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잡지 AB-ROAD에 제 모스크바 여행기와 신간 '인생이 쓸때, 모스크바'의 출간 소식이 실렸습니다.겨울호인 12월호에 맞춰 제 인생에서 가장 추웠던 그 겨울을 추억하는 일도 재미있는 일이었습니다. 폭설 직후 화창하게 밝아온 노보데비치 수도원의 사진이 크게 실렸습니다. 모스크바에서 화창한 하늘을 본 것은 이틀 남짓이었는데 그 이틀간 제가 붉은 광장과 노보데비치 수도원에 있었던 것은 지금 생각하면 절묘한 행운입니다. 노보데비치 수도원을 혼자 누비고 다녔던 저 날은 10박 12일 여행을 통틀어 잊을 수 없는 하루였어요. 그 외에도 모스크바 여행에서 담은 사진들을 엄선해서 넣었습니다. 모두 제가 아끼는 장면들입니다. 그리고 역시나 제가 가장 좋아하는 사진은 성 바실리 대성당의 사진이죠. 겨울에 맞춰 책이 ..
드디어, 책이 나왔습니다. 12월의 첫날과 함께 들려온 반가운 소식입니다. 2016년 제게 가장 큰 숙제였던 모스크바 여행기가 드디어 출간되었습니다.정식 출판일은 12월 2일로, 출판사 담당자분께서 집으로 책을 보내주신 덕분에 저는 조금 미리 받아보게 됐습니다. 몇달동안 수 없이 보았던 글이고 사진이지만, 책으로 만들어진 것을 보는 것은 또 다른 느낌입니다. 물론 매우 좋은 쪽으로요. 원고에 쫓겨 잊고 있었지만, 사실 저는 아주 오랫동안 이 순간을 꿈꿔왔습니다. 꽁꽁 언 모스크바 강의 풍경이 표지가 되었습니다. 아직도 또렷하게 생각나는 저 장면은 그 여행 중 가장 씁쓸했던 순간이라 제게는 그 의미가 더욱 큽니다.혹한의 겨울을 가장 잘 설명하는 표지는 그 도시의 폭설과 닮은 하얀색입니다. 다른 책보다 크기..
"이 여행은 제 첫번째 여행은 아니지만 제 모든 여행의 시작입니다" "여행은 이미 몇 주가 지나고, 거리 풍경과 시끄러운 지하철 소음도 이제 어렴풋하게, 동화속 풍경같던 건물들과 낯선 얼굴들도 이제는 꿈처럼 아득할 정도로, 그렇게 여행은 끝났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왜 모스크바였을까?’라고 묻는다면, 잘 모르겠습니다." (미친여행 in 모스크바 - 프롤로그 : 왜 모스크바였을까? http://mistyfriday.kr/2091) 지난해 2월의 어느날, 이 한 줄을 쓰기까지 한 시간이 넘게 소요됐습니다. 머릿속에는 지난 그 시절의 이야기가 한가득 차서 작은 틈으로 버겁게 빠져 나오는데, 정작 어떻게 입을 떼야 할지 망설였거든요. 제 인생에 다시 없을 여행, 어떻게 기록하던 무척 중요한 기록이 될 것이라..
미친 여행 Epilogue, 미친 여행의 마무리 - 이래서 모스크바여야만 했다 [Last & Best]
2015. 3. 27.
2015년 1월, 게다가 첫 번째 월요일인 5일. 이 여행은 저의 2015년과 함께 시작되었죠.게다가 아무런 준비 없이 영하 30도의 러시아, 모스크바로 떠난, 그래서 '미친 여행'으로 이름 붙인 여행입니다. 여행은 아주 오래 전에 끝이 났고, 저는 무사히 살아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 동안 적은 모스크바에 대한 정보 중 몇 가지는 도움이 되지 않을 정도로, 적지 않은 것들이 변했습니다. 가장 큰 건 역시 모스크바에도, 그리고 서울에도 봄이 왔다는 것이겠죠? 이제 제가 걷던 날처럼 춥지 않고, 눈도 쌓이지 않았을 뿐더러, 오후 네시에 해가 지지도 않습니다. 그 곳에서의 기억도 제가 쓴 글을 다시 봐야 알 정도로 흐릿해졌고요. 일상으로 돌아와 여행 기간보다 긴 시간동안 이번 10박 12일의 여행..
