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에 생각나는 오코노미야끼와 야끼소바.
유난히 일식집이 많은 홍대 앞 맛집들은, 실제로 일본에서 들어온 체인점이거나 실제 일본인이 운영/조리하는 곳이 많습니다.
얼마 전에 다녀온 일본 철판 요리집 '텟판 타마고' 역시 일본에 온 듯한 분위기와 맛을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홍대입구역 8번 출구쪽 걷고싶은 거리로 들어와서 또 안쪽 골목을 통해 찾아왔습니다.
게스트 하우스와 함께 있는 곳이라 찾기가 쉽지 않아요,
그래도 이런 작은 식당은 찾았을 때의 쾌감과 들어서면서의 기대감이 조금 특별하지요.
소박한 분위기의 입구-
가게 안도 역시 아담합니다.
손님 맞을 준비를 마친 테이블
철판 주위 바에서는 요리 장면을 직접 보며 음식을 먹을 수 있고,
안쪽에는 5-6테이블 정도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한 쪽 벽에는 일본 전통 의상이 두 팔을 활짝 벌려 우리를 환영하고 있네요. XD
이 곳의 첫인상 중 가장 인상적인 건 정성 가득한 메뉴판
유심히 들여다봐야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촘촘히 새겨진 사진과 글씨 사이로
꽤 많은 종류의 음식을 판매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왠지 손으로 직접 쓴 것 같아서 더 정감 있더군요.
게다가 벽에 붙은 정성 어린 그림의 계절 메뉴 소개란!
자- 첫번째 메뉴 야끼 소바가 나왔습니다~!
양배추와 양파, 파, 숙주가 푸짐하게 들어가 맛도 맛이지만 건강에도 좋겠구나 싶은 이 곳의 야끼 소바는
그 동안 먹어본 다른 곳의 야끼 소바에 비해 소스의 짠 맛이 덜하고 양배추 등 채소의 식감이 좋았습니다.
면보다 맛있는 숙주 역시 아낌 없이 들어가 있어서 정신 없이 먹었어요. :)
야끼 소바가 이렇게 담백하고 부담 없는 음식이었군요-
이어서 나온 스페샬 오코노미야끼!
이제 막 구워낸 오코노미야끼에 촘촘히 소스를 뿌리고 가다랑어포는 살아있는 듯 춤을 춥니다 XD
오코노미야끼 역시 담백하고 고소했습니다. 채소도 너무 잘게 자르지 않아서 식감도 좋았구요.
근데 저한테는 양이 살짝 작았습니다. 혼자서도 먹겠다는 '-')a
텟판 타마고의 음식들이 한결같이 담백하고 소박한 맛으로, 제 입맛에는 더 없이 좋았습니다만, 양이 조금 부족했어요.
오코노미야끼는 3000원을 추가하면 소바 면을 함께 구운 '모던 야끼'로 변경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만큼 더 푸짐하겠죠? :)
비 오는 날 퇴근 길에, 소스 맛이 입맛을 당기는 오코노미야끼에 시원한 맥주 한 잔 생각이 날 때가 있죠.
홍대 앞 번화가를 살짝 벗어난 한적한 골목길의 작은 식당, 조용한 분위기에서 즐기는 담백한 맛과 일본에 와 있는 듯한 분위기
텟판 타마고는 홍대 앞에서 볼 수 있는 수 많은 맛집 중 가장 소박한 곳이 아닐까 생각해요.
다음 비 오는 날, 다시 즐거운 저녁 식사를 기약해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