 것이 어떨까요?
지금 이 순간에도 봄은 절정을 향해 달려가고 있으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