미친여행 in 모스크바 - 31. 미친 여행자가 모스크바에서 사는 법, 모스크바 물가 이야기와 생존 팁 [모스크바 사용법]
2015. 3. 16.
모스크바 탐험자의 본격 러시아 생존법, 물가 이야기.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여행의 윤택함은 결국 ‘돈’과 직결됩니다. 비싼 음식을 먹고 택시를 타는 '부유한 여행'이 빵 하나로 식사를 해결하는 가난한 배낭 여행보다 반드시 즐겁지는 않고, 오히려 후자가 훗날 더 행복한 여행의 추억으로 남기도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낯선 땅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금전적인 면을 당연히 외면할 수 없습니다. -비행기부터 숙소, 가서 먹는 밥에 지하철 요금, 돌아오는 가족들과 친구들 선물까지 모두 돈,돈,돈이 들어가니까요- 때문에 여행갈 도시의 ‘물가’를 미리 파악하는 것은 어떤 여행에서든 가장 중요한 준비 과정 중의 하나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이야기하는 저도 사실 여행 준비하면서 모스크바의 물가나 속칭 ‘싸게 여행하는 법’..
미친여행 in 모스크바 - 28. 사진과 예술을 사랑하는 모스크바 사람들, 모스크비치 이야기
2015. 3. 13.
모든 것이 예술인 러시아그리고 예술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 모스크바 여행 전의 저처럼 러시아에 대한 정보가 전무한 분들도 러시아의 유명한 예술가들과 그들의 작품에 몇 가지 쯤은 알고 계실겁니다.예를 들어 러시아 대문호 알렉산드르 푸쉬킨의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는 유명한 시,표트르 일리치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 호두까기 인형,현대 미술에 큰 영향을 끼친 칸딘스키,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몸짓인 볼쇼이 발레단까지. 차이코프스키 - 호두까기 인형 볼쇼이 발레단 - 백조의 호수 어쩌면 우리는 생각보다 러시아에 대해서 많은 것들을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알고 있고, 그의 대부분은 '예술'과 '예술가'입니다. 예술로 세상에 이름을 알리고 위용을 떨쳤던 러시아,..
미친여행 in 모스크바 - 26. 미친 여행자의 안식처, 숙소 이야기 [모스크바 호텔 & 아파트]
2015. 3. 11.
홈 스윗 홈 in 모스크바 미친 여행에서 유일하게 멀쩡했던 나의 숙소 이야기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 물으신다면 첫번째는 당연히 갈 곳, 즉 '여행지'를 선택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그 곳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며, 세 번째는 '머물 곳'과의 운명을 맞이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낯선 먼 땅에서 종일 무언가를 위해 걷고 뛰며 보내는 하루의 마지막엔 편안히 쉴 수 있는 장소가 준비되어 있어야 하며, 저 역시 이번 여행으로 그 동안 간과했던 숙소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물론, 추운 나라라서 그 중요성이 더 컸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같은 젊은(?) -이제 그것도 아닌가- 여행자들은 경비도 줄이고 새로운 친구를 사귈 수도 있는 게스트 하우스를 많이 이용하고..
미친여행 in 모스크바 - 25. 모스크바 최대의 휴식 공안 고리키 공원, 가장 아름답지 않은 날의 기억
2015. 3. 10.
모스크바 최대의 문화, 휴식 공간 고리키 공원 (Gorky Central Park)한겨울 이 곳엔 어떤 볼거리가? 고리키 공원은 모스크바는 물론 전세계에도 손꼽히는 규모를 자랑하는 대규모 공원입니다. 1928년 개원했으니 어언 백여년이 되어 가는 이 공원은 구소련 유명 작가 막심 고리키의 이름을 땄다고 하네요. 서울의 한 '구' 정도는 될 듯한 거대한 면적은 숲으로 둘러 싸여 있어 사계절 시민들의 휴식처와 산책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고 최근 보수 공사를 통해 놀이공원, 미니 열차, 자전거 공원 등 편의 시설까지 갖춰 모스크바를 대표하는 종합 놀이, 문화 공간이 되었습니다. 겨울철에는 대규모 스케이트 시설로도 유명하다고 하네요. 모스크바 강과 맞닿아 있어 봄, 여름에는 일광욕을 즐기는 모스크비치의 모습을 볼..
미친여행 in 모스크바 - 24. 모스크바 여행 최대의 해프닝, 2000루블에 얽힌 슬픈 이야기 (왜 그는 나에게, 도대체)
2015. 3. 9.
