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교수님께 소개 받은 이 카페는 많은 것들이 신선하고 재미있었습니다.
앤트러사이트 커피 로스터(Anthracite Coffee Rosters)라는 이름의 카페인데요,
아마 이 곳이 카페라는 이야기를 미리 듣지 않고는 지나치면서도 모를 낡고 허름한 외관. 하지만 최근 홍대, 상수 근방에서 커피 맛으로 꽤나 입소문이 난 곳이라고 하네요. -좋은 곳을 알려주신 교수님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인사를!-
선뜻 들어가기 무서운(?) 이 카페 건물은 예전에 실제로 신발 공장이었다고 합니다.
그 건물을 이 카페가 인수해서 운영중인데요, 외부에 페인트칠도 새로 하지 않고 간판 하나 달아 장사하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그래도 어쩐지 외관이 좀 괴기스럽긴 하네요(?)
하지만 최근 식당과 카페 등에서 이런 '건물 내장 노출' 스타일의 인더스트리얼 인테리어가 인기를 끌고 있죠.
그런 면에서 보면 이 건물은 별 다른 개조 비용도 쓰지 않고, 최신 인테리어 트렌드도 따르고 있으니 일석이조가 아닐까 싶습니다.
위치는 당인리발전소 근처로, 공장이었던 건물 답게 골목길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입구 역시 쉽게 들어가기 어려운(?) 분위기죠?
영업시간은 카페 치고는 꽤 기네요
내부 인테리어 역시 공장에서 공정 기기만 뺀 모습 그대로입니다. 북적북적한 음악과 함께 알 수 없는 다양하고 복잡한 커피 관련 기구들이 곳곳에 있습니다.
핸드드립으로 판매되는 이 곳의 커피를 위한 커피 드립 도구가 눈에 띄네요. 하지만 저에겐 그 앞에 있는 케이크와 스콘 등이 더 매력적으로 보이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카운터 옆에는 로스팅 전용 공간이 있습니다. 공장 분위기 물씬 나는 이 곳의 분위기가 커피 로스팅에는 매우 적절하네요. 신발 공장 당시 사용되었을 것 같은 컨베이어 벨트도 잘 어울리고요. 직접 로스팅하는 원두의 다양한 종류와 맛으로 유명해진 곳이라 역시 이 풍경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계산대와 드립 기구, 판매용 케이크가 있는 카운터 룸보다 이 로스팅 룸 면적이 더 큰 걸 보면 원두에 대한 이 카페의 철학을 어느 정도 느낄 수 있죠.
이 곳에서 로스팅 된 원두로 내린 커피가 판매됩니다. 원두별로 종류도 매우 많고, 아메리카노, 라떼 등 일반적으로 많이 드시는 커피도 있습니다.
직접 로스팅한 원두는 이렇게 매장에서 구매할 수도 있습니다. 집에서 직접 커피를 즐기실 분은 이 곳에서 원두를 구매하셔도 좋겠습니다.
가격도 다른 로스팅 전문 카페에 비해 비싸지 않아 보입니다.
주문 받은 커피를 내리는 모습입니다. 크기, 종류별로 다양한 관련 기구와 능숙한 테크닉으로 커피 내리는 모습이 멋져보이죠?
하지만 이 때도 제 시선은 빵에 고정
이 날 마신 커피는 '나쓰메 소세끼'
재미있는 이 이름의 커피는 일본의 유명 소설가의 이름으로 일본식 기법으로 로스팅 되었다고 합니다.
이 카페를 소개시켜 주신 교수님께서 추천해 주셨는데, 맛이 부드럽고 향이 풍부한 편이었습니다.
저처럼 커피를 즐기지 않는 분들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맛이었달까요?
어느새 어느 민족보다 커피를 사랑하게 된 한국 사람들,
최근 젊은 층에선 다양한 원두와 로스팅 방법의 '좋은 커피'를 즐기는 분들이 많죠,
이 앤트러사이트에 가득한 인파가 그 트렌드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후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건물 2층 전체를 사용하는 홀이 사람들로 가득했습니다.
깨진 벽과 녹슨 천장의 철골 등이 아직도 공장 당시의 모습이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이 거친 풍경들을 오히려 여성분들이 더 좋아하더라구요?
아마 흔히 보던 세련된 카페와 다른 재미 때문일 것 같습니다.
예쁘고 깔끔한 분위기를 내세운 홍대의 수많은 카페와는 이 건물의 거칠고 자연스러운 낡음, 그리고 많은 사람들을 통해 인정 받은 원두의 품질과 커피의 맛까지
앞으로 이 카페는 젊은 커피 마니아들에게 더 많은 사랑을 받을 것 같습니다. 아마 앞으로 더 북적북적해질 것 같네요,
나쓰메 소세끼 괜찮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