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쓴 편지
뭐가 그리 급했는지, 때이른 눈은 파도처럼 밀려와 아직 남은 가을 풍경들을 덮으려고 합니다. 쌓인 눈 아래엔 아직 가을이 남아있지만, 눈만 보고 우리는 ‘벌써 겨울’이라고 하죠. 어쩌면 우리는 겨울을 더 미워하고 싶었는지도 몰라요, 나태했던 나 때문이 아니라 정말 그냥 가을이 짧은 거였다고 말하고 싶어서.
아침 8시, 아직 목까지 시린 가을 아침바람 속에 언제부터 나와있었는지 모를 시간을 잊은 열정. 똑같은 일상 속에 나태해진 나를 보며 "내게는 저런 열정이 있을까" 열정을 쏟는 것도, 열정을 쏟을 일을 찾았다는 것도 너무나도 부럽고 행복한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