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습니다. 정말 더운데, 한여름 더위가 이제 겨우 시작이라고 하니 숨이 막힐 지경입니다.유독 더위에 약한 터라 여름에는 외출 자체를 꺼리는데, 그렇다고 실내에만 있자니 영 답답합니다. 짧게나마 바람을 쐴 곳이 없을까 하여 다녀온 곳이 상암 하늘공원이었습니다.그래도 저 언덕 위는 여기보다 시원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서요. - 제가 좋아하는 맹꽁이 전기차를 타고 - 공원까지 이어진 높은 계단을 오를 엄두가 나지 않기도 했고, 워낙에 좋아하는 터라 맹꽁이 전기차 티켓을 샀습니다. 해마다 조금씩 오르더니 이제 편도 티켓 가격이 2000원이 됐더군요. 그래도 덜컹거리는 차 안에서 바람을 맞으며 바깥 경치를 보고 있으면 2000원에 이만한 행복이 어디있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 날 오후 최고 기온이 34도..
여행을 다니기 시작한 후 오히려 사진에 흥미를 잃은 것은 아쉬운 일입니다. 낯선 도시의 장면들을 담는 일이 너무 즐거운 나머지 돌아와 서울에 있는 동안에는 음식이나 소품 등 일상의 장면을 간간히 담을뿐, 사진 찍으리라 마음을 먹고 나서는 날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그래도 가끔 답답한 날은 가까운 한강이나 언덕에서 도시의 야경을 감상하며 머리를 비우곤 합니다. 그리고 그럴때, 그냥 앉아만 있으면 뭐하나 싶어 카메라를 챙깁니다. 삼각대도 함께요. 셔터를 누르면 짧게는 10초, 길게는 1분 가까이 카메라가 사진을 찍습니다. 그 동안 저는 야경을 바라보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거나 노래를 따라 부르고, 또 스마트폰으로 메시지를 하곤 합니다. 그러다보면 야경 사진을 찍는 건 낚시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다..
도시에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한 여섯 시, 소중한 두번째 밤을 위해 멋진 야경이 있다는 정원으로 달려갔습니다. 다른 도시였으면 이맘때쯤 '오늘 일정 다 끝났다'며 저녁 먹을 식당이나 기웃거리고 있을테지만, 싱가포르는 밤이 낮보다 더 아름다워서 어디서 노을을 보고, 나이트 쇼를 볼지 고민하곤 했습니다. 전형적인 '싱가포르 뷰' 멀라이언 파크에서 보낸 첫 번째 밤에 이어 두 번째는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을 기준으로 그 반대편에 있는 거대한 인공정원 가든스 바이 더 베이에서 특별한 나이트 쇼를 보았습니다. 싱가포르의 랜드마크인 마리나 베이 샌즈 뒤에 위치한 가든스 바이 더 베이(Gardens by the bay)는 거대한 인공 정원으로 독특한 형태의 플라워 돔으로 유명합니다. 이 구조물은 플라워 돔(Flower..
토요일 아침에 출발해 화요일을 가득 채우고 새벽 비행기로 돌아온, 3박 5일의 밀도 있는 여행이었습니다. 싱가포르는 작은 도시라 삼박사일이면 충분하다는 주변의 말과 달리 저는 늘 시간에 쫓기고 가지 못해 아쉬운 것이 많았습니다. 뭐, 여행이 일주일쯤 넉넉하게 주어졌더라도 돌아오는 날의 아쉬움은 매한가지였겠지만 말이죠. 여섯시간 오십분의 비행, 다시 숙소까지 한 시간 반. 무더운 날씨에 호텔에서 짐을 풀기 전에 샤워부터 하고 나니 이미 오후 다섯시가 지나 있더군요. 기내식을 남김없이 먹었지만, 역시 여행의 첫번째 일정은 식사였습니다. 아침에 어머니가 쥐어 주신 든든한 현금을 믿고 점보 레스토랑에서 칠리크랩으로 더 없이 화려한 혼밥을 즐기고(http://mistyfriday.kr/2959) 마리나 베이로 향..
언젠가 꼭 담아보고 싶었던 서울의 움직임 하나,몇 번의 실패 끝에 오늘은 이 정도로 완성이다. 기껏해야 이십여분 남짓, 사진이야 카메라가 찍으니 나는 한참을 멀뚱멀뚱 서있을 뿐이지만그동안 파인더보다 넓게 볼 수 있었고 시각보다 다른 감각들에 충실할 수 있었다는 것에 만족한다. 찌를 던지고 기다리는 그 시간의 의미, 그것을 즐기는 행위.야경을 담는 건 낚시 같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워낙 짧기도 하지만 이 영상엔 배경음악이 없는 편이 더 나을 것 같다. @ 광화문 OLYMPUS E-M10 Mark I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