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친구와 같은 식성을 갖고 종종 같은 메뉴를 떠올릴 수 있다는 것은 군대에서 너그러운 고참을 만나는 것과 같은 행운입니다
- 그만큼 어려운 일이라는 거죠 -
저녁식사 시간이 가까워 오면 언제나처럼 '라멘'을 떠올리며 주변의 라멘 맛집을 찾아다닌 저와 친구에게
이 날은 뭔가 불길한 날이었습니다. 결과는 아쉬움이었구요.
대학로의 '이초도'라는 라멘집에 방문합니다. 라멘과 차슈동이 유명한 집이라고 하네요.
가격은 다음과 같습니다. 대학로, 그 중에서도 성대와 가까운 지리적 특성을 고려하면 적절한 가격입니다.
이 식당의 자랑으로 알려진 차슈가 보이는군요
혹자는 저 비쥬얼을 보고 애정을 느끼겠지만
개인적으로 비계를 좋아하지 않아 이때부터 알 수 없는 불안감에 휩싸였는데요
기대하고 주문한 야채라멘입니다 맑은 국물에 깔끔하게 담겨 나오네요
차슈라멘을 주문한 친구의 자체 리필(?)로 차슈와 함께 출발합니다
그런데 그 동안 제가 좋아하고, 먹어오고, 찾아다닌 일본 라멘과는 뭔가 다른 맛입니다.
그저 맑고 담백한 맛이라면 딱히 반박할 수는 없지만 어딘가 국수 느낌이 나는 '유약한' 육수 맛에
생각보다 면도 적고, 야채라멘이라는 메뉴만의 개성도 느낄 수가 없었습니다.
말 없이 친구와 10분간의 짧은 식사를 끝내고 나오며 한참을 걸었습니다.
그리고 디저트에 집착하기 시작했죠.
그래서 이 날 라멘 탐방기는 오랫만의 실패로 막을 내렸습니다.
면덕후에게는 아쉬운 하루가 아닐 수가 없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