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청동 산책길에 위치한 위치 좋고 전망 좋은 음식점 쿡앤하임에 다녀왔습니다.
원래는 떡볶이를 먹을 예정이었지만 마침 이 날 휴일이라 급히 발길을 돌려 찾은 곳인데요,
예전에 어렴풋이 이 곳 브런치 메뉴가 괜찮다는 말을 들었거든요.
아, 맞다
런닝맨에 나왔던 곳이었구나.
방송에 나온 후에 한 번 찾았을 때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포기했는데
이 날은 한창 점심시간인데도 비교적 한가했습니다.
요즘은 TV에 나와도 '반짝'인가 봅니다.
문화와 음식이 있는 복합 공간이라고 소개된 이 곳은 이렇게 곳곳에 작은 액자나, 실내 갤러리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 날은 날씨가 너무 좋아서 야외 테이블을 선택했지요.
세 테이블 남짓 있는 이 작은 야외 공간은 삼청동 거리를 보면서 식사할 수 있는 곳입니다.
이렇게 날씨가 좋을 때는 야외에서 먹는 기분(?)도 나고 좋겠죠?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길의 시끄러움과 미세먼지 등이 더 신경쓰이는 걸 보니, 나이가 먹긴 먹었나 봅니다.
이 날 먹은 햄버거 플레이트입니다. 19500원의 가격에 샐러드와 베이컨, 감자튀김, 소시지, 햄버거거로 구성된 아메리칸 브런치 메뉴입니다.
양은 두 사람이 먹기 적당한 정도, 가격 대비로 많지는 않습니다.
음식을 평가하자면 사실 이 식당에서 자신 있게 내세우는 '건강한 요리'와는 조금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저렴하지 않은 가격인데도 베이컨이나 감자, 소시지가 일반 패스트푸드점에서 접하는 것들과 차이가 없을 정도였으니까요.
샐러드도 정성이 담겨있다기보단 플레이트 구색 맞추기 느낌이 좀 있었습니다.
이렇게 플레이팅을 해 놓으니 색도 예쁘고 푸짐해 보이는데, 눈에 보이는 것만큼의 만족을 맛에서는 주지 못했어요.
다만 메인 메뉴인 햄버거는 색다르고 맛이나 재료 상태가 괜찮았습니다.
특이하게 이 곳은 보통 햄버거처럼 빵 사이에 재료를 끼운 형태가 아니라 구운 빵 위에 패티와 채소 등을 얹어서 내는 형태입니다.
이름만 햄버거지 애초부터 칼질해서 따로 먹을 플레이트용 햄버거란 것이죠.
패티의 고기 상태나 토마토, 양파의 신선함도 괜찮았습니다.
이 날 먹은 이 플레이트의 메뉴 중에 유일하게 마음에 들었습니다.
데이트하는 연인들이나 외국인 관광객이 많아지면서 삼청동에 예전처럼 소박하고 맛깔나는 집이 많이 줄었습니다.
어쩔 수 없는 현상이겠지만 이 곳 역시 여느 관광지나 번화가 식당의 '그럴듯한 음식 파는 곳'을 벗어나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웠습니다.
데이트나 여행의 기분 내기에는 더 없이 좋을 예쁜 모양새에 삼청동을 내려다보며 먹을 수 있는 즐거운 분위기지만, 그 외 정작 중요한 것들에서 아쉬움이 남았네요.
그 많던 삼청동의 맛집들은 다 어디로 간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