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콘은 오늘 레트로 디자인을 채용한 풀프레임 DSLR 카메라 Df를 정식 발표했습니다.
과거 필름 카메라 F 시리즈를 연상시키는 레트로 디자인에 고품질 이미지의 대명사인 풀프레임 이미지 센서를 채용한 새로운 라인업으로
많은 사용자들의 향수를 불러 일으킬 것으로 기대되는 카메라죠. 또한 기존 풀프레임 DSLR 카메라보다 크기와 무게도 감소하여 가볍게 사진을 즐길 수 있는 카메라이기도 합니다.
오늘 니콘 Df 정식 발표회에 다녀온 소감을 짤막하게 포스팅하겠습니다.
[ NIKON Df ]
- 35mm 풀 프레임 이미지 센서
- 1625만 화소
- 니콘 F 마운트 대응
- 1/4000 - 30초 셔터 속도
- ISO 100 - 12800 (확장 ISO 50-204800)
- 초당 5.5매 연사
- 39개의 AF 포인터
- 약 100% 시야율, 0.7배율의 광학 뷰 파인더더
- 3.2인치 920000 화소 LCD 디스플레이
- 레트로 디자인
- 1400장 촬영이 가능한 배터리 성능
- 143.5 x 110 x 66.5 mm
- 710 g
발표회 장소에 도착하니 이미 Df에 대한 설명이 한창이었습니다.
니콘 D 시리즈와 레트로 스타일, 직관적인 조작을 융합(Fusion)한 결과가 Df라는 소개입니다.
음, 그냥 쉽게 D 시리즈와 F 시리즈의 퓨전! 했으면 더 이해가 빨랐을텐데요.
유난히 최상급 제품, 최고의 화질, 플래그쉽의 블라블라~ 하는 것을 보니
Df의 가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합니다.
간결하고 깔끔하게 이 날 발표를 진행하셨던 니콘 관계자분.
제품에 대한 설명과 함께 실제 Df로 촬영한 샘플 이미지가 소개되었습니다.
이어서 좀 더 자세한 제품 설명.
니콘 상급 DSLR 카메라에 적용되는 마그네슘 합금 재질 바디와 방진 방적 설계가 적용되었다는 설명입니다.
음, 역시나 비쌀 것 같죠?
디자인에서 가장 많이 신경쓴 점은 '필름 카메라 시절 니콘 전성기를 이끌었던 F 시리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기'가 아니었을까요?
헤드 모양과 로고 폰트, 아날로그 조작계 등에서 이런 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이 상단 아날로그 조작계가 Df의 레트로 스타일을 대표합니다.
셔터속도, 감도, 노출보정 다이얼 세개와 P/A/S/M 노출 모드 다이얼도 오른쪽에 함께 제공되는데요,
다이얼이 크고 많은데다 글자도 빽빽하게 씌여있어서 뭔가 굉장히 복잡해보입니다.
사용하기도 어려워보이고요. 직관적이라고는 하는데, 후지필름 X 시리즈처럼 사용하기 쉽지는 않아 보이네요.
셔터 버튼은 유선 릴리즈를 사용할 수 있도록 홈이 파여있는 방식을 채택했고,
후면에는 상단보다는 현대의 DSLR 카메라의 조작계를 채택한 모습입니다.
AE-L/AF-L 버튼과 AF-ON 버튼을 따로 제공하는 등 니콘 상위 카메라들의 섬세한 인터페이스가 적용되었네요.
뷰파인더는 D800이나 D4와 같은 원형 파인더로 전면부의 레트로 스타일과는 조금 동떨어지지만,
실제 사진을 촬영할 때 가장 사용자와 많이 접하게 되는 부분이므로 기능에 조금 더 중점을 두는 편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디자인을 제외하고 다른 DSLR 카메라 대비 Df의 가장 큰 장점은 구형 Nikkor 렌즈들을 모우 사용할 수 있는 배려입니다.
Non Ai 렌즈 사용시에도 조리개 수치를 연동시킬 수 있는 가도식 노출계 연동 레버를 제공한다고 하는데요,
사실 예전 Nikkor 렌즈를 사용해 보지 않아서 어떤 불편한 점이 있는지, 그리고 Df가 어떤 점에서 향상되었는지는 잘 이해하지 못했습니다만,
올드 렌즈를 사용했을 때 조리개 연동 등의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한 첫 번째 디지털 D 시리즈라고 하면 맞을 것 같습니다.
새로운 디자인의 Df와 함께 카메라와 어울리는 새로운 렌즈 AF-S NIKKOR 50mm F1.8G가 발표됐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렌즈는 아니고 기존 50mm F1.8G 렌즈를 클래식 Nikkor 렌즈 스타일로 디자인 변경한 모델이라고 합니다.
물론 광학 성능은 동일하겠죠?
현재 DSLR 카메라와 다른 외형과 소재감을 가진 Df인 만큼, 그리고 어떤 것보다 스타일을 강조한 제품인만큼 이런 전용 렌즈는 꼭 필요했다고 생각됩니다.
네 가장 관심을 모은 발매일은 11월 28일,
그리고 더욱 관심을 모은 가격은 330만원으로 책정됐다고 합니다.
이게 바디 기준인지, 50mm F1.8G 렌즈킷 기준인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만,
그야말로 '뜨악'하게 되는 가격이네요.
