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음식점을 알게 된 건 최근 몇 달간 가깝게 지내는 선생님들 덕분인데요, 어르신들과 식사를 하다보니 아무래도 기존에 제가 찾던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메뉴와 다른 이런 장르(?)를 많이 접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 중에서 인상적이었던 곳이 바로 이 '닭 한마리' 집이었죠. 외국인들에 의해 정복당한 동대문엔 더 이상 맛집이 남아있지 않다고 생각했던 제 생각을 비웃듯 골목길엔 생선구이집부터 수많은 식당이 있었습니다. 이 곳을 소개해 주신 분 말로는 이 골목에선 이 집이 으뜸이라고 하네요.
위치를 궁금해하실 분을 위해 아래 첨부합니다.
이전 방문 때 이 식당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닭 한마리의 충격적인 비쥬얼입니다.
'닭 한마리' 달라고 해서 '닭 한마리' 줬는데 왜 놀랐는지 지금 생각하면 어딘지 재미있습니다.
그 동안 다닌 수 많은 닭한마리 식당과 달리 이 곳은 정말 이렇게 통째로 닭을 주더라구요
비위가 약하신 분이나 외국인은 어쩌면 큰 충격에 이 시점에서 식사를 포기할 수도 있겠다 싶지만,
반도의 치킨국에서 이 정도는 흔한 그림이므로-
오래된 집 답게 벽에 붙은 안내문에서도 세월이 느껴집니다.
이 가게는 3층 건물 전체를 모두 식당으로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항상 사람이 많더군요.
테이블과 좌석이 있는데, 모두 다 간격이 좁아서 식사 분위기는 매우 불편한 편입니다. 건물도 큰데 좌석 여유가 부족한 것이 아쉬웠습니다.
따로 반찬도 없이 이렇게 김치 하나가 나옵니다.
저 김치를 닭고기와도 먹고, 국물에도 넣고, 나중에 칼국수에도 넣고, 용도가 다양하다고 하는데요
제 입에는 맞지 않아서 -원래 김치 안좋아하긴 합니다- 이 날은 그냥 이렇게 데코레이션으로만
위는 떡사리입니다, 추가 1000원
물이 끓으면 가위로 닭을 촵촵촵 잘라주시고 떡을 넣고 조금 더 기다립니다.
그럼 이제 흔히 보던 닭한마리 비쥬얼이 됩니다
기대하지 않았던 천원짜리 떡사리가 양도 푸짐하고 꽤 맛있습니다.
이렇게 양념장에 함께 먹으면
천원 내고 또 추가하고 싶을 정도.
분명히 한마리가 다 있는 걸 봤는데도 어딘가 양이 적은 것 같은 닭고기를 다 먹고 나면
주인공인 닭보다 더 맛있다는 칼국수를 이렇게 넗고 끓여 먹습니다.
개인적인 소감으로는 메인인 닭고기는 그냥 '물에 끓인 닭'인 만큼 평이하지만
부드러운 식감에 간이 밴 떡사리와 마지막 칼국수가 더 맛있었습니다.
둘이서 먹을 수 있는 한 마리의 가격이 2만원이니 조금 비싼 편이지만, 닭한마리집으로서는 좋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하지만 가격 때문에 자주 찾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2만원이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이 너무 많아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