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 마운트를 대표하는 렌즈 SUMMICRON, 그리고 50mm
섬세한 표현력과 회화적 표현으로 백 여년 역사의 수 많은 라이카 M 마운트 렌즈 중 가장 기본이 되는 SUMMICRON 시리즈.
28mm 부터 35 / 40 / 50 / 75 / 90mm에 이르기까지.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렌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중 35mm와 50mm는 '표준 화각'이라 불리며 사진 생활의 시작부터 끝까지 가장 많이 사용하게 되는 화각입니다.
평생을 50mm 렌즈 하나로 활동하는 작가도 있을 만큼, 영원한 숙제이기도 하구요.
오늘 소개 할 렌즈는,
오랜 역사의 SUMMICRON-M 렌즈, 그 조상격인 1세대 SUMMICRON-M F/2 RIGID 렌즈입니다.
LEICA SUMMICRON F/2 RIGID
라이카 M 마운트
1956-1968년, 총 63055개 생산
렌즈 구성 6군 7매
화각 45도
최단 초점거리 1m
최소 조리개 F/16
무게 260g
필터 구경 39mm
M 마운트를 대표하는 SUMMICRON, 그 중에서도 표준 화각인 50mm 렌즈는 1954년 첫 발매를 시작으로 60여년에 가까운 역사를 갖습니다.
이번에 소개 할 렌즈는 SUMMICRON-M 50mm 렌즈 중 가장 먼저 발매 된 침동식과 동일한 구조를 갖는 경통 고정식, RIGID 구조의 렌즈입니다.
흔히 "6군 8매"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SUMMICRON-M 35mm 렌즈와 더불어 가장 매력적인 외관을 가진 렌즈로 많은 유저들에게 평가 받고 있습니다.
50년이 넘은 렌즈지만 이미 최초 설계부터 광학적으로 완벽에 가까운 구조를 가져, SUMMICRON만의 샤프한 이미지와 풍부한 표현력은
현행 렌즈와 비교해도 크게 떨어지지 않을 뿐더러, 특히 흑백 표현력에서는 발군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실버 크롬 재질은 세월의 변화에 곳곳에 상처를 보여주지만
특유의 세련된 디자인과 더불어 반 세기가 지나도 그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SUMMICRON-M 50mm RIGID렌즈는 대부분이 실버 크롬 색이며
블랙 페인트 제품이 있긴 하지만 구하기도 무척 어렵고 가격도 엄청난 고가입니다.
경통 고정식이다보니 부피가 제법 되는 편입니다.
후드까지 끼우면 더 많이 돌출되구요, 재질 때문에 무게도 상당합니다.
현행으로 갈 수록 작아지는 라이카 렌즈들을 볼 때 휴대성에선 아쉬움을 느낄 분들이 계실 것 같습니다.
디자인적으로는 블랙 바디와 실버 렌즈의 조화가 꽤 맘에 듭니다.
예전에 사용해 본 ZM 실버 렌즈의 모던한 실버 톤과 비교해 보면, 가공되지 않은 청량한 실버 색상 그대로의 매력을 느낄 수 있구요.
샤프니스나 컨트라스트는 기술의 발전을 거친 현행 렌즈와 비교해도 호불호를 논할 만큼 우수하지만,
올드 렌즈 대부분이 갖고 있는, 코팅 등에서의 차이로 역광 등에서 취약한 모습을 보입니다.
60여년간의 오랜 세월을 지나며 외관은 물론 렌즈 내부에도 크고 작은 문제가 생기기 마련인데요,
보통 렌즈 내부 수분 유입 등으로 인한 곰팡이나 헤이즈, 클리닝 데미지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제가 영입한 렌즈에도 작은 곰팡이 흔적이 있지만, 결과물에 지장이 없는 정도이며, 앞으로 관리하기에 따라 오랜 세월을 사용할 수 있으니 감수하려고 합니다.
