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단언컨대 2013년 발표된 카메라, 아니 그 동안 세상에 나온 모든 디지털 카메라 중 가장 '괴상한' 아이템입니다.
본체를 제외한 렌즈와 이미지 센서, 프로세서만으로 구성된 이 카메라는 스마트폰과 무선으로 연결되어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고 저장하여 페이스북과 트위터, 카카오톡 등으로 바로 공유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제품이죠.
'렌즈 스타일 카메라'로 이름 붙여진 QX 시리즈가 이제 막 한국에 발매되었습니다.
소니 QX 시리즈는 총 2종으로 소니 하이엔드 컴팩트 카메라 RX100 M2와 같은 1인치 2020만 화소 센서와 Carl Zeiss F1.8 줌렌즈를 채용한 QX100,
그리고 1/2.3 인치 1800만 화소 이미지 센서와 광학 10배 줌 소니 G 렌즈를 탑재한 QX10입니다.
이 중 상위 기종인 QX100이 아무래도 화제겠죠?
이미 화질로 검증받은 RX100 시리즈의 사진을 스마트폰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매력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얼마 전 예판으로 구매한 QX100의 간단한 첫 느낌을 포스팅 해 보겠습니다.
QX100의 아이덴티티를 그대로 표현하는 원형 패키징은 그 동안 보아온 소니의 센스를 엿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마치 잎녹차 통(?)을 보는 듯한 패키지 뚜껑을 열면 밀봉된 QX100이 우리를 맞이합니다.
언뜻 보면 소니 미러리스 카메라 NEX의 새로운 교환렌즈 같기도 한 QX100의 디자인
하지만 이 하나로 온전한 카메라가 되는거죠.
물론 조작계가 될 스마트폰이 필요하긴 하지만요
좌측에 보이는 줌 레버와 셔터 버튼으로 스마트폰 없이 사진 촬영은 가능합니다.
다만 어떻게 찍힐지는 아무도 알 수 없겠죠?
QX100은 소니 하이엔드 컴팩트 카메라 RX100 M2와 같은 이미지 센서와 렌즈를 사용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RX100 M2에서 본체 조작부를 제거하고 스마트폰과 연결되는 새로운 제품을 만든 것인데요,
이미 화질로는 검증이 끝난 제품인만큼, QX100의 이미지 품질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의문을 갖진 않습니다.
다만 이 괴상한 방식의 불편함과 어색함, 그리고 따로 디지털 카메라를 휴대하는 것에 비해 과연 어떤 장점이 있는지가 궁금한 것이죠.
RX100 M2의 렌즈와 센서만 떼어서 만든 카메라라고 하기에는 QX100은 상당히 부피가 큰 카메라입니다.
RX100 M2의 놀랍도록 작은 크기를 떠올려보면 잘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마치 본체를 제거하지 않고 원통형으로 뭉쳐놓은 듯한 외형과 크기입니다.
왼쪽에 보이는 것은 줌 레버로 광학 약 3.5배 줌을 조작하게 되고, 그 옆 셔터 버튼으로 촬영이 가능합니다.
스마트폰과 연결된 상태에서는 스마트폰 화면에서 셔터 버튼을 이용할 수 있지만, 본체에도 추가로 제공되는 것도 의미가 있겠죠.
오른쪽에는 렌즈 제조사인 Carl Zeiss 마크가 있습니다.
상단에는 전원 버튼과 상태 표시 LED, 녹음용 마이크가 위치합니다.
on/off 표시 위의 마크는 NFC 마크로 스마트폰과 QX100을 가까이 맞대는 것 만으로 연결이 가능한 기능을 제공합니다.
으론쪽에 위치한 작은 디스플레이에서는 배터리 잔량 등의 간단한 정보가 표시됩니다.
그 아래 스트랩 연결구가 보이네요.
배터리는 뒷뚜껑을 열어 삽입됩니다.
배터리 용량은 650 mAh로 기존 디지털 카메라에 비하면 절반에 가까운 용량이지만
가장 배터리 소모가 많은 디스플레이가 없는 구조이므로 사용시간은 부족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메모리 카드와 충전 단자는 Carl Zeiss 로고 뒤에 숨어있었네요.
사진 촬영 후 스마트폰에 전송하는 것이 기본 기능이긴 하지만 QX100 본체에도 메모리를 사용해 사진을 저장할 수 있습니다.