이렇게 니콘 Df의 제품 설명이 끝나고
잠시나마 직접 제품을 만져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렇게 실버 바디에 실버 팬케이크 렌즈를 물려놓으니
와- 기대 이상인데요?
아무래도 눈에 띄는 모델은 당연히 실버 색상이었습니다.
Df에 맞춰 새로 디자인 된 50mm 렌즈도 꼭 들어맞지는 않지만 카메라와 일체감이 좋은 편입니다.
아마 많은 사용자들이 저 조합으로 세계를 여행하겠죠?
하지만 클래식한 느낌이 물씬 풍기는 전면 디자인에 비해
전체 크기나 두께, 그리고 특히 후면 인터페이스가 현재 DSLR대비 획기적으로 변화하지 못한 모습이라 아쉬웠습니다.
블랙 색상은 색상 탓인지 헤드 모양을 제외하고는 현재 DSLR 카메라와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클래식한 느낌을 만끽하려면 아무래도 실버 색상이 좋을 것 같네요.
전면 다이얼은 조리개 조절 등의 역할을 하는 멀티 다이얼로 알려졌습니다.
보통은 돌출된 그립부에 위치하게 되는데요, Df의 다이얼 위치도 조작하기에 매우 편했습니다.
오른쪽 세개의 다이얼(?)은 크기별로 높이도 달라 비교적 조작하기 편했습니다.
조금 의아했던 것이 헤드 부분에 그립과 같은 인조가죽을 덧댄 것인데요,
깔끔한 레트로 디자인을 해칠 뿐더러 기능상으로 어떤 장점이 있는지도 명확하지 않아서 오히려 저에게는 감점 요소였습니다.
손이 자주 닿는 부분이 아니라 내구성이나 그립감 문제도 아닐텐데 말이죠.
Df 발표에서 무게를 실었던 부분인 올드 렌즈와의 조합입니다.
이 날 전시되었던 카메라 한 대에 올드 Nikkor 렌즈가 장착되어 있었는데요,
새로운 라인업이지만 기존 F 마운트를 모두 활용할 수 있는 점, 게다가 Non Ai 렌즈까지 완벽 지원해 오히려 기존 DSLR보다 렌즈 활용폭이 더욱 넓어진 점은
분명 이 카메라의 가장 큰 강점입니다. 같은 시기에 발표된 소니 풀프레임 카메라 A7이 전용 렌즈군을 이제부터 확충해야 하는 부담이 있는 것에 비해
우위를 갖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니콘 Df와 가장 잘 어울리는 렌즈는 이 팬케이크 렌즈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렇게 킷으로 팔아도 많은 분들이 혹하실 것 같네요 :)
후면 조작계는 현재 니콘 DSLR 카메라와 거의 같습니다.
3.2인치 LCD 화면으로 표시되는 메뉴 화면이라던지 버튼과 레버의 크기, 조작감 등이
전면을 보지 않으면 레트로 디자인의 새로운 라인업임을 알기 쉽지 않을 정도로 너무나 현대적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히려 Df의 매력이 조금 반감되었습니다.
이왕 레트로 스타일을 표방했으면 철저하게 구닥다리로 가는 것도 좋았을 것 같은데 말이에요.
Df는 기존 니콘 FX 카메라 중 가장 작고 가벼운 D600보다 더 작고 무게도 50g 가량 가볍습니다.
실제 체험하면서도 크기에 비해 가볍다는 느낌을 받았는데요,
특히 저 팬케이크 렌즈와의 조합에서는 풀프레임 카메라에 대한 부담감을 잊게 할 정로의 가벼운 무게가 매력있었습니다.
물론 DSLR 카메라인만큼 미러리스 카메라보다는 부피나 무게면에서 분명 불리하지만
광학 뷰파인더와 렌즈 호환성 등 DSLR 카메라라서 갖는 이점 역시 존재하니까요.
많은 시간을 접해보지는 못했습니다만,
몇 장을 촬영하면서 든 생각은 '외형만 레트로 스타일이지 파인더에 눈을 대는 순간 이건 너무나도 니콘 최신형 DSLR 카메라다' 였습니다.
물론 상단 다이얼 조작에서는 차이가 있습니다만
하이 아마추어 이상 유저가 아닌 이상 감도와 노출보정, 셔터 속도를 일일이 조절해가며 사진을 찍는 경우가 많지 않다고 가정하면
실제 촬영시에 느끼는 손 맛은 어쩌면 크게 차이나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느낌이 들었달까요?
게다가 상단 다이얼도 오동작을 막기 위해 버튼을 누르고 돌리는 방식이라 파인더에 눈을 대고 능숙하게 조작할 때까지는 적지 않은 적응기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상상만 하던 카메라가 실제 제품화되어서 세상에 발표되는 것은 무척 즐거운 일입니다.
적지 않은 니콘 유저들에게는 이 카메라가 분명히 '꿈의 카메라'였을 테니까요.
보기만 해도, 손에 쥐기만 해도 사진을 찍고 싶은 이 레트로 스타일의 카메라가 비싼 가격과 다양한 한계에도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기존 니콘 D 시리즈 사용자들의 가슴은 이미 두근두근 뛰고 있을 것 같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