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면 항상 곳곳의 빙수 맛집을 찾아다니지만 정작 가까이에서는 찾아볼 노력 조차도 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번화가는 아니지만, 그래도 착하고 알찬 빙수집 하나는 꼭 있을 것 같았고, 그렇게 찾게된 곳이 카페 피디스라는 곳입니다.
주민이 아니면 찾기 쉽지 않은 외딴 곳에 있는 작은 카페에요.
내부도 테이블 4-5개 가량의 작은 규모이고, 메뉴 역시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카페, 혹은 사무실 앞의 작은 카페의 그것과 같습니다.
하지만 이 날의 목표는 빙수지요. 감말랭이 등의 다소 독특한 빙수도 눈에 띄었습니다만, 아무래도 가장 무난한 녹차빙수를 주문했습니다.
가격은 프랜차이즈 카페나 빙수 전문점보다 조금 비싼 만원선입니다.
그 동안 보아온 녹차 빙수와는 비주얼이 사뭇 다르죠?
무엇보다 그릇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절구를 연상시키는 돌그릇을 차갑게 얼려 빙수를 담아낸 모양새가 아주 마음에 들었고, 시각적으로 더욱 시원한 느낌이었습니다.
단가가 비싸지만 맛이 확실한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을 사용했다고 하고, 구운 마시멜로우나 다양한 견과류의 존재가 비싼 가격만큼의 퀄리티를 설명해주었어요.
다른 빙수보다 다양한 견과류가 녹차 아이스크림과 잘 어울리고, 살짝 구운 마시멜로우는 지금껏 먹어왔던 빙수와 확실히 차별화가 되었습니다.
요즘 우유 빙수가 유행인데, 이렇게 완전히 새로운 빙수도 여름에만 느낄 수 있는 행복이죠.
세 명이서 먹을 수 있는 만큼 양도 푸짐한 편이며,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내용물이 무척 충실한 편이라 가격이 아깝지 않았습니다.
그릇이 채 비워지기 전에 이 집의 다른 빙수 메뉴를 확인하게 될 정도로,
요즘 우후죽순 생기는 뜨내기 빙수집보다 확실히 재료에 신경을 쓴 느낌을 받아 더 시원한 빙수였습니다.
이 빙수를 찾아 먼 길을 찾아올 만큼의 노력은 추천하지 않습니다만,
동네 주민들에게, 혹은 우연히 이 주변을 찾은 분들께 다른 카페와 다른 분위기와 맛의 빙수를 경험할 수 있는 카페라고 생각합니다.
조만간 또 찾아서 다른 빙수를 먹어봐야겠네요. 차가운 돌그릇의 느낌이 그립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