충전은 microUSB로 휴대폰 등과 호환되어 충전 편의성은 매우 좋은 편입니다.
전원을 켜면 광학 줌 렌즈가 돌출되면서 이제서야 카메라다운 모습을 보입니다.
생각보다 부피가 무척 커져서 조금은 당황스럽습니다.
이걸 이제, 스마트폰과 함께 사용해야 한단 말이죠..?
하단에는 삼각대 연결 소켓도 있습니다.
<휴대폰과 결합>
QX100의 기본 구성품에는 스마트폰과 QX100을 결합할 수 있는 어댑터가 기본 제공됩니다.
스마트폰과 카메라는 Wi-Fi를 통해 연결되지만 촬영 안정성을 위해 스마트폰과 단단하게 연결되는 이 어댑터가 필수 아이템입니다.
소니 스마트폰 Xperia Z와 연결한 QX100, 한 마디가 떠오릅니다.
병신같지만, 멋져.
정말 괴상하기 그지없는 모양새지만,
왠지 이거라면 스마트폰으로도 모든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이 마구 돋아납니다.
하지만 이 부피와 무게는 어찌하면 좋을까요..?
QX100의 장점 중 하나는 iOS와 안드로이드 두 플랫폼을 모두 지원하는 것입니다.
스마트폰 활용도도 높고, 무엇보다 카메라 성능에 상대적으로 더욱 민감한 아이폰 유저들에게도 QX100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까요?
우선 외모는 합격점 같은데요,
소니 로고와 애플 로고의 공존이 어딘가 참 어색합니다.
QX100의 어댑터가 지원하는 스마트폰 크기는 갤럭시 노트3 정도가 최대입니다.
더 이상은 어댑터 너비가 확장되지 않아 불가능한데요,
대형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3와 결합하니 앞서 비교한 사진보다는 한결 안정적입니다.
다만 이렇게 조합하고 나니,
미러리스 카메라 못지 않은 육중한 체구가 되었네요.
이와 함께 예판 사은품으로 증정된 가죽 케이스.
휴대할 때 좋겠네요, 평소엔 가방에서 쉬다가 스마트폰이 부를 때 나와야 하니까요.
< 샘플 사진 >
새로운 제품의 조작은 역시나 어색하고 어렵습니다.
스마트폰 화면으로 각종 촬영 설정과 촬영을 하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는데요,
특히나 이 촬영에 사용된 소니 Xperia Z의 경우 야외에서 화면 시인성이 좋지 않아 더 애를 먹었습니다.
하지만 찍고 난 결과물을 보니,
역시 스마트폰은 물론 여타 컴팩트 카메라와도 비교할 수 없는 고품질 이미지가 일품입니다.
이 맛에 이 불편하고 커다란 카메라를 사용하는 것 아니겠어요?
게다가 찍은 사진은 바로 휴대폰에 저장되어 마음껏 이용할 수 있으니까요.
아래는 하루동안 찍어본 QX100의 샘플 사진 몇 장입니다.
스마트폰 카메라가 1000만 이상의 고화소와 다양한 방법으로 화질 향상을 보여주고 있지만,
아마 이 QX100 정도의 화질을 보여주려면 아주아주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심도 표현부터 세부 묘사, 역광에서의 표현 능력까지 모든 면이 비교 불가입니다.
물론, 이 카메라는 스마트폰 카메라와 비교할 제품이 아니지만요.
괴상한 제품이지만 멋집니다, 그리고 묘하게 재미있습니다.
스마트폰 하나로 모든 것이 가능한 세상이 오면서, 우리는 여행지나 거리 곳곳에서 스마트폰 포토그래퍼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카메라에 대한 성능에 관심이 많은 요즘, 보다 좋은 카메라 성능을 위해 비싼 돈을 주고 최신 스마트폰을 구입하는 분들에게
차라리 자신에게 맞는 합리적인 성능과 가격의 스마트폰을 구입하고, 소니 QX 시리즈로 부족한 카메라를 보강하는 것이
많은 분들께 좋은 방법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앞으로 스마트폰 카메라가 아무리 좋아진다고 해도 이 정도 화질을 갖추기는 쉽지 않을 테니까요.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고 해도, 소니 QX 시리즈의 새로운 시도는 분명 박수 받아야 할 일입니다.
꼭 그런 이유가 아니더라도 QX100, 재미있습니다.
앞으로 제 카메라의 부족한 틈을 채워줄 서브 카메라로도 제격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