전 세계 6만여개만 있는 렌즈 중 하나를 제가 사용하게 된 것도, 꽤나 특별한 인연일테니까요.
현행 렌즈보다 기계적인 조작감이 매력적인 느낌입니다.
F2 / 2.8 / 4 / 5.6 / 8 / 11 / 16
총 6개로만 조절할 수 있는 조리개 값과 독특한 패턴의 초점링, 무한대 LOCK 레버까지.
많은 분야에서 느낄 수 있지만, 옛날 사람들은 정말 멋지고 똑똑했던 것 같아요.
화질은 차치하더라도, 한 컷 한 컷 사진을 찍어내는 느낌에서
SUMMICRON-M 50mm RIGID가 손 끝으로 주는 기계적인 조작감은
현대 렌즈들과 비교할 수 없는 독특한 매력이 있습니다.
- SAMPLE -
이 렌즈를 M8에 물리고 처음으로 찍은 사진입니다.
한 바탕 비가 온 후 날씨도 워낙 좋았지만 거친 아스팔트의 느낌과 물에 비친 구름, 지나가는 자동차의 색 표현이 무척 맘에 들어
한 장으로 이 렌즈에 매료된 기억이 나네요.
" 이야기 "
렌즈마다 갖고 있는 고유의 특성,
그 중 '색'에 대한 부분은 유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합니다.
디지털에선 이미지 센서 특성과 소프트웨어의 이미지 프로세싱에 따른 색감이 절대적이라는 의견과,
그 중에서도 촬영한 렌즈 고유의 느낌과 표현에 무게를 싣는 의견.
어느 쪽도 틀린 의견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 작은 차이에 의미를 두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정도겠죠.
하지만 분명한 건,
아버지뻘 되는 이 렌즈에서, 그런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매끈하고 샤프하고 화사하게.
디지털 이미지로 넘어오면서 '기준'이 되어버린, 그러면서 자연스레 '획일화' 된 현대의 렌즈들과는 분명 작지만 차이가 느껴집니다.
오래된 사진의 느낌이라고 할까요?
이런 아날로그 느낌이 물씬 풍기는 렌즈 특성은
차분한 분위기와 회화적 표현, 편안한 느낌으로 사진에 투영됩니다.
"올드렌즈만의 특별한 매력"
많은 경력도 나이도 갖지 못했지만,
많은 분들이 왜 그렇게 과거의 것들로 회귀하시는지 조금은 알 것 같은,
그런 느낌을 주는 렌즈입니다.
앞으로도 영원할 SUMMICRON의 신화, 그 첫 장의 의미.
벌써 4번의 리뉴얼을 거친, 그리고 조만간 또 한 번의 변신이 예정되어 있는 SUMMICRON-M 50mm 렌즈는
누가 뭐래도 라이카 M 시리즈를 대표하는 렌즈 중 하나일 것입니다.
그 전설의 첫 장을 장식한 SUMMICRON-M 50mm RIGID 렌즈의 색과 표현력은 그런 의미에서 여러 번 곱씹고 기록하고 싶어집니다.
1954년, 첫 M 카메라와 50mm 표준 렌즈를 만들면서 담았을 그 사람들의 '열정'
비록 요즘 사람들이 말하고 평하기 좋아하는 '화질'에서는 좋은 평을 받지 못하더라도 말이죠.
"50년 전 렌즈로도 사진을 찍을 수 있어?" 라고 시작했던 의구심은
"오랜 세월을 겪어온 렌즈가 담아내는 그 시간만큼의 무게"를 느끼는 즐거움으로
단 하루만에 바뀌었습니다.
LEICA SUMMICRON F/2 RIGID
장점 : 올드 렌즈만이 줄 수 있는 기계적인 조작감의 매력
옛 사진 느낌이 물씬 풍기는 묵직한 표현력
아름다운 외관
단점 : 최단 초점거리 1m의 불편함
최대 개방에서의 다소간의 소프트함, 역광에서의 취약함
부피와 무게 등 휴대성의 아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