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쉽게 보는 오페라, 모두 함께 즐기는 오페라 " 를 표방하는 OTM의 '세빌리아의 이발사'를 보고 왔습니다.
모든 대사와 노래를 한국어로 공연, 평소 '오페라는 어렵다'라는 이유로 머뭇거렸던 관객들과 장년층, 아이들까지 쉽게 볼 수 있는 점을 내세워
G.로시니의 대표곡이자 당대 이탈리아 오페라의 최고 걸작 중 하나로 꼽히는 세빌리아의 이발사(원어명 : Le Barbier de Séville)의 막을 올렸습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오페라 공연은 연극보다 대사의 비중이 낮아 효과적인 내용 전달과 극으로의 몰입이 어려워 그동안은 즐겨 관람하지 않았는데
'대중적인 오페라'라는 이름을 믿고 관람하게 되었네요.
시청역 3번출구 바로 앞에 있는 세실극장.
아담한 크기에 입구부터 옛날 극장 느낌이 물씬 나는 정겨운 풍경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작은 규모의 극장을 좋아해요.
배우들하고도 더 가깝고, 함께 보는 사람들과도 인사 한마디 하지 않더라도 좀 더 돈돈한 느낌이라 ^^
자고로 영화는 큰 스크린에서, 공연은 작은 극장에서!
휴일 저녁공연이라 사람이 꽤 많았습니다. 공연 30분 전에 갔는데도 극장 안이 북적북적 하더라구요.
공연 시작전에 잠깐 촬영한 무대의 모습입니다.
무대 크기도 기존의 연극 무대 수준으로, 자리만 좀 앞자리에 앉으시면
배우들과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생동감 넘치는 오페라를 감상하실 수 있겠어요
오래된 극장에서 볼 수 있었던 좌석.
어렸을 적 엄마 손 잡고 공연 보러 다니던 생각도 나고
덩치 커진 지금은 조금 좁긴 하지만, 큰 불편함은 없어요.
소극장 연극보다는 편하게 관람이 가능합니다.. ^^
어머님과 공연관람 온 꼬마 아가씨,
굉장히 재미있게 집중해서 관람하시더라구요.
마지막 무대인사에는 연신 '브라보-'를 외치며 박수세례를.. ㅎ
요즘 공연 시작 전의 필수 코스죠,
공연에 대한 간단한 안내와 함께
간단한 퀴즈/경품증정식.
짧은 소개와 인사 후에 뮤지컬 '세빌리아의 이발사'가 시작됩니다.
OTM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일이 생기면.. 세빌리아 홍반장 '휘가로'
이따금씩 창밖으로 모습을 보이는 로지나에게 반한 백작은 매일 밤 그녀의 창 앞에서 세레나데를 부르며 그녀의 사랑을 구합니다.
부하 휘오렐로를 시켜 마음을 전하려고도 하지만 로지나의 재산을 노리고 그녀와 결혼을 하려 하는 바르톨로의 방해로 그마저도 쉽지 않던 중
세빌리아에 이발관을 낸 이발사 휘가로를 우연히 만나 그에게 도움을 청하게 됩니다.
휘가로는 편지를 통해 둘의 마음을 전함과 동시에 뛰어난 계략으로 로지나와 백작을 이어주기 위한 작전을 세우고,
백작은 신분을 숨긴 채 취객과 음악 선생으로 변장해 그녀의 집에 들어가 둘이 함께할 마음을 확인합니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안 바르톨로는 신분을 속인 그가 로지나를 백작에게 넘기려 그녀를 이용하려 한다고 거짓말을 하게 되고,
그녀의 재산을 가로채기 위해 급히 공증인을 불러 결혼식을 준비합니다.
백작과 로지나의 사랑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작은 소극장에서 펼쳐지는 쉬운 오페라는,
흡사 연극을 관람하는 듯한 편안함과 이전에 봤던 대작 오페라와는 다른 무대와 배우에 대한 친근함을 느낄 수 있는 공연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이야기가 노래로 진행되며 대사는 접속사 정도의 역할만 하던 기존의 오페라 공연보다 훨씬 극 자체에 몰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고,
덕분에 다른 공연보다 주인공들의 삼각관계 스토리 그 자체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만족스러웠습니다.
부모님과 함께 온 아이들과 단체관람 온 학생들을 쉽게 볼 수 있었던 것도
기존의 따분한 오페라에 대한 생각을 바꿀 수 있을 정도로 '쉽고 착한 오페라' 였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실 오페라 공연을 보기 전에는 늘 미리 대략적인 극의 줄거리를 보고 가야 계속되는 노래 때문에 집중할 수 없는 극의 내용을 이해하기가 좀 수월했는데
이번 '세빌리아의 이발사'의 경우에는 딱히 사전 정보 없이도 내용을 이해하는 데 전혀 무리가 없었습니다.
특히나 기억에 남던 것은 주인공 휘가로 역할을 맡은 배우분의 극장을 가득 메우는 성량과 카리스마,
그리고 휘오렐로의 익살스런 표정연기, 바르톨로의 탐욕스러운 듯 순수한 매력 등이었습니다.
많은 노력을 느낄 수 있는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였고, 앞으로 공연이 될수록 좀 더 안정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백작 역을 맡은 배우분은 백작 이미지에 맞게 귀공자 스타일에 노래도 잘하셨는데, 좀 더 자신있게 소리치셨으면 하는 작은 아쉬움이 있었네요.
아무래도 휘가로의 성량이 워낙 인상적이었나 봅니다.
공연시간은 약 두시간,
뭐 굳이 보지 않아도 모두가 예상하시듯 해피 엔딩으로 끝이 났구요.
배우들의 무대인사 후에 휘가로 역의 주인공 배우분의 마지막 인삿말이 극에 푹 빠져있던 관객들,
특히나 꼬마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이날은 학생들의 단체관람이 있었는지,
공연 후 배우들과 다같이 기념촬영을 하더군요. ^^
학생들에게 여러 문화적인 경험의 기회가 될 수 있는 겨울방학 시즌과
추위에 딱히 밖에서 놀 것도 없는 연인들의 데이트, 그리고 늘 똑같은 주말 가족 나들이에
세대 상관없이 모두가 함께 즐거워하고 공감하며 이탈리아 명작 오페라를 쉽게 감상할 수 있는 세빌리아의 이발사는
이번 겨울 시즌에 충분히 추천할만 한 '쉽고 착한 오페라'라고 생각합니다.
가까운 세실극장으로 주말 데이트 계획 세워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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