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쓴 편지
남들보다 늦었는데도 수줍은 꽃망울을 아직 터뜨리지 않는 봉오리가 주는 아마도 '설레임' 20110806 세미원
구름이 자욱해 더욱 아련했던 두물머리 고개 너머.
맞잡은 두 손보단 이어잡은 네 손이 훨씬 정겹고 아름다운 느낌. 20110806 두물머리
좋은 곳에서 좋은 이와 좋은 배경에서 좋은 일들 20110806 두물머리
20110806 두물머리
두물머리에서 강가에 있는 나무는 강을 바라보고 있는 게 아니라 강을 바라보는 나를 바라보고 있는 느낌이다. 같은 자리에서 어떤 얘기라도 들어줄 것 같은 기분, 하지만 그 수많은 사람들의 비밀을 속으로만 간직하고 지켜주는 듯한 모습 벤치와는 또 다른 느낌의 묵직함, 믿음직스러움.
붉은 페인트가 벽에서 흘러내리듯 가을 색이 서서히 물들어간다
양수리 두물머리에서 낡고 오래되서 이제 탈 수는 없지만 저렇게 멍하니 떠서 그림을 만들어주는 것 만으로 충분한 가을이 아니면 시선에 방해만 될 듯한 쓰러져가는 배 이제 곁에 갈 수도 없는데 남보다도 못한 사람인데도 유독 가을만 되면 생각마는 사람이 다들 한명쯤은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