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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8
선유도, 서울
사람이 찾지 않은 한적한 유일의 선유도 공원,
스물 넷, 카메라를 사고 설레는 맘에 처음 찾았던 그곳을 다시 찾다.
두 사람이 어울리는 곳,
둘이 어울리는 곳,
그렇게 많은 '둘'의 약속이 가득한 곳.
늦었다 싶었던 여름 지각생을 반겨준 새하얀 연꽃,
활짝 핀 수줍음
그리고 구석에 있었던 외로움의 자국까지.
선유도의 여름을 채운 Green.
그리고 잠시,
여름 더위를 식혀줄 소나기가 한바탕 시원하게 내리고,
나무 아래에서 비를 피하며 등줄기에 흐르는 땀과 맘까지 씻어내는 오후의 rain time.
비를 머금은 선유도의 오후
비를 머금은 선유도의 오후
한여름 소나기가 한바탕 지나가면,
평범했던 돌계단, 나무손잡이, 자갈길과 꽃잎까지 한 겹 화려한 색을 입는다.
꽃잎에 맺힌 물방울이야 두 말 할 것도 없고,
녹색은 그 아름다움이 더욱 특별하다.
연꽃에 맺힌 빗방울은,
현대 도시의 공해마저 잊게 만들만큼 순수한 아름다움.
현대 도시의 공해마저 잊게 만들만큼 순수한 아름다움.
연잎에 동글동글 굴러가는 빗방울과
작은 꽃잎 하나하나 매달린 작은 빗구슬,
여름날 소나기는 훌륭한 화가의 이미지
비가 그치고 다시 시작된 산책,
아직 땅에 고인 물 위에 살포시 떠가는
성격 급한 빨간 잎새 하나.
성격 급한 빨간 잎새 하나.
지난 비로 많은 생명들이 더욱 활기를 찾는 듯한 느낌이 이 작은 공원에 가득
많은 '둘'들이 다녀갔을 저 벤치도,
오늘은 한없이 기다리기만 한다.
오늘은 한없이 기다리기만 한다.
떠나는 길을 배웅하는 화이트,
무심하게 바라보는 그레이와, 마지막 손을 내미는 그린.
저 새는 드나드는 수많은 사람들이 보이지 않나 봐,
사랑에 빠진 이 '둘'도 그렇고.
손을 뻗어 '둘'을 찾는 손길과
헤어짐을 아쉬워 하는 '그린'과 '빗구슬'
선유도에선 유독 보기 힘든 '옐로우'를 지나쳐
꼭 오년만에 찾은 선유도를 나오는 걸음
'잘 가, 담부턴 자주 오고.'
한바탕 비가 지나간 선유도는,
그동안 내 추억속에서와의 아련함보단
수줍음과 생동감이 가득한 곳이었다.
한바탕 비가 지나간 선유도는,
그동안 내 추억속에서와의 아련함보단
수줍음과 생동감이 가득한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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