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쓴 편지
어딘지 모르는 끝을 향해, 잡을 것 하나 없는 돌벽을 의지해 잎을 피워 상승하는 너를 보며 밟을 곳이 없다고, 옳은 길이 아닐까봐 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나를 또 한 번 반성하게 된다.
다산 정약용 선생의 묘 가는길 봄의 덩굴은 힘차게 뻗어 올라가는 손목의 힘줄을 가을의 덩굴은 떨어지기 전 마지막으로 힘겹게 버티며 하나하나 끊어지는 팔뚝의 근육을 느끼게 한다
메마른 이에게도 공평하게 내미는 계절의 손길 아마 세상에 모두 풀이 자랄 수 있는 흙뿐이라면 볼 수 없을 뻔한 그림 이래서 나처럼 메마른 사람도 필요하다고 우기면 너무 우스운 변명인가? 도심 속의 오지 노들섬에서 EOS-5D with EF24-70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