미친만찬 in 모스크바비극은 생각지 못한 순간에 일어난다 미친여행 in 모스크바의 세 번째 쉬어가는 이야기, 오늘은 열이틀 모스크바 여행에서 겪은 최대의 해프닝입니다. 흔히 여행에서 벌어지는 해프닝이라면 처음 공항에 도착해서 낯설은 땅을 헤매며 목적지나 숙소를 찾지 못해 당황했던 경험이나, 현지인들과의 의사소통에서 겪은 어려움 혹은 이역만리 땅에서 길을 잃거나 소매치기 등의 돌발 상황을 떠올리게 되는데요, 제 여행의 해프닝은 전혀 뜻밖의 장소에서 예상치 못한 순간에 일어났습니다. 바로 모스크바 최대의 쇼핑몰, 이 유러피안몰에서 말이죠. 때는 여행 일주일차, 이제 모스크바의 모든 것이 익숙해진 듯 자만하던 바로 그 날이었습니다. 사건 발생 시간은 혼자 했던 저녁 식사 시간장소는 모스크바 최대의 쇼핑몰 여행..
미친여행 in 모스크바 - 23. 모스크바 최대 쇼핑타운 유러피안몰 (Европейский), 폭풍 쇼핑 위험지역!
2015. 3. 9.
모스크바 속의 작은 유럽모스크바 최대 쇼핑몰 Европейский 해외 여행, 특히나 국내와 멀리 떨어진 유럽으로의 여행은 건축물과 예술품 등 그 나라의 문화를 체험하고 이해하는 것이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 과정에서 느끼게 되는 신선한 충격, 그리고 감동 역시 한반도와는 역사, 문화적으로 그 접점이 거의 전무한 특성 때문에 더 크게 다가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과거에 이뤘던 업적 못지 않게 그 나라, 도시의 사람들이 현재 살아가는 모습 역시 중요한 여행의 주제이며 사람에 따라선 과거의 발자취보다 더욱 큰 의미를 가질 것입니다. 여행 일주일 째, 붉은 광장과 노보데비치 수도원 등 찬란했던 러시아 제국을 상징하는 주요 '관광지' 혹은 '유적지'를 둘러보고 나니 점점 지금 ..
파리 부럽지 않은 모스크바의 낭만모스크바 강 이라고는 했지만 사실 부럽습니다, 세느강을 아직 가보지 못했으니까요, 하하. 거창한 도발로 시작한 오늘 이야기는 주요 관광지가 아닌 모스크바 시의 풍경, 그 중에서도 모스크바 강에 대한 것입니다. 여행하는 동안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가 어딘가 서울과 비슷한 점이 많다고 느꼈던 것은 여러 이유가 있었는데, 시내 중심부에 몰려있는 관광지 위치와 시내 중심가와 주변부의 심한 경제적 격차, 그리고 도시를 둘로 나누는 바로 이 '모스크바 강'의 존재입니다. 서울의 한강과 비슷하게 도시를 가로지르는 큰 강이 모스크바에도 있으며, 그에 따라 강 남/북의 발달 상태와 겉으로 보이는 풍경도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물론 서울과 반대로 모스크바에선 강 북쪽이 좀 더 번화가이며 중..
미친여행 in 모스크바 - 20. 러시아의 정신을 간직한 노보데비치 수도원 (Новодевичий монастырь)
2015. 3. 7.
이것이 진짜 '러시안 뷰티'노보데비치 수도원 (Новодевичий монастырь) 폭설 너머로 본 노보데비치 수도원의 모습 역시 충분히 '모스크바' 다웠지만, 구름이 걷혀 파란 하늘 아래 깨끗한 한겨울 햇살을 맞은 이 건축물들의 모습은 보는 순간 '러시안 뷰티'라는 단어를 생각나게 했습니다. 언제나 인파로 가득한 붉은 광장의 성 바실리 대성당이 동화 속 건물 같은 느낌을 주었다면, 비교적 모스크바 외곽에 큰 연못과 공원을 끼고 유유히 솟아 있는 이 풍경은 그보다 더 비현실적이었습니다. 아마 노보데비치 공원을 먼저 방문하지 않았다면 이 멋진 풍경도 볼 수 없었고, 폭설 속에서 제대로 수도원에서 쫓기듯 나와야 했겠죠. 그래서 그 해프닝이 더 좋은 기억으로 남았나 봅니다. (노보데비치 공원 탐방기 : 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