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그리고 물론 저도 수고 많았던 2014년,
마무리는 선물도 좋지만 역시나 가장 좋은 건 즐겁고 맛있는 식사 한 끼겠죠
인사동 골목길에 이런 멋진 식당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는 것만 해도
2014년이 나쁘지 않았다는 증거가 될 것 같습니다.
벌써 14년째 된 소살리토라는 식당,
저는 이번이 첫 방문이구요.
아담하지만 깔끔하게 꾸며 놓은 내부 인테리어,
확장 전엔 이보다 더 작은 규모였다고 하네요.
그래서 예약을 하지 않으면 방문이 어려운 곳입니다.
게다가 요즘같은 연말 시즌엔 예약이 더욱 많겠죠
가장 먼저 눈을 사로잡은 건 수조에 가득 차 있는
저
저
저
랍스터?! 맞나요?
- 랍스터 처음 봤습니다 -
이 수조에 있는 랍스터를 바로 잡아서
즉시 요리가 되어 나온다는
설레이는 요리 방식
거두절미하고 바로 식사 시작
음식들이 깔끔하고 예쁘게 담겨 나옵니다.
사실 해산물을 즐기지 않는 저는 전 같았으면 이런 식당에 올 생각을 하지 못했겠지만, 일단 먹어봐야 알지 않겠습니까
이렇게 해산물뿐인 식당에서 저는 무려 조개들을 남기지 않고 먹기 시작합니다.
전식들이 큰 조리 없이 깔끔한 맛들이라 입맛 돋우기 좋고
적당히 더 배도 고프게 해주면서 본식의 기대감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특히나 여성분들이 좋아하실 스타일.
...
아까 그 녀석이 이렇게
맛있어졌군요.
버터구이 메뉴인데요,
사장님이 직접 오셔서 부위별 설명도 해주시고, 먹는 방법도 알려주셔서
첫경험에 대한 저의 두려움을 누그러뜨려 주셨습니다.
이렇게 한 마리가 통째로 나오다니..!!
살이 알차게 든이 녀석의 비주얼은
작은 식당을 가득 채운 여성들의 환호성을 활짝 열린 배로 가득 받습니다.
몸통에, 집게발, 다리까지 살이 저렇게 많이 들어있는 생물이었군요 랍스터가.
해산물, 특히 조개/새우류를 잘 먹지 않는 저지만
이 녀석은 워낙 신선하게 조리되기도 했고
기존에 제가 생각하던 해산물의 비린 맛도 느낄 수 없어서 쉬지 않고 맛있게 먹었습니다.
실제로 부위별로 맛도 조금씩 달랐는데요
집게발 쪽은 게살 먹는 것처럼 식감이 폭신했고
꼬리쪽에 찬 살은 새우처럼 탱탱하고 쫄깃한 느낌이더군요
- 처음이라 너무 신기해서 이렇게 상세하게 써 봅니다 -
소스는 4가지가 제공되는데요,
다 맛있습니다. 매운 맛, 부드러운 맛, 고소한 맛 등이 다 있어서
취향대로 선택해 드시면 되겠습니다.
그래도 이 놈은 재료가 좋아서 그냥 그 맛 그대로 먹는 게 가장 좋더군요.
이렇게 다리쪽에 붙은 살까지 알뜰하게 발라먹었습니다
- 참고로 저는 어제까지 돈을 주고 해산물을 사 먹지 않는 사람이었습니다 -
그리고 이 열린 뱃속에 있는 저 내장들은 곧
엄청난 놈이 되어 나타나죠.
바로 이 알밥으로
랍스터보다 이 알밥이 맛있다고 하면
랍스터 첫 경험은 실패일까요?
그만큼 좋은 마무리였습니다.
운명(?)을 기다리는 녀석의 절규를 뒤로하고
저는 2014년을 마무리하는 식사를 마쳤습니다.
요즘엔 그저 외국인용 관광지가 되어버린 인사동, 그 골목길에 이런 놀라운 음식점이 있다는 게 저에겐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그리고 처음 경험한 랍스터 그녀석의 능력 역시도.
음식 깔끔하고, 재료 좋고 맛있고, 사장님은 특히 친절하고 유머 있으시고.
작은 식당에서 느낄 수 있는 특별한 느낌까지.
2001년부터 14년간 자리를 지켜온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소중한 사람과의 연말 모임에서 이보다 더 좋은 곳이 있을까 싶습니다.
연인과의 크리스마스 데이트에도 뭐, 두 말 할 것 없구요.
언젠가 다시 랍스터가 생각난다면
인사동을 찾는 것으로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