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9일, 오랜만에 부산에 내려갔습니다. 삼년 만의 여행에 제가 좋아하는 부산의 장소, 공간들이 어떻게 바뀌었을지 기대가 됐죠. 특히 지난 여행에서 본 해운대 해변 풍경이 기억에 남아서 부산역에 도착하자마자 해운대로 향했습니다. 숙소도 해운대 근처로 정했고요. 하지만 제가 본 풍경은 온통 노란색인 탁한 바다였습니다. 이 날 부산에는 11년만의 황사 경보가 내려졌습니다. 200만 돼도 외출 자제 권고가 내려지는 미세 먼지 농도가 이 날 1000 가까이 올라갔으니 정말 살면서 처음 보는 광경이었습니다. 노란색 필터를 렌즈 앞에 끼운 듯, 노란 셀로판지를 눈 앞에 댄 듯 노란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때문에 바다도 잿빛에 가까이 보였고요. 해변을 걷고 있으니 코 주위로 모래 냄새가 맴돌고 곧 눈알이 뻐근..
아차, 하는 순간 지나쳐 곧 저만큼 멀어져 버립니다. 아침과 밤이 다르게 피더니 두어 번 비에 다 떨어져 버렸습니다. 일 년 내내 그립다며 이름을 불렀지만 잠시 한 눈을 판 죄로 다시 일 년의 기다림만 남았습니다.2017년 봄이 가장 찬란하게 빛나던 날들이 이제 추억이 되어 사라졌습니다. 꽃이 다 떨어지고 그 자리에 파란 잎이 돋아난 4월의 봄날, 하지만 이렇게 사진 몇 장으로나마 2017년 봄을 남겨둘 수 있어 얼마나 다행인가요. 올림픽 공원, 서울 해마다 4월이면 별 것 아닌 일들이, 그것도 매년 다른 일들이 몰려 혼자 잠시 꽃놀이 갈 시간도 없이 봄이 흘러가 버립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크고 작은 일들에 묶여 옴짝달싹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올 해는 다행히 아침 한 때 공원을 찾아 이미 흐드러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